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의 그릇 - 당신의 그릇은


제목만 봐도 어떤 이야기를 할 지 예측되는 책이다. 두께를 보고 아주 가볍게 한 권 클리어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선택했다. 고백하자면 그러면 안 되는데 연말이 다가오며 이왕이면 깔끔하게 리뷰 200권을 넘기자는 생각에 택했다. 예상대로 시간이 얼마 걸리지도 않았다. 책 초반에는 너무나 익숙하고 뻔한 내용으로 진행된다. 예의 망하거나 어찌할 바를 모르는 인물이 등장한다. 그 앞에 귀인이 나타난다.

모든 사람들이 다 이렇게 되면 좋겠지만 거의 대부분 책에서나 가능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초반 50페이지 정도까지는 너무 익숙한 패턴으로 책이 진행되어 작정하면 1시간도 안 되어 읽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솔직히 이런 종류의 책이 베스트셀러가 된다는 사실이 좀 안타깝기도 했다. 이제 어느 정도 부자론이 알려질만큼 알려져 있어 더이상 새로울 것이 없는데도 이토록 소프트한 책들이 여전히 인기를 끈다는 사실이 신기하다.

나도 <후천적부자>(클릭하면 책 주문페이지) 책을 펴 내 부자에 대해 알려줬다. 그릇론에 대해 이미 책 내용으로 썼다. 자신의 그릇만큼 물이 찬다. 그릇이 작으면 아무리 물을 쏟아부어도 그릇을 넘치는 물은 전부 흘러 넘친다. 딱 그릇 크기만큼 물이 담긴다. 더 많은 물을 담고 싶으면 아주 간단하다. 더 큰 그릇이면 더 많은 물을 담을 수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돈도 똑같다. 

현재 내 자산이 일정 수준이라면 딱 그만큼의 내 수준이다. 그 이상 돈을 갖게 되면 흘러 넘치게 되어 있다. 로또에 당첨되어도 대부분 사람들이 부를 유지하지 못하는 이유다. 돈을 더 많이 모으고 자산을 축적하고 싶으면 내 그릇을 키우면 알아서 돈이 담겨 흘러넘치지 않는다. 돈이 흘러넘쳐 좋은 쪽으로 가도록 유도한다면 다른 이야기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능력 이상의 자산은 전부 중력에 따라 물이 흘러 넘쳐 돌아오지 않는다.

책에서는 중학생에게 돈을 1억 빌려 주겠냐는 식의 개념으로 설명한다. 능력이 되지 않는 사람에게는 누구도 그에 걸맞는 돈을 빌려주지 않는다. 또는 투자하지 않는다. 누군가 나에게 와서 투자를 요청할 때 그 사람의 크기만큼 돈을 투자한다. 반대로 생각해보자. 과연 내가 돈을 투자받으려고 할 때 얼만큼 사람들이 나에게 투자할 것인지 파악해보자. 그만큼의 딱 내 그릇의 수준일 수 있다. 정확하지 않아도.
분명히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중요한 요소일 수 있다. 나라는 사람을 믿고 돈을 빌려줄 수 있다면 그가 그만큼 돈은 충분히 감당할 수 있고 아무리 잘못되더라도 그 금액만큼은 돌려받을 수 있다는 신뢰다. 그가 당장 돈을 되돌려주지 못해도 시간이 걸릴 뿐 결국은 돌려받을 수 있을 정도의 돈을 빌려주려 한다. 나라는 사람은 과연 어느 정도인지 파악해 보면 내 그릇의 크기를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

다행히도 책은 일장 충고식의 설명을 하지 않는다. 가령 부자로 나오는 - 정확히 이야기하면 나중에 밝혀진 - 할아버지인 조커가 이런 저런 충고를 하지 않는다. 오히려 듣는다. 어떻게 자신이 은행을 다니다 창업을 하고 음식점을 성공시켜 승승장구하다 실패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해 준다. 그 과정이 꽤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크림 주먹밥을 만들기 위해 사전 조사를 하고 주방장을 섭외한다.

창업 컨설팅하는 친구를 통해 매장 광고도 자연스럽게 한다. 맛도 좋아 초기에 큰 성공을 거둔다. 매장은 한 개 더 오픈한다. 친구가 지역 방송국가 연결해 줘서 대박이 난다. 이에 더 과감하게 매장을 중심가에 오픈한다. 신선한 밥을 쓰기로 했는데 매장이 많아지며 효율화를 위해 포기한다. 크림 주먹밥은 한 때 유행하는 음식이라 점점 고객은 줄어든다. 여러 개를 한꺼번에 운영하다보니 어느 곳도 집중하지 못하며 매장은 전부 철수한다.

이제 모든 것을 포기하고 아내와 딸까지 포기했다. 자신이 실패한 이유를 찾기보다 오로지 실패했다는 것만 생각하며 살아갔다. 이제 주인공은 조커로 불리는 할아버지와 함께 이야기를 하며 중요한 것은 자신이 갖고 있는 크기에 맞는 노력을 하며 그릇을 키워야 했다는 것을 깨닫는다. 투자나 사업을 할 때 일시적으로 돈이 물밑듯이 쏟아진다. 자신의 성공을 확신하며 과도하게 키운다. 불행히도 그릇이 크지 않았기에 미봉책으로 쌓았던 크기가 무너지며 돈이 센다. 그것도 그 이상으로. 구멍까지 나면서.

꼭 부자라는 카테고리로 볼 필요는 없다.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세상이 다 그렇다. 자신의 그릇만큼 담을 수 있다. 인맥이든, 자산이든. <부자의 그릇>은 그 이야기를 한다. 막상 읽어보니 분명히 뻔하기는 했지만 재미있게 읽었다. 그것이면 족하다. 다시 한 번 되새김질하는 용도로 읽기에 좋을 듯 하다. 그런데  그릇을 도대체 어떻게 키워야하나. 답은 없다. 그걸 알면 벌써 내 그릇은 어마어마했겠지. 그렇기에 나는 어쩔 수 없이 '천천히 꾸준히' 내 길을 걸어간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후천적 부자의 한 챕터 내용인데.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역시나 우화는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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