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귀궁 SBS금토 드라마

SBS가 야심 차게 선보이는 새 금토 드라마 '귀궁'이 드디어 베일을 벗었습니다. 당초 월화 드라마 편성을 고려했으나, 시청자들의 주말 저녁을 책임질 금토 드라마로 최종 확정되면서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그동안 현대극 위주로 편성되었던 SBS 금토 드라마 라인업에 오랜만에 등장하는 사극이라는 점만으로도 신선함을 안겨주는데요, 단순한 정통 사극이 아닌 판타지적 요소가 가미된 '퓨전 사극'이라는 점이 흥미를 더합니다.
최근 사극 트렌드를 살펴보면, 특정 역사적 시대를 고증하기보다는 과거라는 시대적 배경 설정만 빌려와 현대적인 감각과 판타지적인 상상력을 자유롭게 펼쳐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귀궁' 역시 이러한 흐름을 따라, 역사적 사실에 얽매이지 않고 귀신과 이무기라는 초월적 존재를 등장시켜 극의 몰입도를 높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제목 '귀궁(鬼宮)'에서 알 수 있듯, 이야기는 '귀신 들린 궁궐'을 배경으로 펼쳐집니다. 화려하지만 비밀스럽고 폐쇄적인 공간인 궁궐이야말로 원혼과 악귀들이 숨어들기 좋은 장소라는 설정은 시작부터 오싹한 긴장감을 선사합니다.
극의 중심에는 김지연 배우가 연기하는 '여리'가 있습니다. 여리는 본래 남다른 신기(神氣)를 지녀 장래가 촉망받는 무당이 될 운명이었죠. 그 강력한 영적 에너지는 많은 이들의 기대를 모았지만, 동시에 비극의 씨앗이 되기도 했습니다. 용이 되려는 강렬한 욕망을 품은 이무기 '강철'이 바로 여리의 특별한 기운을 감지하고 그녀의 몸을 차지하려 들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여리가 지닌 신비한 '경귀석'이라는 물건 덕분에 이무기의 시도는 번번이 실패로 돌아갑니다. 경귀석이 정확히 어떤 힘을 지녔는지는 아직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지만, 이무기의 접근을 막는 강력한 보호막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자신의 계획이 좌절되자 분노한 이무기는 잔혹한 응징에 나서는데, 이 과정에서 여리 본인뿐만 아니라 그녀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까지 해치며 깊은 상처를 남깁니다. 이 끔찍한 사건 이후, 여리는 무당의 길을 포기하고 힘겨운 삶을 살아가게 되지만, 결코 이무기에게 굴복하거나 그의 존재를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 강인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초반부 이무기 강철 역은 배우 김영광이 특별출연하여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극의 포문을 엽니다. 그의 짧지만 임팩트 있는 등장은 앞으로 펼쳐질 거대한 위협을 암시하는 듯합니다.
한편, 궁궐에서는 원인 모를 이유로 귀신 들린 듯 이상 행동을 보이는 원자를 둘러싸고 불안감이 고조됩니다. 왕권을 지켜야 하는 임금 이정(김지훈 분)은 이 불미스러운 일을 최대한 조용히, 그리고 신속하게 해결하고자 합니다. 그는 깊은 신뢰를 보내는 신하이자 뛰어난 능력을 지녔지만 몸이 약한 검서관 윤갑(육성재 분)에게 은밀히 사건의 해결을 명합니다. 
윤갑은 비록 신체적으로는 약하지만, 명석한 두뇌와 충성심을 지닌 인물입니다. 임금의 밀명을 받은 그는 자신의 능력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임을 직감하고, 어린 시절을 함께 보냈던 여리를 떠올립니다. 남달리 강했던 여리의 신기라면 궁궐에 도사린 악귀를 물리치고 원자를 구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 것이죠.
비록 정식 무당의 길을 걷진 않았지만, 여리는 여전히 자신만의 방식으로 악귀들을 상대하며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악귀를 무조건적으로 퇴치하기보다는, 그들의 사연에 귀 기울이고 원한을 풀어주려 노력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악귀를 설득하고 타일러 스스로 물러나게 하려는 여리의 방식은 독특하지만, 그 과정 역시 순탄치만은 않습니다. 그녀를 끊임없이 노리는 이무기 강철이 번번이 나타나 방해 공작을 펼치기 때문입니다.
설상가상으로, 임금의 명을 받아 윤갑이 비밀리에 무언가를 조사하고 있다는 사실이 반대파 세력에게 감지됩니다. 평소 눈엣가시처럼 여기던 윤갑을 제거할 절호의 기회라고 판단한 그들은 잔혹한 음모를 꾸미고, 결국 윤갑은 목숨을 잃게 됩니다. 한편, 끈질기게 여리의 몸을 노리던 이무기 강철은 여리와 윤갑의 깊은 관계를 눈치챕니다. 그리고 절묘한 순간, 죽음을 맞이한 윤갑의 몸을 차지하는 데 성공합니다. 이는 앞으로의 전개에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올 결정적인 사건입니다.
배우들의 연기 변신 또한 '귀궁'의 주요 관전 포인트입니다. 그동안 다수의 작품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역할을 소화했던 김지훈 배우가 고뇌하는 임금 이정 역을 맡아 어떤 새로운 매력을 선보일지 기대가 큽니다. 특히 육성재 배우는 충직하고 병약한 신하 윤갑의 모습과, 그의 몸을 빼앗은 후 광기 어린 행동을 일삼는 이무기 강철의 모습을 오가며 극과 극의 연기를 펼칠 예정입니다. 오두방정을 떨며 예측 불가능한 행동을 보이는 이무기 강철 캐릭터는 극에 활력을 불어넣는 동시에 긴장감을 유발할 것으로 보입니다.
권력 다툼과 음모가 끊이지 않는 폐쇄적인 공간인 궁궐은 그 자체로 귀신들이 살아가기에 더없이 좋은 배경이 됩니다. '귀궁'은 이러한 궁궐을 무대로 삼아, 여리가 다양한 사연을 지닌 악귀들을 만나 그들의 한을 풀어주는 에피소드들을 흥미진진하게 그려낼 것으로 예상됩니다. 여기에 더해, 임금 이정이 펼치려는 정책에 반대하는 세력과의 치열한 정치적 암투까지 더해져 풍성한 이야기를 선사할 전망입니다. 총 16부작으로 예정된 '귀궁'이 과연 악귀와 이무기, 그리고 궁중 암투라는 흥미로운 소재를 어떻게 버무려내 SBS 금토 드라마의 흥행 계보를 이어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하기 싫은 일을 하는 힘 - 받아들이기

하고 싶은 일만 하고 하기 싫은 일을 하지 않는 삶. 많은 사람들이 꿈꾸는 삶이다. 부자를 꿈꾸는 이유 중 하나도 하고 싶은 것만 할 수 있다는 착각때문이다. 성공한 사람은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한 것이 아니다. 하는 일을 좋아했다. 어느 누가 하기 싫은 일을 하지 않으며 살 수 있을까. 그런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어느 누구도 하기 싫은 일을 하지 않으며 살지 못한다. 하기 싫어도 억지로 해야 하는 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이다. 숙명이다. 그게 인생이다. 성공한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부지런하다. 성공이라는 단어에 대한 정의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대다수 사람들이 떠올리는 성공한 사람의 공통점이다. 어떻게 보면 그와 나는 딱 하나의 차이가 있다. 그는 하기 싫어도 끝까지 해 냈고 난 그렇지 못했다. 하기 싫은 일을 하지 않는 삶은 없다. 하기 싫은 일을 어떻게 하느냐가 오히려 관건이다. 하기 싫다고 안 하면 당장은 편할지 몰라도 시간이 지나 나에게 더 큰 하기 싫은 일로 돌아온다. 심적으로, 육체적으로 같이.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 싫다. 지옥철을 타고 출근하기 싫다. 상사의 잔소리가 듣기 싫다. 억지로 어색한 모임에 참여하고 싶지 않다. 늘어지게 집에서 멍하니 시간이나 때우고 TV나 보며 보내고 싶다. 이런 것들은 전부 바램이다. 현실에서 그다지 실행 가능성이 적다. 어쩌다 잠깐 할 수 있다. 그렇기에 더욱 빛을 발한다. 하지 못한 것에 대한 동경을 직접 체험해 보니 더욱 그런 삶을 꿈꾼다. 막상 매일 같이 그런 삶을 살게되면 그마저도 새로운 하기 싫은 일이 된다. 매일같이 집에서 TV나 보며 빈둥거리면 행복할까. 어쩌다 하는 행동이 재미있고 좋은 것이지 반복되면 지루해진다. 놀랍게도 하기 싫은 일을 해 낼 때 대부분 성장한다. 습관적으로, 태생적으로 편한 걸 찾게 되고 회귀본능처럼 하게 된다. 정작 그걸 선호하더라도 불행히도 현대인에게 그럴 자유가 부족하다. 정확히 표현하면 도태된다. 꼭 성공해야 할 이유는 없어도 현대인으로 살...

이혼 보험 로코드라마

이혼 보험이라는 독특한 보험 상품이 등장했다니 놀랍습니다. 보험은 본래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가입하는 상품입니다. 어떤 일이 발생했을 때 이를 미리 준비하기란 쉽지 않으므로, 평소에 조금씩 보험료를 납부하며 해결책을 마련하는 개념이죠. 이혼 보험은 이러한 기본 원리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참신한 아이디어라 할 수 있습니다.  한국은 외국에 비해 보험 상품의 다양성이 부족한 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혼 보험이라는 아이디어는 비록 드라마 속 설정이지만, 정말 신박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특히 드라마에서 언급된 것처럼 이혼이 한 해 동안 상당히 많이 발생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충분히 상품으로서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보험은 필요에 따라 만들어지지만, 보험사 입장에서는 조금 다른 뉘앙스를 가집니다.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 것이 보험사에게는 가장 유리하죠. 즉, 보험료를 받고도 지급할 일이 없으면 수익이 극대화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이혼 보험 역시 팔기는 하지만 실제로 이혼이 발생하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 보험사에게 최선의 결과일 것입니다. 드라마 이혼보험에서 묘사된 내용은 현실적인 면모를 갖추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혹시나 모를 상황에 대비해 이혼 보험에 가입하게 되는데요. 반대로 보험사 입장에서는 가입자가 실제로 이혼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는 역설적인 상황이 펼쳐집니다. 이런 설정은 시청자들에게 흥미를 더해주는 요소로 작용했습니다. 드라마는 이혼보험을 설계하고 판매하는 과정을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이동욱이 연기하는 노기준은 두 번의 이혼 경험을 가진 인물로 등장합니다. 첫 번째 이혼은 상대방의 비구니가 되려는 꿈을 존중하며 이루어졌고, 두 번째는 외국에서 온 상사와의 결혼 생활 중 바쁜 일상 때문에 결혼 신고조차 하지 못하고 끝난 사례였습니다. 이다희가 연기한 전나래는 노기준의 두 번째 아내였지만, 현재는 그의 파트너가 아닌 강한들(이주빈)이 주요 여성 캐릭터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강한들은 계리 업무를 담당하며 감성적인 성격을 ...

고객의 요트는 어디에 있는가

  다른 사람도 아닌 워런 버핏이 추천한 책이다. 내 고객의 요트는 어디에 있는가. 워런 버핏이 어떤 책을 추천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엄청난 다독가면서도 추천한 책은 많지 않다. 다독가라고 하지만 살짝 개념은 다르다. 워런 버핏은 다독가라는 개념보다는 활자 중독자라는 표현이 좀 더 맞다. 기업과 관련된 온갖 정보를 다 읽는다. 잡지까지도 포함해서. 그러니 흔히 생각하는 책이라고 할 수는 없다. 일반인보다 많이 읽긴 하겠지만 책은 많이 읽지는 않는 듯하다. 그런 워런 버핏이 추천한 가장 유명한 책은 현명한 투자자다. 가치 투자자에게는 성경이라고 하는 벤자민 그레이엄의 책이다. 이런 책말고 이 책을 추천했으니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궁금했는데 한국에는 번역되지 않았다. 나중에 번역 된 걸 알긴 했으나 굳이 보려 하진 않았다. 그래도 좀 보는 게 어떨까하는 욕망(?)은 있었다. 다른 사람도 아닌 워런 버핏 추천아닌가. 결론부터 곧장 말하면 너무 늦게 내게 왔다. 책에 나온 내용은 뼈가 되고 살이 되는 내용은 맞다. 너무 잘 알고 있는 책이라는 점에서 늦었다고 표현했다. 이미 이런 종류 책을 많이 읽었다. 여기에 책이 출판된 게 1940년이다. 그 이후 개정판으로 내용이 좀 보강되긴 했지만 딱히 달라진 건 없는 듯하다. 그러니 올드하다. 올드할 뿐 책에서 알려주는 내용은 전부 거짓이 없다. 제목이 고객의 요트는 어디에 있는가는 여기서는 수수료를 말한다. 월스트리트는 수많은 사람이 돈을 벌기 위해 오는 곳이다. 자신이 직접 돈을 벌기 위해 오는 사람도 많이 있다. 그만큼 많이 차지하는 게 돈을 맡기로 오는 사람이다. 돈이 어느 정도 있는데 이걸 불리고 싶다. 내가 직접 주식 투자를 할 능력은 안 된다. 또는 사업 등으로 바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