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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025의 게시물 표시

썬더볼츠 유니버스 페이즈5 마지막

어벤져스 사가 이후 마블은 긴 혼돈의 시기를 겪었습니다. 토르,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같은 상징적인 히어로들이 외계인과 맞서 싸우고, 신적인 능력을 발휘하는 장면은 관객들에게 큰 충격과 감동을 안겼죠. 한때는 그들의 등장만으로도 스크린이 꽉 차고, 이야기 하나하나에 힘이 실렸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다양한 능력의 히어로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능력이 강력할수록 기존 히어로들의 존재감은 옅어졌고, 캐릭터 간 서사보다는 스펙터클 위주의 연출이 강조되며 이야기의 깊이는 다소 약해졌습니다. 팬들 사이에서도 “이전만 못하다”는 평이 나오기 시작했고, 마블도 이러한 반응을 의식해 다시금 이야기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선회하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런 흐름 속에서 등장한 영화가 바로 썬더볼츠입니다. 이 작품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페이즈 5를 마무리하는 의미 있는 작품으로, 기존 어벤져스의 대체 팀이라기보다는 ‘비벤져스(B-Vengers)’로 불릴 만큼 결이 다른 인물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영화의 중심에는 플로렌스 퓨가 연기하는 옐레나가 있습니다. 그녀는 블랙 위도우를 계승한 인물로, 특별한 초능력 없이도 첩보와 전투 능력으로 활약하는 마블 세계관의 강력한 인간 히어로 중 하나죠. 옐레나는 언니 나타샤의 죽음 이후 방황하다가 어느 날, 뜻밖의 인물들을 만나며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합니다. 존 워커(전 캡틴 아메리카), 에이바 스타(고스트), 그리고 밥이라는 미스터리한 인물까지. 이들은 모두 CIA 국장 발렌티나가 제거하려던 ‘문제적 존재’들입니다. 어벤져스가 사라진 이후, 발렌티나는 세상을 지킬 수 있는 새로운 히어로 팀을 원하면서도, 동시에 통제가 안 되는 이들을 제거하려는 이중적인 목적을 지닌 인물입니다. 이 과정에서 살아남은 인물들은 오히려 팀으로 엮이게 되고, 자신들도 모르게 하나의 유닛처럼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이들이 결코 능력이 부족한 것은 아닙니다. 존 워커는 혈청의 힘을 지녔고, 고스트는 양자 상태로 이동하는 특수 능력을, 그...

너의 연애 국내 레즈비언 연프

웨이브에서 국내 최초로 여성 동성 연애 프로그램인 '너의 연애'를 선보였다. 이전에 남성 동성 연애 프로그램인 '남의 연애'가 꽤 인기를 끌어 시즌 2까지 제작된 것을 보면, 웨이브가 꾸준히 LGBTQ+ 콘텐츠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 이번에는 여성들의 연애를 다룬다는 점에서 또 다른 새로움이 느껴졌다. 사실 이전에도 넷플릭스에서 일본 동성 연애 프로그램을 본 적은 있지만, 이렇게 본격적으로 시청한 것은 처음이다. 그래서인지 프로그램을 따라가는 것이 생각보다 조금 힘들게 느껴졌다. 우리가 흔히 보는 이성애 연애 프로그램은 남녀 출연자가 명확히 구분되어 있어 누가 누구에게 호감을 느끼는지 관계의 흐름이 비교적 쉽게 파악된다.  하지만 '너의 연애'는 출연자 전원이 여성이니 상황이 달랐다. 모든 출연자가 서로에게 잠재적인 연애 상대가 될 수 있다는 점이 신선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관계의 구도를 파악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었다. 기존 연애 프로그램에서 동성 출연자들은 서로에게 조언을 해주거나 고민을 상담하는 등 주로 친구나 조력자의 역할에 머무른다. 하지만 여기서는 여성 출연자들이 함께하는 모든 순간이 서로를 탐색하고 감정을 주고받는 과정이 될 수 있다. 분명 서로에게 호기심을 느끼고 미묘한 긴장감을 형성하는 모습이 그려지지만, 어떤 장면들은 그저 친한 친구들끼리 즐겁게 수다를 떠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아마 내가 동성 간의 로맨스가 발전하는 과정이나 감정선에 익숙하지 않아서 그렇게 느꼈을 가능성이 크다. 프로그램 초반, 출연자들이 처음 만나 어색해하며 서로를 탐색하는 모습은 다른 연애 프로그램과 비슷했다. 하지만 내가 여성이 아니라서 그런지, 혹은 동성 연애라는 설정 때문인지, 기존 연애 프로그램과는 확실히 다른 느낌을 받았다. 출연자들 사이에서 어떤 감정선이 형성되고 있는지, 그 미묘한 기류를 즉각적으로 알아차리기가 쉽지 않았다. 무엇보다 이 프로그램에 출연하기로 한 분들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

공급자의 시선 표영호

표영호 저, 『공급자의 시선』 상세 서평: 부동산 시장의 이면을 읽는 새로운 눈 개그맨이라는 친숙한 이름으로 대중에게 각인되었던 표영호 작가는 어느덧 날카로운 통찰력을 지닌 재테크 전문가, 특히 부동산 분야의 전문가로 자리매김했습니다. 그의 저서 『공급자의 시선』은 부동산 시장을 바라보는 기존의 통념적인 관점에서 벗어나, 시장의 핵심 플레이어인 '공급자'의 입장에서 시장을 분석하고 이해하려는 독특하고 참신한 시도를 담고 있습니다. 이 책은 부동산 시장을 단순히 상승과 하락이라는 이분법적 프레임으로만 재단하기보다는, 그 이면에 숨겨진 공급자들의 동기와 전략, 그리고 그들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을 심층적으로 파헤칩니다. '공급자의 시선'이란 무엇인가? 책의 제목이자 핵심 개념인 '공급자의 시선'은 말 그대로 부동산을 시장에 내놓는 주체들의 관점을 의미합니다. 여기에는 대규모 택지 개발과 아파트 건설을 주도하는 건설 및 시행사, 주택 정책을 입안하고 실행하는 정부,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규제하는 금융기관, 그리고 다수의 주택을 보유하며 임대 또는 매매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다주택자와 개인 임대사업자 등이 포함됩니다. 이들은 단순히 집을 제공하는 역할을 넘어, 각자의 이해관계와 생존 논리에 따라 시장의 흐름을 주도하거나 적어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려는 동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반면, '수요자'는 주택을 구매하거나 임차하려는 개인, 즉 일반 대중을 의미합니다. 수요자들은 내 집 마련의 꿈, 더 나은 주거 환경에 대한 열망, 혹은 투자 목적 등 다양한 이유로 시장에 참여하지만, 정보의 비대칭성이나 자본의 한계 등으로 인해 공급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놓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책은 바로 이 지점에서 공급자의 시선을 이해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를 역설합니다. 공급자의 의도와 전략을 파악할 수 있다면, 수요자는 시장의 표면적인 현상 너머의 본질을 꿰뚫어 보고 보다 합리적이고 현명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대환장 기안장 넷플릭스

기안84라는 인물은 예능계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예능인이나 연기자, 가수들과는 확연히 다른 결을 지녔죠. 그의 가장 큰 특징이자 매력은 바로 꾸밈없이, 필터링 없이, '날 것' 그대로의 자신을 스스럼없이 드러낸다는 점입니다. 방송 초창기, 이러한 그의 모습은 극명한 호불호를 낳았습니다. 정제되지 않은 말투와 예측 불가능한 행동들은 어떤 이들에게는 신선함과 솔직함으로, 다른 이들에게는 불편함과 의아함으로 다가갔죠. 시간이 흐르면서 기안84는 예능 환경에 어느 정도 적응하며 세련미를 더했지만, 그가 가진 고유의 독특함, 즉 '날 것'의 매력은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습니다. 오히려 이제는 대중 역시 그의 그런 면모를 하나의 캐릭터로 받아들이고 즐기는 분위기죠. 이러한 기안84가 중심이 된 예능 프로그램들은 기존의 정형화된 틀에서 벗어나 늘 새로운 느낌을 선사해왔습니다. 성공과 실패를 거듭하며 그만의 예능 세계를 구축해온 것입니다. 넷플릭스라는 플랫폼을 통해 <대환장 기안장>이라는 파격적인 기획이 세상에 나왔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제작진이 <효리네 민박>을 성공시킨 팀이라는 사실입니다. 잔잔한 힐링과 따뜻한 소통을 그려냈던 제작진과, 어디로 튈지 모르는 혼돈의 아이콘 기안84의 만남은 시작부터 궁금증과 약간의 이질감을 동시에 자아냈습니다. '힐링'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기안84에게서 과연 어떤 결과물이 나올지 예측하기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프로그램 기획 단계에서 제작진과 만난 기안84는 상상을 초월하는 아이디어를 제시합니다. 평범한 민박집이 아닌, 울릉도 바다 위 선박을 개조해 만든 기상천외한 숙소를 구상한 것이죠. 단순히 배 위에 집을 짓는 것을 넘어, 배라는 구조물의 특성을 극단적으로 활용하는 파격적인 설계였습니다. 그의 머릿속에는 '아주 흔하고 평범한 건 원하지 않는다'는 확고한 신념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그 결과 탄생한 '기안장'은 입구부...

약한 영웅 클래스 2 넷플릭스

웨이브 오리지널 중 가장 큰 성공을 거둔 작품을 꼽으라면 단연 <약한 영웅>을 들 수 있겠습니다. 다른 어떤 작품과 비교해도 압도적인 인기와 화제성을 자랑했었죠. 기존 학원물과는 결이 다른, 현실적이면서도 처절한 학교 폭력 묘사와 주인공의 독특한 대처 방식이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으며 그야말로 센세이션을 일으켰습니다. 하지만 팬들의 열렬한 기대에도 불구하고, 시즌 2 소식은 감감무소식이라 많은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아무래도 제작비 부담이 큰 오리지널 시리즈 제작에 대한 웨이브의 기조 변화 때문이 아니었을까 하는 추측도 있었죠. 그러던 중, 정말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약한 영웅>이 넷플릭스를 통해 글로벌 팬들에게 공개되었을 뿐만 아니라, 기다리고 기다리던 시즌 2, 바로 <약한 영웅 클래스 2> 제작까지 확정되어 드디어 만나볼 수 있게 되었다는 겁니다! 사실 시즌 1 때부터 '이 작품이 넷플릭스에서 공개되었다면 훨씬 더 큰 파급력을 가졌을 텐데' 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국내를 넘어 세계적인 화제작이 될 잠재력이 충분했으니까요. 그리고 예상대로, 넷플릭스 공개 이후 <약한 영웅>은 다시 한번 뜨거운 반응을 얻으며 그 저력을 입증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약 한 달 정도의 시간이 흐른 뒤 <약한 영웅 클래스 2>가 우리 곁으로 돌아왔습니다. 이번 시즌 2는 시즌 1의 주요 등장인물들이 대거 퇴장하고, 오롯이 주인공 박지훈 배우가 연기한 연시은만이 남아 새로운 이야기를 이끌어갑니다. 은장고를 떠나 새로운 학교로 전학 온 연시은은 과거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이번에야말로 정말 조용히, 모든 것을 참고 견디며 오직 공부에만 집중하려 마음먹습니다. 시즌 1에서 보여줬듯, 뛰어난 두뇌를 단지 공부뿐 아니라 싸움에도 접목시켜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위기를 극복했던 그였지만, 이제는 그 능력마저 숨기고 싶어 하죠. 그야말로 '있는 듯 없는 듯' 지내려 필사적으로 노력하지만, 현실은 녹록...

평생 투자자 일본 거버넌스

미국 주식 책에 비해 일본 주식 책은 그다지 많이 소개 되지 않았다. 지금까지 일본 주식 투자자가 쓴 책을 읽었을 때 크게 두가지였다. 어떤 국가에서나 비슷하지만 가치투자 베이스인 투자와 트레이딩 관점 투자다. 일본은 금융 선진국이라 하기에는 힘들다. 일본 국민은 주식보다는 안정적인 적금과 예금같은 곳에 자산을 넣는다. 국채마저도 외국 엔케이트레이딩이라는 표현처럼 싼 이자인 일본이 아닌 외국 국채를산다. 더구나 일본 주식 시장도 오랜 시간동안 안 좋았다. 이렇게 알려진 것과 달리 일본 주식 시장에 투자해서 성공한 투자자도 많다. 당연히 일본 투자자 입장에서는 일본 주식에 투자한다. 최근에는 일본 주식 시장이 기지개를 넘어 훌쩍 뛰어 주가지수가 과거를 뛰어넘었다. 일본에도 다양한 투자자가 있을텐데 <평생 투자자>는 굳이 말하면 가치투자자다. 공무원을 하다 펀드를 설립해서 투자한 독특한 경력을 갖고 있다. 대체적으로 투자 관련 일을 하다 펀드를 만드는게 미국 투자 책에서 보이는 전개와 다르다. 펀드를 통해 일본에 있는 기업을 투자한다. 공무원으로 상당히 많은 기업가들과 만나기도 한 듯하다. 그럼에도 공무원을 하다 직접 일본 주식 투자가 된다는 점은 흔한 일은 분명히 아니다. 더구나 이 책을 쓴 저자는 투자와 관련되어 실형까지 받았다. 관련된 사건을 내가 자세히 보질 않았지만 책에 쓴 내용을 보면 억울은 한 듯하다. 내부자 거래로 실형을 받았다. 그것도 라이브도어와 관련되어 있다. 일본에서 라이브도어 사건은 엄청나게 사회적으로 큰 일이었던 듯하다. 굳이 투자 관련 책이 아니더라도 일본과 관련된 다양한 곳에서 라이브도어 이야기가 많이 노출된다. 아마도 라이브도어 사건이 구세력과 신세력의 알력 싸움이 아니었나싶다. 결국에는 구세력이 이겼다고 할 수 있다. 이 사건과 관련되어 저자가 쓴 걸 읽다보니 한국에서도 비슷하게 벌어지는 일이 있는 느낌이었다. 특히나 이 책에서 말하는 투자 사례는 20년 전이다. 이 책이 나온 건 10년 전이다. 그러니 20년 전에 투자...

영화 폭락 루나 코인 모티브

고인이 된 배우 송재림의 마지막 작품이라는 점 때문에 더욱 안타까움이 남는 영화 <폭락>. 이 영화는 한때 한국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너무나도 유명한 '루나 코인 사태'를 정면으로 다룬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영화 자체의 완성도나 메시지보다는, 개봉을 앞두고 주연 배우 송재림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면서 그 비보가 더 큰 화제가 되어버린, 어찌 보면 비운의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죠. 영화 시작과 함께 등장하는 자막은 그래서 더 의미심장하고, 씁쓸한 아이러니를 느끼게 합니다. "이 영화는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하였으나 허구임을 밝힙니다"라는 문구인데요. 이건 마치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아니다"라고 강변하는 듯한 느낌이랄까요? 누가 봐도 특정 코인 사태를 떠올릴 수밖에 없는 노골적인 설정과 전개인데, 굳이 '허구'라는 방어막을 치는 모습이 썩 유쾌하게 다가오지만은 않습니다. 아마도 법적 문제나 여러 논란을 피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였겠지만, 관객 입장에서는 다소 김빠지는 시작일 수 있겠습니다. 어떤 인물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그의 과거를 들여다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사람은 결코 과거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으니까요. 영화 <폭락> 역시 주인공 양도현(송재림 분)의 과거, 특히 학창 시절부터 조명하며 그가 왜 그런 위험한 선택을 향해 질주하게 되었는지 그 배경을 보여주려 애씁니다. 도현의 어머니는 아들의 교육을 위해 불법적인 방법, 즉 위장전입까지 감행하며 그를 강남 대치동 학군으로 밀어 넣습니다. 실제 거주하지도 않으면서 해당 주소지의 집주인에게 매달 월세와 같은 돈을 건네면서까지 말이죠. 하지만 정작 양도현은 이런 어머니의 헌신적인 노력을 고마워하기는커녕, 오히려 자신의 가난한 환경과 어머니의 존재 자체를 부끄러워하고 필사적으로 지우고 싶어 하는 듯한 태도를 보입니다. 그의 뒤틀린 욕망과 인정투쟁의 시작점이 바로 여기에서 엿보이는 듯합니다. 공부 실력은 뛰어났지만, 학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