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추어 새로운 첩보물 가능성이 보임

아마추어는 새로운 본 아이덴티티의 탄생을 알리는 영화로 볼 수 있습니다. 제목 그대로 ‘아마추어’는 어떤 영역에서 프로가 아닌 사람을 의미합니다.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는 보통 돈을 받고 일을 하느냐로 구분되는데, 이 영화에서는 뭔가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의 의미로 사용됩니다.

라미 말렉이 연기한 찰리 헬러는 CIA에서 데이터 암호 전문가로 일하는 인물입니다. 영화의 첫 장면은 그가 집에서 실제 비행기 조립 부품을 구성하는 모습으로 시작됩니다. 그의 아내 사라(레이첼 브로스나한)는 영국으로 출장을 떠나고, 찰리는 CIA 내 개별 방에서 업무를 수행하며 꽤 높은 위치에 있는 듯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다음 날, 런던에서 아내가 테러리스트에게 인질로 잡혀 살해당했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듣게 됩니다. 그는 테러리스트를 잡아달라고 요청하지만, 조직은 냉담한 반응을 보입니다. 그러던 중, 부국장이 조직 내에서 은밀히 개인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찰리는 이를 근거로 협박하며 도움을 요구합니다.

알고 보니 부국장과 테러리스트 간에는 뒷거래가 있었고, 이것이 조직이 미온적으로 대처했던 이유였습니다. 이에 찰리는 직접 데이터를 조사하고 분석하여 아내를 죽인 네 명의 테러리스트를 밝혀냅니다. 그는 이들을 찾아 복수하겠다는 결심 아래 훈련을 요청합니다.

현장 요원 핸더슨(로렌스 피시번)은 그를 도와주며 총기를 건네지만, 찰리가 사람에게 총을 쏠 수 없다고 단언합니다. 찰리는 자신이 할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결국 방아쇠를 당기지 못하는 자신을 깨닫습니다. 그는 전형적인 공돌이답게 어지간한 것들은 직접 조립하고 제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CIA 암호 체계의 50%를 설계한 천재적인 면모도 지니고 있습니다.

이 두 가지 능력을 활용해 그는 아내를 죽인 테러리스트들을 한 명씩 찾아 나섭니다. 하지만 현장 경험이 전무한 그는 초반에 어설프고 실수를 반복합니다. 운 좋게 첫 번째 인물을 제거했지만, 총기를 들고도 끝내 사용하지 못합니다.

핸더슨에게 현장 경험을 배우는 과정에서 찰리는 폭탄 제조에는 능숙함을 보입니다. 이는 평소 경험 덕분인데, 관련된 책을 참고하며 작업하는 모습도 보여줍니다. 그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도구를 제작하고 이를 활용해 복수를 진행합니다. 이런 점에서 이 영화는 기존 첩보물과 차별화된 매력을 선보입니다.

찰리는 컴퓨터와 암호 해독에 익숙한 인물이기에 격투 액션은 거의 하지 않습니다. 대신 머리를 써서 상대방을 제압하는 방식을 택합니다. 다만 영화 속에서 실시간 페이크 영상을 제작하거나 노트북으로 고성능 작업을 수행하는 장면은 현실감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깁니다.

영화를 보면서 본 아이덴티티가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주인공은 첩보원은 아니지만 자신만의 방식으로 적들을 제거하는 모습이 유사하게 느껴졌습니다. 데이터와 기술이 중요한 현대 시대에 걸맞은 첩보물이라는 점에서 시리즈화 가능성도 충분히 있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