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와 섹스 - 비용편익


경제는 참 멋대가리 없다. 경제학자는 세상을 완전히 숫자로 본다. 이렇게 표현하려니 좀 극단적이지만 가끔 경제학자들이 세상을 풀어내는 방법을 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우리는 감정적으로 보고 감성적으로 웃고, 떠들고, 기뻐하는 걸 경제적으로 풀어낸다. 막연히 이럴 것이다라고 하지 않는다. 그걸 통계와 숫자를 근거로 알려준다. 경제는 분명히 과학은 아니지만 과학만큼 유추할 수 있는 모든 걸 갖고 의미있는 걸 도출해낸다.

우리가 아무 생각없이 하는 일을 단순히 알려주는 것이 아닌 광범위한 데이터를 갖고 보여준다. 전혀 생각지도 못한 다양한 분야를 경제학자들은 참으로 호기심도 큰지 굳이 조사해서 알려준다. 이런 면에서 한국 경제학자들은 참 고리타분하고 뻔한 걸 설명하는데 반해 서양학자들은 생각지도 못한 분야를 조사한다. 별 것 아닌데도 이런 것들이 쌓이고 쌓여 뜻하지 않은 결론을 얻으며 인지하는 것과 다른 걸 깨달으며 세상이 우리가 아는 것과 참 다르다는 걸 알게된다.

한국에서는 아마도 감히 생각지도 못한 섹스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경제학자가 알려준다. 섹스는 한국에서 음지에 있는 것이고 공개석상에서 떠들기 힘든 분야지만 - 미국이라고 딱히 다를 것이라 보진 않지만 - 서양은 좀 더 개방적으로 설문에 응한다. 그렇기에 다양한 데이터가 쌓이며 인류 역사 발전에 큰 기여를 한다. 섹스와 관련 데이터가 말이다. 도대체 섹스를 경제학자가 왜 관심을 갖고 무엇을 파악할려고 하는지 의문일 수 있지만 이게 또 참 재미있다.

인간에게 싫든 좋든 섹스는 피할 수 없다. 이걸 단순히 쾌락으로 보는 것이 아닌 인간의 본능에도 관련되고 관련 행동에 대한 원인을 탐구하고 그 결과를 알게 되면 결국 인간에 대한 본질적인 이야기라는 걸 깨닫는다. 이성간의 사랑도 서로 애뜻한 마음을 갖고 두 사람이 갖는 감정적 행동으로 볼 수 있다. 불행히도 이걸 경제적으로 풀어내면 그 속살이 드러난다. 감정 배제한 본질을 말한다. 우리는 지금까지 본능에 충실하고 상대방을 사랑하거나 충동적인 열정이라 봤던 것이 그렇지 않다.

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이 수요와 공급이고 또 하나는 비용편익이다. 행동경제학이 결부되며 최근에는 좀 복잡해졌지만 여전히 이들 개념은 핵심 중 핵심이다. 책에 첫 내용으로 이런 말을 한다. "도대체 안 될 이유가 뭔데?" 이뜻은 10대가 섹스를 하자는 상대방 말에 한 대답이다.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그렇게 해도 손해 볼 것이 없다. 더이상 밑질 것이 없는 상태에서 안 할 이유도 없다. 한마디로 아이를 가져도 상관없다는 뜻이다. 미래가 보이지 않으니 포기를 한다. 부자보다 가난한 사라에서 더 많이 미혼녀가 아이를 갖게 되는 이유다. 비용편익을 생각할 때 아이를 가져도 딱히 손해 볼 것도 없다.

여자들에게 아이를 갖는다는 것은 엄청난 의미다. 단순히 사랑하는 사람의 2세를 잉태한다는 의미를 뛰어넘는다. 여러 가지 포기해야 할 것이 생긴다. 그렇다해도 자신에게 이익이 되냐, 손해가 되느냐를 잘 따져볼 수밖에 없다. 10대라고 해서 달라질 것은 없다. 그들이 단순히 불타는 사랑에 눈이 멀어 행동할것이라 볼 수 없다. 그들도 그런 걸 자신이 인지하든, 못하든, 의식하든, 못하든 전부 따지게 되어있다. 더이상 비용편익을 생각할 것이 없으니 '도대체 안 될 이유가 뭔데?"라는 답이 나온다.
한국이 아닌 미국 이야기지만 점점 대학에 여자가 많이 입학하며 남성이 부족해진 대학에서는 여성들은 서로 남성을 차지하기 위해 노력한다. 괜찮은 남성은 한정되어 있고 여성은 많으니 그들끼리 경쟁이 생기며 과거보다 더 많은 여성이 대학에서 성관계를 갖는다. 이렇게 여성의 성관계를 한 비율은 많아졌다. 남성들은 많은 여성들이 접근하니 오히려 급하지 않다. 대부분 술을 마신 후에 이런 일이 벌어지는데 술을 마시니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이 아닌 그 반대다. 이러다보니 자기도 모르게 술을 마시고 생판 모르는 남성과 관계를 갖는데 그 남성이 그 대학 학생인지도 모른다.

미국에서 흑인에 대한 데이터도 재미있다. 흑인 여성은 주로 흑인 남성을 원한다. 흑인 남성은 굳이 흑인 여성이여야 할 이유보다는 다른 인종 여성도 좋아한다. 문제는 흑인 남성은 성인이 될 때 사회에 활동하는 것보다 교도소에 들어갈 확률이 크다. 게다가 괜찮은 흑인 남성은 그 능력덕분에 고학력의 백인여성과도 결혼한다. 이러다보니 고학력 흑인 여성은 솔로, 저학력의 흑인 여성은 유독 미혼녀의 아이 출산이 많다. 여러가지 상황이 겹친 문제다. 단순하게 생각했던 사회문제에 이런 숨겨진 이야기가 있다.

일부일처가 이닌 일부다처는 능력있는 남자에게 좋다. 능력이 부족한 여성에게도 나쁜 방법은 아니다. (이거 쓰려니 좀 그렇지만 지금 쓰는 리뷰는 책 내용이다) 제도적으로 일부일처를 사회가 만들었다. 일부다처로 하면 어떻게 될까. 역시나 다시 일부일처제로 변한다. 능력있는 남자는 여러 여성을 부인으로 맞이할 수 있지만 능력없는 남자는 어떤 여성도 부인으로 맞이할 수 없고 사귈 여성도 드물다. 이렇게 되면 능력없는 남자입장에서는 "도대체 안 될 이유가 뭔데?"가 되어 버린다. 끔찍한 세상이 펼쳐진다. 또한 남성입장에서도 풍부한 재산을 여러 명에게 나눠줘야한다. 부자는 지속될 수 없다. 일부일처제는 이런 이면을 공교히 해주고 있었다. 게다가 능력 있는 여성은 이제 굳이 능력있는 남성이 필요하지 않는다. 가난한 남자를 사귈 수 있다. 하지만, 이것도 점점 사회가 발달하며 혼자 버틸 수 있는 상황이 되지 않으면서 점점 능력있는 남성과 여성이 결합된다. 능력 있는 여성은 또다시 일부다처를 당연히 반대한다. 오히려 이제는 다부일처를 원하는 여성도 나올 수 있다.

이런 비용 편익의 문제가 발생하며 과거보다 지금의 10,20 대는 더욱 섹스를 기피한다. 확실하고 안전한 섹스가 되지 않는다면 포기해야 할 것이 너무 많다. 생각지도 못한 임신으로 인한 피해는 인생 전체에 큰 타격을 입힌다. 학력은 미래를 위한 중요한 요소인데 이를 포기하거나 뒤로 미룰 때 발생하는 손해가 너무 크다. 이로 인해 출산율이 선진국일수록 줄어든 이유다. 이미 산업혁명때부터 출산율은 낮아졌다. 다만, 생존율이 올라가며 과거보다 더 많은 인류가 살아남게 된 덕분이다.

그 외에 불륜도 역시나 경제적으로 풀어냈고 노년기의 연애와 섹스도 경제적으로 알려준다. 불륜도 역시나 비용편익문제와 수요,공급문제가 대두된다. 이처럼 우리는 전혀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경제적으로 따져볼 수 있다. 얼마나 차갑고 이성적인지 정나미가 떨어질 수 있는데 솔직히 무척 재미있다. 이렇게 사회를 들여다 볼 수 있다니 말이다. 덕분에 감성은 날라가고 이성만 남을 수 있는 역효과는있지만. 비용편익을 생각할 때 당신의 옆 사람을 사랑하라~! 억지스러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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