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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의 힘 - 심리 치료





세가지 영역이 있다. 작품을 만든 사람이 갖고 있는 영역과 작품을 경험한 사람의 영역과 서로 공유하는 영역이 있다. 작가 자신이 생각하며 작품을 만들었어도 작품을 경험한 사람이 어떻게 느끼느냐는 다른 영역이다. 영역이 서로 겹칠 수도 있고 완전히 동 떨어질 수도 있다. 작품이 창작자에게서 발표된 후에는 이제부터 창작품은 작가의 것이 아니라 온전히 감상하는 자의 것이다. 꼭 창작자가 심오한 의미를 갖고 작품을 만들었을 것이라 생각할 필요는 없다.

별 의미없이 만든 작품을 사람들이 보고 열광하는 경우도 있고 대단히 심혈을 기울여 작품을 만들었어도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창작자는 만든다. 누가 알아준다면 운 좋게 오래도록 작품 활동을 할 수 있고 그렇지 못하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해야만 한다. 다른 영역과 달리 그림은 관람자의 영역이 많이 들어간다. 글은 어느 정도 창작자의 의도를 알아채기 쉽다. 음악은 선율이라는 것이 있어 어느 정도 느낄 수 있다.

반면 그림은 상대적으로 이를 알아채는 것이 쉽지 않다. 단순히 슬프다, 기쁘다와 같은 감정의 정서를 느끼는 정도를 뛰어넘어 그림의 해석이라는 영역에서 현대에 들어와서는 내 판단으로는 의식의 수준을 뛰어넘으려 하다 오히려 삼천포로 빠진 것이 아닐까도 싶다. 사진이 나오기 전고 사진이 나온지 얼마 안 되었을 때까지는 그나마 좋았는데 사진이 나오면서 사진과 다른 길을 가기 위한 여정이 너무 멀리까지 간 듯 하다.

나는 왜 그림에 관심을 갖고 있는가. 기본적으로 지적 허영이 아닐까라는 물음을 하게 된다. 다른 분야에 비해 그림쪽이 많이 부족하다고 느껴 관련 책을 읽었다. 그림의 역사를 알고 배경을 배우고 작가에 대해 공부하며 그림을 보는 눈이 달라졌을까. 덕분에 그림을 다양하게 보게 되었다는 긍정적인 측면은 있지만 처음부터 내가 생각한 그림은 내가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는 측면은 여전히 유효하다.

나는 내가 느낀 것을 중요하게 봤다. 그림 공부를 하며 누군가 이런 의미가 있고 작가가 이런 의도로 그림을 그렸다고 알려준다. 정작 작가가 그런 의미라고 이야기했다고는 보이지 않는다. 대부분 나중에 설명한다. 대체적으로 공통적으로 설명이 비슷하니 알려주는 설명이 맞을 것이다. 그럼에도 나는 내가 느끼는 것이 중요하지 남이 나에게 알려줘서 삽입하고 규정하는 것이 싫다. 문제는 내가 느끼는 것이 없다는 것.



가끔 그림을 그려보라고 한 후에 현재의 정신 상태나 마음 상태에 대해 파악하는 것을 본다. 단순히 그림을 그렸다고 이를 근거로 누군가를 판단하고 들여다 본다는 것에 약간 부정적이다. 복잡다단한 인간이 그렇게 단순할 수는 없다는 이유다. 그럼에도 그림을 통한 정신치료와 심리 치료는 현재 새로운 직업이 되었고 많은 분들이 이를 통한 치료의 효과를 보고 있다. 나도 물론 이유없이 그림을 그리지 않는다고 본다. 의식의 영역이든 무의식의 영역이든 무엇인가 표출되었다는 것은 일부가 노출되었다는 뜻이다.

<그림의 힘>의 표지는 쿠스타프 클림트의 <꽃이 있는 농장 정원Farm Garden with Flowers>이다. 미술 치료를 받으러 온 스트레스 상담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이 꽃 그림이라고 하는데 그 중에서도 최고로 뽑혔다고 한다. 다시 한 번 그림을 보는 것을 어떨까하는데 이런 식으로 책은 다양한 상황에 맞는 그림을 알려준다. 그림에 대한 역사를 소개하고 작가에 대해 소개하는 내용도 있지만 그 보다는 왜 이 작품이 그러한지를 설명한다.

일의 행복을 위하여. 부드러운 사람 관계를 원하다면. 돈, 인생의 가장 긴밀한 친구가 되다. 시간에 대한 긍정으로. 내 고유의 리듬을 되찾고 싶다면. 이렇게 총 다섯 부분으로 나눠 다양한 상황을 제시하고 이에 걸맞는 작품을 선 보인다. 어떤 그림은 저자의 설명에 공감하고 그림을 보며 나도 모르게 동화되기도 하고 어떤 그림은 저자의 설명에 다소 갸웃하기도 했다. 이는 철저하게 개인적인 편차가 있기에 그럴 것이다. 아님, 내 자아가 (무)의식적으로 거부했거나.

몇 몇 작품은 다른 곳을 통해 접했고 어떤 작품은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했다. 아무래도 알고 있던 작품이 보다 친숙하게 느껴지고 그림에 대한 설명이 보다 쏙쏙 들어왔다. 미술 작품에 대한 역사와 해석을 위한 책에서 작품에 대해 설명하는 것과 달리 <그림의 힘>은 설명 자체는 똑같을지라도 그에 따라 우리가 어떤 식으로 이 그림을 받아들이고 어떤 심리 상태가 된다는 것을 알려준다. 그 점이 참으로 유익했다. 책에 소개된 작품을 따로 어딘가에서 갖고와서 필요에 따라 그 그림을 보여주거나 본다면 좋겠다는 판단이 들었다.

미술과 심리가 결합된 책이라 미술사뿐만 아니라 작가와 작품에 대한 설명을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심리학자들과 용어까지 보게 된다. 굳이 그것까지 알 필요는 없겠지만 여러모로 다양한 부분을 알게 된다. 유명 화가의 유명 작품에 대한 감상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그 작품을 보면 어떤 심리 치료가 되는지 알려준다는 점에서도 무척이나 신기하고 그림을 다르게 볼 수 있는 측면도 갖게 된다. 

색깔에 따라 우리가 느끼는 감정도 알려주고 선호하는 색에 따른 상태도 파악할 수 있게 해 주고 작품 속에 있는 색이 - 작가가 의도했는지 여부는 모르겠지만 - 작품을 관람하는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설명한다. 끝으로 내 닉네임에 들어가는 '핑크'하면 행복을 빼 놓을 수 없다고 한다. 선천적으로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긴장을 누그러뜨리는 색이기 때문이란다. 상당히 많은 여성들이 그냥 좋아하는 색이기도 하고. 내 닉네임인 '핑크팬더'처럼 행복했으면 한다. 이 글을 읽는 사람과 나를 아는 사람과 내 블로그에 오는 사람들이.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그림을 통해 심리적인 치료를 할 수 있는 많은 그림이 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계속 보다보니 반복의 연속이라 살짝 지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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