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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공부하는가 - 공부생태계


나는 왜 공부라는 단어가 눈에 들어오면 시선이 가는걸까. 중고등학교때 공부에 취미가 없었고 관심도 없어 책상에 앉아 있기만 했지 공부를 제대로 한 적이 없다. 성적은 늘 중위권. 평범이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학생 그 자체. 존재감도 없고 나를 기억하는 동창생도 없을 것이다. 선생들도 마찬가지고. 그저 책을 좀 읽고 있다. 책을 읽다보니 이 부분이 공부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책상에 앉아 필기도구를 갖고 무엇인가 해야만 공부는 아니다.

스스로 책을 읽어가며 조금씩 지식을 쌓아가고, 쌓인만큼 확실히 과거와는 다른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을 느끼며 공부의 효용성을 알게되었다. 하지만 이게 꼭 공부라는 의식을 하지는 않았다. 공부라는 행위를 어느 부분까지 확장해야 할지 정확히 모르겠지만 내가 책을 읽는 것은 공부의 일종이라고 본다. 다양하게 공부하는 방법이 있지만 그 중에서 개인이 혼자서 할 수 있는 가장 최고의 방법이라 믿는다.

공부를 어떻게 해야 잘 하는것인지 알게 되고 시험은 어떤 식으로 치뤄야 하는지 깨닫게 되면서 더욱 공부라는 것에 관심을 저절로 갖게 된다. 나도 모르게 공부와 관련된 책에 눈이 간다. 조금이라도 더 효율적으로 공부하는 방법을 알고 싶은 욕심인지도 모르겠다. 내가 미련한건지 몰라도 시험을 위한 공부에서 효율적인 것은 있을지 몰라도 그 외에는 효율적인 방법은 없다. 힘들지만 지루하고 반복적인 과정을 거쳐야만 한다. 

공부라는 단어때문에 <왜 공부하는가>가 계속 눈에 들어왔다. 저자에 대한 아무런 선입견은 없지만 그래도 갖고 있는 이미지는 분명히 있었다. 건축쪽 일을 하고 있고 방송이나 뉴스에도 꽤 나온 인물이다. 그 말인즉 성공한 인물이라는 뜻이다. 본인이 아닌 타인이 이야기하는 성공이 성공일 것이다. 스펙도 화려하다. 국회의원까지 했으니 더욱. 이런 것이 영향을 분명히 미쳐겠지만 그와는 상관없이 그저 공부라는 단어로 이 책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있었다.

내용이 예상과는 솔직히 좀 달랐다. 자신의 일대기를 썼다고 해야할까. 제목이 <왜 공부하는가>라서 이에 대한 자세하고 구체적이며 방법론적인 이야기를 기대했는지도 모르겠다. 성공한 인물이니 공부를 통해 성공한 방법을 읽고 싶은 속물적인 근성과 훔쳐보기였는지도 모르겠고. 어릴때 공부에 대해 관심이 없었고 중위권이였다고 한다. 어릴 적 결심 중 하나가 "내가 크면, 절대로 말을 못해서 답답해하는 상황은 만들지 않을 꺼야!"
고 2 겨울방학에 "앞으로 1년 동안, 오직 공부만 하리라!"는 결단을 내렸다. 동기는 단순했다. "그래도 대학은 가야 내가 그리 원하는 독립을 할 수 있지 않겠어?" 1년 동안 눈만 뜨면 공부를 해서 점점 점수가 올라가고 출제자의 의도까지 파악할 수 있는 단계까지 갔다고 하니 나로써는 솔직히 다른 나라 이야기다. 그 경험이 밑바탕이 되어 저자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되었고 서울대를 갔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게 단순히 1년 공부해서 가능한가라는 감탄과 넘사벽이라는 느낌은 여전하다.

김진애씨에게 가장 중요한 기간은 MIT에서 공부를 했던 기간이다. 공부 생태계라는 표현을 한다. 교육과 연구와 교류와 창업과 비즈니스와 네트워크가 얽히고 설킨 거대한 공부생태계. 그곳에서 공부해야 할 모든 방법에 대해 배웠고 엄청난 노력파와 천재들이 어떤 방법으로 공부를 했고 이를 실전에서 활용하고 비즈니스로 연결시켰고 성공했는지를 직접 목격했다. 그 이후에 가장 도움이 되었던 것은 창업이라고 한다.

창업만큼 공부할 수 있는 끝은 없다고 하는데 일견 맞는 말이다. 자신이 직접 돈을 들여 창업을 하고 망할 수 있다는 가정은 공부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보다 더 확실한 공부방법은 없다. 동의한다. 내 돈이 들어가면 공부를 하게 된다. 그것도 투입된 돈이 회수는 커녕 빚까지 질 수 있으니 공부를 할 수 밖에 없다. 단순히 자신의 분야에 대한 심층적인 공부뿐만 아니라 관련된 모든 분야에 대해 피를 토하며 공부할 수밖에 없다. 안하면 끝장이니.

자기 계발과 동기 부여가 결합된 공부 이야기에서 어김없이 등장하는 단어는 '미쳐라!'다. 불광불급이라고도 한다. 역시나 이 책에서도 1년만 미치라는 표현을 한다. 잠 자는 시간도 하루에 4~5시간, 그 외에는 모든 정력을 자신이 하려는, 하는 분야에 쏟으라고 한다. 지금까지 그래 본 적이 없어 그렇게 하면 어떨까하는 궁금증은 늘 갖고 있다. 성공한 모든 사람이 그런 말을 하는 걸 보면 진실일거다. 그럼에도 내 성향이 정신 못 차리고 여전히 1년을 미치진 못한다. 그저 미치지는 않아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하자는 정도다. 

공부를 단기간에 탁월한 실적을 내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는데 난 그래 본 적이 없고 회의적이다. 공부에 끝이 없고 사상누각처럼 오래 가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느리고 더디가더라도 천천히 쌓아올리고 싶다. 절대로 쌓아 올린 탑이 무너지지 않았으면 할 뿐이다. 지금까지 경제, 경영 공부를 한지 10년이 넘었는데 여전히 아무것도 모르겠고 더더욱 모르겠다. 내가 무엇을 아는지 모르는지도 잘 모르겠다. 가끔 가능하다는 분을 만나면 경외에 찬 눈으로 바라본다. "그게 정말 가능해? 난 왜 안되지!"하며 내 한계에 절망하고 좌절한다. 언제 난 그런 경지에 오를 수 있을까에 대해. 그것도 꽤 짧은 시간에 집중적으로 하면 된다고 하니 더더욱.

공부에 대해 읽지 말고 공부를 해야 한다. 정답을 눈 앞에 두고도 가끔 이렇게 흥미가 동한다. 공부와 관련되어 언급하는 사람 이야기에 여전히 관심의 끈을 놓치 않는 것은 내가 몹시 유아기라는 뜻인지도 모른다. 그냥 하면 되는 공부인데 말이다. 나보다 여러 면에서 뛰어난 사람이 하는 공부이야기는 궁금하다. 딱히 비결이나 기가막힌 해법을 알려주지 않지만 그래도 읽으면서 참조하게 된다. 공부에는 끝이 없고 한계가 없고 중단이 없다. 그러니 아마도 읽고 보고 듣고 쓰고 있다.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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