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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룩한 밤 : 데몬 헌터스 마동석이 나오는 액션 오컬트 조합

이제 대한민국 영화계에서 '마동석'이라는 이름은 하나의 장르이자 브랜드로 자리 잡았습니다. <범죄도시> 시리즈를 필두로 그가 구축해 온 이미지는 명확합니다. 압도적인 피지컬에서 뿜어져 나오는 핵주먹 액션, 그리고 무심한 듯 툭 던지는 유머는 관객들에게 통쾌함과 재미를 동시에 선사하며 '마동석 유니버스'라는 말까지 만들어냈습니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오컬트 호러라는, 다소 의외의 장르인 <거룩한 밤: 데몬헌터스>로 돌아왔습니다. 그의 필모그래피를 고려할 때 이는 상당히 파격적인 시도이며,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합니다.
일반적으로 오컬트 장르는 초자연적인 현상, 악마와의 사투, 구마 의식 등을 다루며 심리적 공포와 서스펜스를 극대화하는 데 집중합니다. 악령에 빙의된 인물의 기괴한 행동, 섬뜩한 분위기 조성, 믿음과 과학 사이의 갈등 등이 주요 요소로 작용하며, 물리적인 액션보다는 정신적, 영적인 대결 구도가 주를 이룹니다. <엑소시스트>, <컨저링> 등 대표적인 오컬트 영화들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주인공은 주로 신부나 심령술사처럼 영적인 능력을 통해 악과 맞서는 존재로 그려집니다.
하지만 <거룩한 밤: 데몬헌터스>는 여기에 '마동석표 액션'이라는 변수를 과감하게 투입합니다. 마동석이 연기하는 '바우'는 악마를 상대로 주문을 외우거나 성물을 사용하는 대신,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강력한 맨몸 액션으로 맞섭니다. 이는 '마동석이라면 악마 정도는 때려잡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어딘가 B급 감성이 느껴지는 상상을 현실로 구현한 듯 보입니다.

이러한 설정은 기존 오컬트 장르의 팬들에게는 신선함과 동시에 이질감을 줄 수 있습니다. 과연 악마라는 초월적 존재를 물리적인 힘으로 제압한다는 설정이 장르의 공포감을 해치지 않고 설득력 있게 그려질 수 있을지, 아니면 액션과 호러가 어색하게 충돌하며 어느 쪽의 매력도 살리지 못할지가 영화의 성패를 가르는 중요한 지점이 될 것입니다.


영화는 각기 다른 능력과 사연을 가진 인물들이 팀을 이루어 악마에 맞서는 구도를 취합니다.

바우 (마동석 분): 어두운 과거를 지닌 인물로, 평소에는 평범해 보이지만 내면에 강력한 힘을 숨기고 있으며, 이를 이용해 악마를 물리적으로 제압하는 해결사 역할을 담당합니다. 단순한 액션 캐릭터를 넘어, 그 역시 어떤 존재에게 잠식되었거나 특별한 능력을 지닌 듯한 복선이 깔려 있어 궁금증을 자아냅니다.

샤론 (서현 분): 소녀시대 멤버에서 연기자로 성공적으로 변신한 서현은 구마 의식을 행하는 미스터리한 인물 '샤론' 역을 맡았습니다. 외교관을 꿈꿨던 과거와 달리, <사생활>, <징크스의 연인> 등 평범하지 않은 캐릭터를 주로 연기해 온 그녀는 이번 작품에서도 악마와 교감하는 듯한 신비로운 분위기를 풍기며 극의 오컬트적인 색채를 강화합니다.

김군 (이다윗 분): 바우와 샤론의 조력자이자 팀의 분위기 메이커. 주로 현장을 촬영하고 정보를 수집하는 등 보조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관객들에게 상황을 전달하는 매개체 역할도 겸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정원 (경수진 분): 악마에 빙의된 동생 '은서'를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정신과 의사입니다. 과학적이고 이성적인 방법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자, 결국 초자연적인 힘을 빌리기 위해 바우 일행을 찾아 나서며 이야기의 시작을 알립니다.

은서 (정지소 분): <기생충>, <방법> 등에서 강렬한 연기를 선보였던 정지소가 악마에게 빙의된 소녀 '은서' 역을 맡아 오컬트 장르 특유의 섬뜩하고 기괴한 연기를 소화합니다. 하지만 이미 연기력이 검증된 배우이기에, 오히려 신인 배우가 맡았다면 더 신선한 충격을 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습니다. 다만, 영화 촬영 시점이 2021년이었음을 감안해야 할 것입니다.

영화의 기본적인 줄거리는 비교적 단순하고 예측 가능한 편입니다. 악마에 빙의된 소녀, 절박한 가족, 그리고 특별한 능력을 지닌 퇴마사 팀의 등장은 오컬트 장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설정입니다. 정원의 의뢰를 받은 바우, 샤론, 김군이 은서를 구하기 위해 악마와 대결을 펼치는 과정이 주된 내용이며, 이 과정에서 오컬트 영화의 클리셰적인 장면들이 다수 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관건은 이 익숙한 재료들을 '마동석표 액션'이라는 새로운 소스와 어떻게 버무려 차별화된 재미를 선사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다행히 마동석의 존재감 덕분인지, 예고편이나 공개된 정보만으로는 극강의 공포보다는 액션 활극에 가까운 느낌을 줍니다. 92분이라는 비교적 짧은 러닝타임은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군더더기 없이 빠르게 전개되어 지루할 틈을 주지 않으면서도, 필요한 액션과 오컬트적 긴장감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면 관객들에게 높은 만족감을 선사할 것입니다.
최근 <범죄도시> 시리즈처럼 프랜차이즈화를 염두에 둔 듯, 영화는 여러 가지 '떡밥'을 남기며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언급만 되고 실체는 드러나지 않은 최종 빌런 '요셉'의 존재나, 바우와 샤론의 숨겨진 과거 등 해결되지 않은 의문점들은 후속편에 대한 기대감을 심어주기 위한 장치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짧은 러닝타임 안에 모든 이야기를 담기보다는, 핵심적인 사건에 집중하고 세계관 확장의 여지를 남겨두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거룩한 밤: 데몬헌터스>는 마동석이라는 배우의 익숙한 매력과 오컬트 호러라는 신선한 장르의 조합을 통해 관객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선사하려는 야심찬 시도입니다. 2021년 촬영 완료 후 4년 만에 개봉하는 만큼, 그 기다림이 헛되지 않도록 완성도 높은 오락 영화로 관객들을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과연 마동석의 주먹은 악마에게도 통할 것인지, 그리고 오컬트와 액션의 이색적인 만남이 어떤 시너지를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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