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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지적상반장 중국 청년 드라마

중국 드라마 <기지적상반장 (机智的上半场)>은 네 명의 여대생들이 기숙사에서 함께 생활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캠퍼스물입니다. 넷플릭스를 비롯한 여러 플랫폼에서 심심찮게 눈에 띄었던 작품인데, 마침 영화 <난홍 (悲伤逆流成河)>에서 인상 깊게 보았던 배우 **장약남 (张若楠)**이 출연한다는 사실을 알고 뒤늦게 시청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그녀가 이번 드라마에서 연기하는 '황푸수민'이라는 캐릭터는, 제가 이전에 보았던 <나야유금전 (大约是爱)> 속 모습과는 또 다른, 좀 더 발랄하고 현실적인 대학생의 느낌을 주더군요.
이 드라마의 실질적인 중심인물은 배우 **심월 (沈月)**이 연기하는 '샤랑랑'입니다. 사실 심월은 한국에서도 드라마 <치아문단순적소미호 (致我们单纯的小美好)>와 <유성화원 (流星花园)>으로 이미 높은 인지도를 쌓은 배우죠. 저 역시 그녀의 작품들을 언젠가 봐야겠다고 생각만 하고 미루고 있었는데, 이번 기회에 드디어 만나보게 되었습니다.
샤랑랑은 갓 대학에 입학하여 설렘과 기대를 안고 기숙사로 향하는 평범한 신입생의 모습으로 극의 문을 엽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앞으로 4년간 함께 방을 쓰게 될 룸메이트들을 만나게 되죠. 앞서 언급한 장약남이 연기하는 황푸수민은 비중으로 따지자면 세 번째 정도 되는 캐릭터입니다.
가장 먼저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또 다른 인물은 배우 **미미 (薇薇)**가 연기하는 '판샤오위'입니다. 다소 서구적인 외모가 인상적이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미국 국적을 가진 배우더군요. 그래서인지 중국 내에서의 작품 활동이 그리 많지는 않은 편입니다. 극중 판샤오위는 부유한 집안의 딸이지만, 부모님의 이혼 과정에서 아버지에게 배신감을 느끼고 경제적 지원이 끊기면서 예상치 못한 어려움을 겪게 되는 인물입니다. 초기 에피소드는 이 판샤오위와 샤랑랑 사이의 팽팽한 신경전이 주를 이룹니다. 서로 원하는 기숙사 침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보이지 않는 기 싸움을 벌이는 모습은 현실 대학 기숙사의 축소판 같아 웃음을 자아내기도 합니다.
마지막 멤버는 배우 **장흠이 (张歆怡)**가 연기하는 '양자친'입니다. 같은 신입생임에도 불구하고 유난히 성숙하고 어른스러운 분위기를 풍겨, 어느새부턴가 다른 룸메이트들이 자연스럽게 '언니'라고 부르게 되는 인물이죠.
마지막 멤버는 배우 **장흠이 (张歆怡)**가 연기하는 '양자친'입니다. 같은 신입생임에도 불구하고 유난히 성숙하고 어른스러운 분위기를 풍겨, 어느새부턴가 다른 룸메이트들이 자연스럽게 '언니'라고 부르게 되는 인물이죠
물론, 청춘 드라마의 단골 소재인 로맨스도 빠지지 않습니다. 네 명의 여주인공들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남성 캐릭터들과 얽히며 설레는 감정을 키워나가고, 때로는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네 명이 힘을 합쳐 위기를 헤쳐나가는 에피소드를 통해 우정을 더욱 돈독히 다져갑니다. 함께 기숙사에서 부대끼며 살아가면서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어가는 과정은, 굳이 표현하자면 다소 예측 가능하고 '뻔하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만큼 보편적인 공감대를 형성하는 힘이 있습니다.
드라마는 총 24부작으로, 일반적인 중국 드라마의 평균적인 길이를 가지고 있습니다. 각 회차는 45분 내외로 부담 없이 시청하기에 적당하며, 2021년에 공개된 작품이니 벌써 꽤 시간이 흘렀네요. 드라마의 주요 배경이 되는 곳은 중국의 대도시 중 하나인 충칭(重庆)으로, 활기찬 도시의 풍경을 엿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정보를 찾아보니 황푸수민 역의 장약남이 이 작품으로 그 해 신인 배우 관련 상을 수상했다는 사실입니다. 현재 5회까지 시청한 바로는, 솔직히 말해 '엄청나게 재미있다!'고 표현하기에는 아직 조금 망설여집니다. 스토리 전개나 사건들이 아주 흥미진진하게 휘몰아치는 스타일은 아니기 때문이죠. 하지만 초반의 도도하고 철없던 부잣집 딸 판샤오위가 현실의 벽에 부딪히며 점차 변화해가는 모습이나, 기존의 연인과 헤어지고 새로운 인연을 만나게 되는 황푸수민의 이야기 등은 충분히 주목할 만합니다. 더불어 중국 역시 미국처럼 9월에 새 학기가 시작된다는 소소한 문화적 차이를 발견하는 재미도 있고요.
결론적으로 <기지적상반장>은 큰 기대 없이 가볍게 즐기기에 괜찮은 드라마라고 생각됩니다. 네 여대생의 풋풋한 우정과 성장, 그리고 소소한 로맨스를 편안하게 따라가고 싶은 시청자라면 한번쯤 시도해볼 만한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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