샤크: 더 비기닝 영화

티빙 오리지널 영화 '샤크: 더 비기닝'은 처음 공개되었을 때부터 존재는 알고 있었지만, 당시에는 여러 이유로 시청할 기회를 갖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이 작품이 드라마 시리즈로 제작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다시금 주목받게 되었고, 때마침 티빙 메인 화면에도 추천 콘텐츠로 등장하여 마침내 감상하게 되었습니다. 이 영화는 카카오웹툰에서 인기리에 연재 중인 동명의 웹툰 '샤크'를 원작으로 하고 있어, 원작 팬들의 기대감 또한 높았던 작품입니다.

영화는 배우 위하준이 연기하는 격투기 챔피언 '정도현'의 강렬한 오프닝으로 시작합니다. 늦은 밤, 가족들과 정겨운 통화를 나누며 집으로 향하는 그의 모습은 평범한 가장의 모습이지만, 집에 도착한 그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끔찍한 비극이었습니다. 아마도 그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준비된 듯한 파티 용품 사이로, 싸늘하게 식어버린 가족들의 시신이 널브러져 있었고, 집안을 털던 강도들의 소행임이 밝혀집니다. 참을 수 없는 분노에 휩싸인 정도현은 순간적으로 이성을 잃고 현장에서 강도들을 제압해 살해하고 맙니다. 세계 챔피언이었던 그에게 평범한 강도들은 상대가 되지 못했고, 이 사건은 정당방위의 여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를 결국 교도소로 이끌게 됩니다.

시간이 흘러, 영화의 시점은 배우 김민석이 연기하는 고등학생 '차우솔'에게로 옮겨갑니다. 우솔은 학교 폭력의 피해자로, 같은 반의 일진인 '배석찬'(정원창 분)에게 끊임없이 괴롭힘을 당하는 나약한 소년입니다. 어느 날, 배석찬은 도를 넘는 조롱과 함께 자신의 눈을 볼펜으로 찔러보라는 위험한 객기를 부립니다. 차우솔이 자신을 찌르지 못할 것이라는 확신에서 나온 행동이었지만, 극한의 모멸감을 느낀 차우솔은 결국 배석찬의 눈을 찌르는 충동적인 행동을 저지르고 맙니다. 이 사건으로 인해 차우솔 역시 소년 교도소에 수감되는 신세가 됩니다.

그렇게 차우솔과 정도현은 같은 교도소에서 만나게 됩니다. 정도현은 전직 챔피언이라는 배경과 정당방위 참작 가능성 덕분에 교도소 내에서도 어느 정도 특별한 대우를 받지만, 평범하고 소심했던 차우솔은 이곳에서도 여전히 '찬밥' 신세입니다. 끊임없는 위협과 폭력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치던 차우솔은, 우연히 정도현이 압도적인 실력으로 다른 수감자들을 제압하는 모습을 목격하게 됩니다. 

그 모습에서 깊은 인상을 받은 차우솔은 무작정 정도현을 찾아가 자신을 제자로 받아달라고, 살아남기 위한 싸움 기술을 가르쳐 달라고 간청합니다. 처음에는 냉담했던 정도현이지만, 차우솔이 위험에 처했을 때 자신도 모르게 도와주게 되고, 그의 절박함과 숨겨진 가능성을 보며 결국 그를 제자로 받아들이기로 결심합니다.
 

이후의 전개는 마치 과거 무협 영화에서 부모의 원수를 갚기 위해 절세 고수를 만나 무예를 연마하고 복수에 나서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연상시킵니다. 차우솔은 정도현의 혹독한 가르침 아래 잠재되어 있던 투지와 재능을 폭발시키며 점차 강력한 파이터로 성장해 나갑니다. 그는 교도소 내의 질서를 바로잡아 나가며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하고, 더 이상 과거의 나약한 소년이 아님을 증명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극중 고등학생 역할을 맡은 김민석 배우를 포함하여 위하준, 정원창 배우 모두 실제로는 30대라는 사실입니다. 특히 김민석 배우는 위하준 배우보다 나이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놀라운 동안 외모로 고등학생 역할을 자연스럽게 소화해냈습니다. 또한, 빠른 년생인 김민석 배우 덕분에 정원창 배우는 그보다 한 살 더 많은 셈이 됩니다. 이러한 캐스팅 비화는 영화 외적인 재미를 더합니다.

한편, 자신의 잘못은 전혀 인지하지 못한 채 눈을 다친 것에 대한 복수심에 불타는 배석찬은 출소 후 차우솔을 찾아 끊임없이 위협합니다. 영화의 클라이맥스는 교도소에서 모든 시련을 극복하고 출소한 차우솔이 마침내 배석찬과 1대 1로 맞서는 장면으로 치닫습니다.

원작 웹툰에서는 차우솔이 이후 프로 격투기 선수로 성장하는 등 더욱 방대하고 깊이 있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영화는 제한된 시간 안에 많은 이야기를 압축적으로 담아내려 노력했지만, 아무래도 원작의 긴 호흡과 세밀한 감정선을 모두 담아내기에는 한계가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곧 공개될 드라마 시리즈가 원작의 매력을 어떻게 살려낼지, 영화에서 미처 다루지 못한 이야기들을 얼마나 풍성하게 펼쳐낼지 더욱 기대가 됩니다. 드라마가 공개된다면 꼭 챙겨보며 영화와 비교해 보는 재미도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