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케구루이 베팅 넷플릭스 일본 드라마

일본 드라마 팬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이름, 카케구루이(賭ケグルイ). 이 작품은 일본에서 무려 시즌 3까지 제작될 만큼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원작은 2014년부터 연재되고 있는 동명의 만화로, 한국이 웹툰이나 웹소설이 드라마의 원천이라면, 일본은 역시 ‘망가(만화)’가 기반입니다.

일본 특유의 장르적 색채와 스타일을 바탕으로 카케구루이는 “도박”이라는 소재에 하이틴 학원물을 접목시켜 이색적인 세계관을 보여줍니다.

일본 만화계에서는 도박물 장르가 은근히 강세입니다. 단순한 게임을 넘어서는 복잡한 설정, 그리고 벗어날 수 없는 구조가 특징인데요. 카드 게임이나 승부를 이용해 계급을 나누는 구조는 일본 창작물에서 자주 등장합니다. 그래서였을까요? 오징어게임이 한국에서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을 때, 일본에서는 익숙한 설정이라며 다소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현재 카케구루이 시리즈는 한국 넷플릭스에서는 애니메이션으로만 감상할 수 있습니다. 드라마판은 국내에서는 아직 정식 서비스되지 않고 있는 점이 아쉽습니다. 하지만 원작 만화는 무려 400만 부 이상 판매되었고, 애니메이션도 큰 인기를 끌며 드라마화와 영화화까지 이어졌습니다. 흥행 요소를 갖춘 원작이기에 실사화는 당연한 수순이었던 셈이죠.

드라마 버전 역시 인기를 끌면서 극장판 영화도 두 편이나 제작되었습니다. 특히 주인공 ‘쟈바미 유메코’ 역을 맡은 배우는 바로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로 잘 알려진 하마베 미나미. 최근에는 《사일런트 러브》에서 주연을 맡기도 했죠. 카케구루이 드라마는 시즌 종료 이후 스핀오프 시리즈로도 제작되었으며, 바로 그 작품이 ‘카케구루이 베팅’입니다.

이번 스핀오프 ‘베팅’에서는 유메코가 미국에 위치한 ‘세인트 도미닉 고등학교’로 전학을 가며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이 학교는 일반적인 수업이나 교과 과정이 존재하지 않는 독특한 곳으로, 모든 규칙과 서열이 게임, 즉 도박을 통해 결정됩니다. 돈은 곧 권력이며, 학생의 부모 재력에 따라 게임의 유불리가 결정되는 구조입니다.

이긴 학생은 상위 10위 안에 들어 ‘지배계층’이 되고, 패자는 ‘노예’가 되어 모든 명령을 수행해야 합니다. 게임에서 진 학생들은 거액의 빚을 지게 되며, 돈이 없는 학생은 이를 갚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노예 생활을 하게 됩니다. 이렇게 강한 계급 시스템은 작품의 갈등과 긴장감을 극대화시키죠.

하지만 유메코는 이 세계에 단순히 전학 온 게 아닙니다. 모종의 복수를 위해 이곳에 왔으며, 그 목적을 위해 하나씩 승부를 거듭해 나갑니다. 학생들은 처음엔 그녀를 우습게보지만, 유메코는 어릴 적부터 도박에 천부적인 감각을 지닌 인물입니다. 카드뿐 아니라 심리전에도 강하며, 상대의 심장 박동을 이용한 게임에서도 상대를 압도합니다.

상대를 방심시킨 뒤 예기치 않은 영상 하나로 승리를 가져오는 등, 예측 불가능한 전개는 시청자에게 쾌감을 줍니다. 물론 연출이나 연기는 다소 과장되고 만화적이어서 현실성과는 거리가 멉니다. 하이틴 특유의 유치함이나 과잉된 연기가 거슬릴 수 있지만, 이러한 점을 감안하고 본다면 독특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