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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릭 스튜디오 - 산술평균 기하평균


알고리즘에 따라 투자를 하는 세계는 많이 알려졌다. 한국에도 꽤 많은 사람과 기관에서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퀀트라고 하여 물리학자들이나 수학자들이 프로그램을 짜 기계적으로 투자를 한다. 이와 관련된 저술은 번역서들이 대부분이다. 국내 저자중에 알고리즘을 통해 투자하지만 이에 대한 설명보다는 자신이 노력했다는 것에 좀 더 방점이 찍혀있는 책이다. <문병로 교수의 메트릭 스튜디오>는 이에 반해 직접 자신이 프로그램한 모든 데이터를 전부 공개한다.

투자 관련 책을 나도 펴 냈지만 미국 저자들과 국내 저자들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방대한 데이터의 차이점이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외국은 특정 주제를 저술하기 위해 관련된 다양한 사례를 모으고 연결시킨다. 저자 혼자만의 능력도 있지만 팀으로 함께 만들기도 하고 이런 부분만 찾아 주는 팀도 출판사와 연결되어 있는 듯 하다. 반면에 국내 저자들의 책은 - 대표적으로 나!! - 데이터 따위는 무시하고 오로지 감성에 호소하는 경향이 크다. 데이터도 데이터로 비교할 수 없는 데이터인 경우가 많다.

그런 면에서 <문병로 교수의 메트릭 스튜디오>는 데이터 천국이다. 자신의 주장을 펼치기 위해 온갖 데이터를 잔득 들이민다. 이래도 내 말이 틀려!라는 느낌이었다. 감히 이토록 온갖 데이터를 보여주면 내 주장의 정당성과 확실성을 밝히는데 반대 의견을 제시하려면 제시해 보라는 자신감마저 느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매 챕터마다 자신의 주장을 위한 데이터뿐만 아니라 반대 주장을 할 사람을 위한 데이터까지 스스로 보여준다.

책은 준비한 기간이 어느 정도 인지 모르겠지만 원고 자체를 2~3년 동안 썼나보다. 그 와중에 데이터를 변경하기도 하고 너무 전문적인 쪽으로 흐를 염려가 있어 삭제한 부분도 많다고 한다. 현재 외국에서 가장 핫한 헷지펀드 매니저들이 전부 수학과 물리출신으로 알고리즘을 적용해서 수익을 올린다. 수익과 손실이 날 확률을 측정하고 엄밀하게 수익이 날 가능성에 좀 더 베팅할 수 있는 최적화 한 상태에서 끊임없이 조절하며 손실보다 수익을 내려 노력한다.

투자 시장에서 수익을 내는 방법은 루머와 잡음을 얼마나 제거하는냐와 선별하느냐이다. 잡음을 잡음으로 볼 것인가, 잡음 속에 포함된 의미를 파악해서 선택을 할 것인가 여부다. 이런 의미에서 인간의 인지작용은 잘못 발동할 수 있기에 적당한 알고리즘을 통해 프로그램이 선별하는 것이 인지능력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 이런 연구로 수익을 내는 것은 또 다른 측면인데 책 저자인 문병로씨는 옵투스투자자문을 통해 코스피를 능가하는 수익을 낸다고 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산술평균과 기하평균이다. 산술평균으로 돈을 벌면 안되고 기하평균으로 돈을 벌어야 한다. 흔히 50% 수익이 났다고 막연히 이야기하면 잘 못되었다. 정확히 그 산술평균에 의한 수익인지 기하평균에 의한 수익인지를 말해야 한다. 그 이유는 바로 투자는 수학에서 계산할 때와 다르기 때문이다. 흔히 숫자에서 평균 50%는 대부분 양의 숫자만으로 이뤄진 데 반해 투자에서는 마이너스와 플러스가 반복되며 합산된다. 산술평균이 아닌 기하평균으로 투자 수익을 바로볼 줄 알아야 하는 이유다.
책에 나온 개념에 이런 것이 있다. 투자를 할 때 몰빵이라는 표현을 하는데 이런 방법은 장기간 투자할 때 오히려 마이너스가 된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1억을 갖고 투자하는 2명이 있는데 한 명은 1억을 갖고 50% 수익과 손실이 난다. 또 다른 자신의 갖고 있는 자산의 반만 투자를 한다. 둘 다 1년 기준이다.
자산 전액 투자를 하면
50% 수익이 나면 1.5억 
50% 손해면 나면 7,500만 원 
50% 수익이 나면 1억 1,250만 원
50% 손해가 나면 5,625만 원

자산 반만 투자를 하면
50% 수익이 나면 1.25억
50% 손해가 나면 3,125만 원에 남은 6,250만원을 합치면 9,375만 원
50% 수익이 나면 7,031만 원에 남은 4,688만 원을 합치면 1억 1719만 원
50% 손해가 나면 2,930만 원에 남은 5,860만 원을 합치면 8,790만 원

시간이 지날수록 1억 전액을 투자한 사람과 반만 투자한 사람의 자산 차이는 갈수록 벌어진다. 자산의 반만 투자하는게 처음에는 다소 느린 듯 하지만 갈수록 전액을 투자한 살마에 비해 훨씬 더 큰 차이가 난다. 이걸 이겨낼 수 있는 방법은 레버레지를 활용하는 거다. 그런 이유로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이 대출을 활용한다. 이론과 달리 현실 세계에서는 다소 다른 점이 있다. 레버레지는 한 방에 훅 갈 수 있고 극단값을 왔다 갔다 하지만 대체적으로 성공한 많은 사람이 활용한 방법이기도 하다.

책에서 제일 중요한 사람은 켈리다. 켈리 공식을 만든 사람으로 효율적 자산 시장의 대척점에 있다. 10년 전에 읽었던 책에서 알게 되었는데 한동안 다소 눈에 띄지 않았는데 우연인지 몰라도 최근에 읽는 책에서 계속 등장하고 만나게 된다. 켈리 공식으로 투자를 하면 성공한다는 거다. 이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을 한다. 효율적 시장이 말도 안된다고. 그 뿐 아니라 가치투자자들이 신봉하는 재무제표에 따른 투자와 차트 투자자들이 하는 방법을 놓고 각종 데이터를 만들어 검증한다. 정확한 데이터를 위해 2000년부터 시작해서 2012년까지 주식 시장의 데이터로 검증한다. 방대한 데이터로 보여주니 딱히 할 말이 없다.

한국 자산시장의 성장을 볼 때 2017년 정도가 되었을 때 주가 지수가 3,000이 될 수 있다고 한다. 그 전에 된다면 과거 역사를 보더라도 자산 시장이 아직 성숙하지 못해 다시 떨어질 수 있다고 한다. 물론 2017년도 여러 변수가 있어 확실한 것은 아니며 기초 자산을 볼 때 그러하다는 거다. 전체 주가 지수를 놓고 투자하는 방법에만 데이터를 보여주고 있어 개별 기업에 적용한 데이터를 보여주지 않아 그 점은 좀 아쉽지만 아마도 개별 기업에 대한 투자보다는 전체 자산의 데이터를 갖고 알고리즘을 만들어 투자해야 보다 정확하게 안전하기 때문일 거다. 개별 기업은 변수가 너무 많이 작용할 테니.

갈수록 알고리즘에 따른 트레이딩으로 투자 수익을 내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 다행이라면 이들의 수익은 엄청나지만 대부분 개별 기업이 아닌 전체 자산이나 특정 섹터에만 국한하여 프로그램을 돌린다는 거다. 나와 같은 개인 투자자는 개별 기업에서 투자수익을 노려야한다. 한편으로는 전체자산을 근거로 투자하는 것이 훨씬 안전하고 쉽다고 하는 사람도 있어 해 본적은 없지만 관심은 간다. 돈이 된다고 하니. 투자라는 것은 끝이 없는 출구와 같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데이터로 도배가 되어 질린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방대한 데이터에 입이 벌어진다.


<메트릭 스튜디오>에서 소개한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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