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로 경영하라 - 회계


예전부터 꽤 유명한 책이었는데 미처 보지 못한 책이 있다. 유명하다고 다 보려고 하진 않는다. 그 중에서 관심 없는 책도 있고 유명할 뿐 별로 땡기지 않는 책도 있다. 심지어 유명하지만 읽고나서 오히려 욕할까봐 의식적으로 피하는 책도 있다. 그런 책은 유독 부동산, 주식, 자기계발서적에 좀 많다. 딱 봐도 책을 낸 목적이나 어떤 의도로 책을 썼는지 눈에 훤히 들어오는데 일반 사람들이 그걸 모를 때 참 안타깝다. 그렇다고 그걸 쓰자니 그만큼 성공한 책이라 팬던에게 괜히 까일까봐.

그런 면에서 <숫자로 경영하라>는 읽고 싶지만 지금까지 타이밍을 놓치며 읽지 못하다 이번에 드디어 읽게 된 책이다. 이상하게 읽으려고 할때마다 꼭 1권만 없었다. 이 책은 총 3권으로 구성되어있다. 3권이 시리즈로 연결된 것은 아니고 1권의 히트에 따라 다음 권이 차례차례 나왔다. 1권 내용도 굳이 연결되진 않는다. 아무 장이나 그곳부터 읽기 시작해도 아무런 문제가 되진 않는다. 더구나 책의 내용이 이제는 어느덧 시간이 꽤 된 것이라 더욱 그렇다.

한참 진행중인 내용이라면 더 흥미가 갈 수 있지만 책이 나온지 어느덧 8년이 되었다. 거기에 책에 나온 사례들은 더 오래되었으니 내용만 놓고보자면 벌써 10년 전 이야기로 가득하다. 그러다보니 책에 소개된 사례가 상당히 익숙하고 괜히 반가운 마음도 든다. 거기에 이제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책에서 말한 것들이 어떤 식으로 현재 결정되어 끝났는지 알 수 있다. 기업은 영속성이 있어 여전히 영업도 하고 있는 기업도 이제는 추억 속 기업도 나온다.

그런 면에서 책이란 참 무섭다. 정확하게는 글이란 참 무섭다. 당시에는 참인지 거짓인지 판별이 되지 않지만 시간이 지나면 눈이 녹아 얼어있던 실체가 드러나는 것처럼 밝혀진다. 좋은 책은 시간이 지나 읽어도 언제나 좋지만 시의성이라는 것이 있다. 그때 읽지 않으면 아무래도 감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 있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좋은 책이지만 시간이 지나 현장감은 이제 떨어진 느낌이었다. 당시에 읽었다면 훨씬 더 흥미진지하게 읽었을 것이다.

이 책은 솔직히 <경영학 콘서트>와 이상하게 내 입장에서는 늘 혼동되었다. 내가 읽었다고 착각하고 당시에 읽지 않았던 이유다. 두 책은 서로 다른 결이 있지만 둘 다 숫자라는 회계를 갖고 기업을 들여다보는 눈을 길러주는 책이라 도움이 된다. 솔직히 <경영학 콘서트>가 더 재미있고 즐거움을 주긴한다. 그럼에도 이 책의 가치는 책이 나올 당시에 벌어진 기업들의 다양한 사례를 현실성있게 보여준다는 점이다.
누구나 다 똑같이 본다. 특별히 내부인이 아니라면 더 많은 걸 아는 것은 아니다. 내가 읽는 뉴스나 다른 누군가 읽는 뉴스가 다른 것은 아니다. 신기하게도 누군가 같은 기사를 보면서도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내용을 알려준다. 그 이면에 뉘앙스를 전달한다. 지식의 유무와 경험의 차이긴 할 것이다. 그런 면에서 기업 경영과 관련되어 대부분 사람들은 잘 모른다. 특히나 대기업에서 일어나는 부분은 거의 깜깜이나 마찬가지다. 이런 면에서 최종학같은 전문가가 알려주는 것은 큰 도움이 된다.

경영을 전공하고 학생들에게 알려주는 입장이니 더 많은 걸을 알고 있다. 그것도 숫자로 기업을 들여다보는 입장이나 더욱 내가 모르는 걸 알려준다. 그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된다. 숫자에서도 무엇이 더 중요한지도 알려준다. 늘 투자 관점에서만 숫자를 보는 나와 경영 관점에서 숫자를 보는 사람은 같은 숫자를 보고도 약간 다르다. 더 디테일한 것은 당연히 경영자의 관점이다. 투자관점보다 경영 관점으로 회사를 봐야 정확하다. 내가 능력이 안 될뿐.

이 책 처음에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수준의 전문적인 경영지식을 경영자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썼다고 밝힌다. 중간에는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썼다고 한다. 어떤 말에 춤을 춰야 할지 애매했다. 읽고 난 느낌은 어렵진 않다. 이건 내 입장이다. 전공자가 난 아니다. 그나마 경제, 경영 책을 지금까지 몇 백권은 읽었기에 쫓아갈 수는 있었다. 여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것 투성이지만 책을 읽는데 지장은 없었다. 숫자가 많이 나오긴 해도 그걸 꼭 완벽히 이해 할 필요는 없으니.

몇 몇 회사의 사례는 이미 잘 알려져 있고 그 판단이 끝난 상태라 더 재미있다. 이를테면, 국민은행의 스톡옵션의 결과나 두산 주류에게 소주를 매수한 롯데칠성의 사례는 여전히 기업이 운영되기에 정확하진 않더라도 그 성패여부는 대략 알 수 있다. 공중파와 케이블 TV의 광고에 대한 이야기도 여전히 형편성 문제는 있더라도 시대 흐름이 달라지며 광고단가 이외에 수입처가 늘어났다. 이렇게 당시와 현재 차이점을 비교하는 것도 재미있다.

전부 기업 사례를 들며 회계를 알려주니 단순히 회계를 보며 공부하는 것과는 달리 자세한 내부 사정과 회계에서 말하는 숫자를 파악하는데 도움이 된다. 반면 회사의 사례에 맞춰 회계를 설명하니 내용이 툭툭 끊어지는 건 없지 않아 있었다. 투자를 배우기 위해 회계를 배우면 좀 딱딱하고 힘들다. 이 책은 분명히 그런 목적으로 쓴 책은 아니지만 내가 배운 숫자와 회계가 어떻게 활용되고 중요한지 알 수 있는 책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회계는 어렵고 힘들다. 아마도 평생 그렇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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