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러맨 뮤지컬 영화인 로비 윌리엄스 전기 영화

베러맨은 처음엔 뻔한 영화일 거라 생각했지만, 마지막에는 깊은 감동을 주는 작품이었습니다. 예고편만 봤을 때는 판타지 영화로, 상상의 원숭이가 슈퍼스타가 되는 이야기로 예상했죠. 하지만 영화를 보며 그것이 전혀 아니란 걸 알게 되었습니다. 이 영화는 영국의 국민 가수 로비 윌리엄스를 원숭이로 묘사하며 독특하게 전개됩니다.

어릴 적부터 유명인이 되고 싶었던 열정에 사로잡힌 로버트는 오디션에 합격하며 '로비'라는 애칭을 얻게 됩니다. 영화에서 그를 원숭이로 설정한 이유는 연예인이라는 직업의 특성과 대중의 시선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합니다. 이 설정이 너무 자연스러워 놀라웠습니다. 실제로 로비 자신은 자신이 진화가 덜 된 느낌이라며, 원숭이로 묘사된 것을 받아들였다고 합니다.

가수의 전기 영화는 이미 많이 나왔지만, 대부분 정형화된 패턴을 따릅니다. 예를 들어, 절정의 시기를 맞으며 약물 중독과 인간관계의 단절을 겪는 이야기가 많죠. <보헤미안 랩소디> 같은 작품이 대표적입니다. 그러나 베러맨은 기존 틀을 넘어, 자아 분열을 극복하고 주변 사람들과 관계를 회복하는 과정을 담아내 차별화되었습니다.

제가 본 다른 가수 전기 영화들은 대부분 이미 사망한 인물을 다뤘습니다. 하지만 로비 윌리엄스는 아직 현역 가수이고, 현재 51세입니다. 그는 비틀즈 이후 가장 많은 13개의 넘버원 앨범을 소유한 영국의 전설적인 가수입니다. 이는 엘비스 프레슬리와 동등한 기록으로 평가됩니다.

그는 보이 밴드 테이크 댓의 막내로 데뷔했지만, 한국에서는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습니다. 영화에서 그의 엄청난 인기를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특히 외국 전기 영화들은 매우 솔직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갑니다. 당사자가 살아있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것을 가감 없이 드러냅니다. 반면 한국 영화들은 미화하거나 의도적으로 삭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러한 차이는 문화와 가치관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입니다.

서양에서는 가수가 되면 자아 분열과 같은 심리적 갈등을 겪는 모습이 자주 그려집니다. 베러맨에서도 로비가 자신의 자아와 싸우는 장면이 웸블리 콘서트에서 묘사되며, 이는 자아 분열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이후 그는 스스로 약물 치료를 받으며 재기를 다짐합니다.

영화에서 니콜이라는 여가수와의 이야기도 흥미롭습니다. 두 사람은 동거까지 했지만, 니콜은 나중에 오아시스의 리암과 결혼하게 됩니다. 로비와 니콜 사이에 임신까지 있었으나, 니콜은 활동을 위해 수술을 받았다는 설정도 등장합니다.

또한, 로비의 할머니가 그의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지도 강조됩니다. 부모보다 더 큰 존재로 묘사되며, 특히 아버지가 어릴 적 집을 떠났음에도 성공 후에도 돈이나 명예를 탐하지 않고 그저 아들을 응원하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이는 엘비스 프레슬리의 아버지와는 대조적인 모습입니다.

마지막 장면에서는 로비가 아버지와 함께 프랭크 시나트라의 '마이 웨이'를 부르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는 어린 시절 아버지와 함께 부르며 꿈을 키웠던 곡으로,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줍니다. 또한 테이크 댓 멤버들과 다시 친해지는 과정도 담겨 있어 뭉클함을 더합니다.

영화 속 OST 역시 훌륭했고, 기대 이상으로 감동적이고 잘 만들어진 작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