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쌈리의 뼈 추리 소설

어느 지역이나 역 근처에는 집장촌이 있었다. 지금은 대부분 사라졌지만 여전히 남아 있는 곳이 있다. 그 중에 하나가 쌈리다. 쌈리는 평택에 있는 집창촌으로 마지막 집창촌이라고 한다. 아마도 대규모 지역으로는 그렇다는 이야기 아닐까한다. 워낙 유명한 곳이 미아리나 용산, 영등포 등 상당히 곳곳에 있었다. 사실 쌈리가 그런 곳이라는 건 이 책 <쌈리의 뼈>를 읽고 알았다. 여전히 이 부분에 대해서는 설왕설래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네덜란드처럼 합법화 되어 있는 곳도 있다. 음지에 있는 것보다는 차라리 양지로 합법화 하는 것이 낫지 않냐는 말도 한다. 이 책은 사실 쌈리가 배경일 뿐 그에 대해서는 자세히 나오지는 않는다. 그보다는 오히려 치매에 대해서 더 자세히 나온다. 치매를 이제 몇몇 사람에게 생기는 질병이 아니다. 주변에도 치매에 걸렸다는 이야기가 많다. 치매는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지 않는 질병이다. 치매에 걸린 사람보다 간병하는 사람이 더 힘들다. 본인이 그걸 모른다.


다른 질병은 내가 병에 걸렸다는 걸 인지한다. 치매에 걸린 사람은 그걸 인지할 때가 있지만 그렇지 않다. 그러니 간병하는 사람은 케어하는 게 힘들다. 치매도 꽤 다양해서 여러 종류가 있다. 어떤 치매라도 자신이 자신이 아닌 삶을 살아간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이 책에서 치매와 관련되어 중요한 부분이 있는 것도 아니다. 책은 장르 소설이다. 장르 소설 중에서 추리를 바탕으로 한 심리 스릴러 소설이다. 작가와 개인적인 친분이 있어 고맙게도 늘 책을 보내준다.


전업(?) 작가 답게 상당히 많은 책을 쓴다. 덕분에 다양한 소설을 읽었다. 여러 작가와 함께 쓴 단편 소설덕분에 다른 소설가가 쓴 것도 읽었다. 이번에는 장편 소설이었다. 작가를 알게 된 게 장편 소설 <붉은 소파>였다. 그 이후로 여러 분야 책을 쓴 걸 읽긴 했는데 역시나 제일 내 취향에 맞는 건 장르소설이다. 이번 <쌈리의 배>는 그 중에서 좀 더 감정이입을 하며 읽었다. 감정이입을 했다는 건 읽다가 살짝 짜증도 나면서 주인공이 왜 이러는지 답답하기도 했다.

그동안 추리나 스릴러 장르일 때는 형사가 직접적으로 나왔다. 명확히 이 책은 범임을 잡는 형식이라 생각했다. 누가 범인인지 추리하면서 읽기도 한다. 그럴 때는 직접적으로 작가와 독자와 싸움이다. 작가는 끝까지 범인을 숨기려 노력하고 독자는 범인이 누군지 찾아내려 한다. <쌈리의 뼈>는 그렇지 않다. 중요한 인물은 대학을 다니던 딸이다. 엄마는 아주 유명한 소설가였다. 120만 권이나 팔린 책을 펴낸 베스트셀러 작가였다. 그 덕분에 먹고 사는 건 해결되었다.


문제는 엄마가 치매에 걸렸다. 소설을 쓰던 중 치매에 걸렸다. 엄마가 책을 쓸 때 딸이 늘 도와줬다. 치매에 걸리자 딸이 소설을 마무리 해주길 원한다. 소설 내용이 쌈리가 소재다. 그곳에서 해골이 발견된다. 이게 소설과 연결이 있는 게 아닐까하는 의심을 한다. 그러면서 점차적으로 소설을 쓰면서 주변 사람들을 만난다. 주변 사람들을 만나면서 쌈리와 연결되어 있다. 읽다보면 주인공이 딸이다보니 딸 입장에서 내용이 진행된다. 딸이 생각하는 게 나온다.


내가 너무 집중해서 읽었는지 딸이 생각하는 게 좀 터무니 없게 느껴졌다. 왜 저렇게 생각하는지 살짝 이해도 안 되었다. 너무 한쪽으로만 치우쳐서 생각하니 그릇된 생각을 하는게 아닐까했다. 저렇게 극단적으로 엄마에 대해서 생각하는 건 좀 과한게 아닐까. 딸이 소설을 이어쓰면서 소설 주인공과 자신을 일치해서 생각한다. 그런 점이 읽다보니 답답하게 느껴졌다. 소설은 소설일뿐인데 저렇게까지 감정이입을 하며 소설 속 주인공을 자신에게 이입하는가하는 생각이었다.


소설을 읽다보니 내가 처음부터 범인을 찾을 생각을 하질 않았다. 기본적으로 범인이 있다는 생각 자체를 하질 않았다. 그렇게 볼 때 작가가 탄탄하게 구조를 잘 짠게 아닐까한다. 끊임없이 새로운 인물이 등장하며 엄마의 치매와 소설 완성에만 집중하게 만들었다. 다른 걸 생각하지 못하게 계속 딸이 쓰고 있는 소설에 집중하게 만든다. 거기에 집중하다보니 마지막에 가서야 어~~ 하게 되었다. 소설 자체로 탄탄한 구조로 내용이 전개된다는 뜻이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증정 받아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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