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 워런버핏, 숙향의 투자일기 - 가치투자자


2000년대 초반부터 열심히 주식 책을 읽었다. 국내 저자가 쓴 책은 드물었고 대부분 외국 저자가 쓴 책이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내 눈에 띈 이름은 워런 버핏이다. 그렇게 가치투자에 입문을 했다. 주식 투자 방법은 참으로 다양하다. 그 중에서 가치투자도 방법상으로는 다양하다. 같은 가치투자자끼리도 투자 방법이 다르다. 여하튼 그 당시 내가 가치투자를 알게 된 것처럼 많은 사람들이 그 방법을 터득했다. 불행히도 난 공부는 계속했지만 돈이 그다지 없어 생존을 우선으로 살아야 했다.

2010년 정도에 주위 사람에게 그런 말을 했다. 한국에 가치투자가 제대로 도입(?)된지 10년이 되어가는 2010년대 중반 정도면 어느 정도 가치투자로 성공한 사람이 제법 나올 것이다. 아주 오랫동안 주식투자 카페를 들락날락했다. 그 중에서 유명했던 것은 와타미가 운영했던 투자보고서에 엄청난 사람들이 참 많았다. 그 이후 카페 한계를 느껴 만들었던 '밸류스타'로 모든 가치투자자들이 이동했다. 여러 데이터도 제공했지만 그 중에서도 투자자들의 글이 참 좋았다.

운영상 어려움때문에 밸류스타는 사라졌고 갈 길을 잃은 많은 사람들에게 '가치투자연구소'카페가 이제는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아쉽게도 초창기에 좋은 글을 많이 올려주던 많은 사람들이 이제는 각자 갈 길을 갔다. 내 착각인지 몰라도 예전만큼 좋은 글이 많지 않다는 것은 아쉽다. 그때에 읽었던 수많은 글들중 이 책 <이웃집 워런 버핏, 숙향의 투자일기>를 쓴 숙향 글도 읽지 않았나 싶다. 숙향이라는 닉네임이 익숙한 걸 보면 말이다.

그렇기에 이 책을 택해 읽었다. '아이투자'라는 주식투자 사이트 등에 올린 투자일기를 엮어 책으로 만들었다고 하니 더욱 흥미가 갔다. 개인적으로 알고 있는 사람도 아니고 딱히 노출된 인물도 아니다보니 이 책을 통해 접한 저자는 참 담백하다. 담담하게 자신의 투자일기를 썼다. 실망도, 기쁨도, 후회도, 짜릿함도 느끼게 마련인 주식투자에서 그런 감정보다는 내가 해야 할 일을 묵묵히 한다는 느낌이 참 강하게 들었다.

무엇보다 주식투자 조금 했고 돈을 좀 벌었다고 자랑하는 것이 아닌 오래 시간동안 - 30년 이라고 한다 - 주식투자를 하며 자신의 경험을 알려준다. 수익률보다 이게 더 중요한 것이 아닐까. 투자를 하면 무조건 수익만 날 수 없다. 손해가 나는 것이 당연하다. 투자를 가장 잘 한다는 워런버핏도 손해봤다는 이야기를 수시로 하는 실정에 일반인이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다. 그걸 밝히느냐 여부가 남았을 뿐이다. 그런 면에서 오히려 더 믿음이 간다.
가치투자라 하여 거창하고 고귀한 것도 아니라는 걸 알려준다. 아예 10% 정도를 투기라는 생각으로 운영한다. 더구나 가치투자가 자신에게 제일 잘 맞다는 점이 중요하다. 어떤 투자가 선이고 다른 투자는 악이라는 구분은 없다. 각자 다양한 투자가 있다. 가치투자는 그나마 좀 더 안전하고 여유롭게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이랄 수 있다. 그렇게 했는데도 무려 연평균 25% 수익을 봤다고 하니 충분히 해 볼만 하지 않을까한다.

숙향이 주식투자를 위해 강조하는 것 중에 하나는 재무제표를 볼 줄 알아야 한다는 점이다. 회계사정도의 능력까지는 필요없고 재무제표를 대략적으로도 들여다 볼 줄 아는 정도의 지식이면 된다. 다음으로 독서다. 여기서 말하는 독서는 오히려 역사처럼 인문에 가까운 책이다. 주식 책을 많이 읽어도 결국에는 그 이야기가 그 이야기인 경우가 대다수다. 오히려 과거를 돌아보면 반복되는 인류의 멍청한 짓을 피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더 낫다.

단순히 이렇게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의 투자원칙도 알려준다. 제목은 워런 버핏이라고 했지만 숙향 본인은 벤저민 그레이엄에 가까운 투자자다. 미래를 보기보다는 과거를 통해 본 현재를 좀 더 중시한다. 보다 튼튼하고 안전한 회사를 선호하고 그 중에서도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을 투자한다. 현재 여러 펀드를 운영한다. 처음부터 노후를 위해 시작한 펀드였는데 이제는 아이들용, 친구와 공동투자용 등으로 몇 개의 펀드를 운영하고 있다.

이 때에 원칙은 다음과 같다.
1. PER이 10 이하일 것
2. PBR 1 이하일 것
3. 배당수익률이 은행 정기예금 금리 이상일 것
4. 가능한 순현금 기업일 것
    (단순하게 재무제표만으로 투자기업을 선정할 때는 특히 중요합니다)

절대적인 원칙이 아니라 다소 유연하게 기업을 택해 투자하지만 이런 원칙에 부합되지 않으면 기피한다. 좀 작은 듯해도 무조건 은행 정기 예금 금리 이상인 점도 인상적이다. 고금리에는 더 높은 수익률을 상대적으로 올려야 하고 저금리 상황에서는 훨씬 더 쉬울 수 있지만 숙향 본인은 그런 원칙을 갖고 있다. 본인이 직접 투자한 기업의 아이디어와 매수한 방법과 매도한 시기등을 알려주며 실전 투자자가 어떻게 주식 투자를 하는지도 설명한다.

한국에서 주식 투자와 관련되어 이런 책이 거의 없다. 기관에서 큰 돈을 운영한 투자자나 차트 투자, 재무제표를 알려주는 책, 자신이 입지적인 인물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책 등은 많다. 회사다니며 틈틈이 주식투자를 하며 어느 정도 먹고 살 수 있게 되었다는 내용을 담담히 설명하는 일반인에게 오히려 더 도움이 되는 책이 드물다. 그런 면에서 숙향의 책은 더 큰 도움이 된다.  자신의 이야기를 이렇게 자세히 알려줘 참 고맙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제목이 넘 길어.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기록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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