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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저, 비즈니스에 답하다 - 고영성 저자


책을 읽으며 질투했고 다 읽은 후 좌절했다.

<명저, 비즈니스에 답하다>는 책을 소개하는 책이다. 올 해 이런 분야의 책을 내기로 출판사와 이야기가 진행되었으나 결국에는 취소되었다. 서로 원하는 방향이 달랐다. 나는 많은 책을 소개하기 원했고 출판사는 적은 책으로 내 투자 이야기를 녹여내길 원했다. 처음에 전자출판으로 이야기되던 것이 종이출판으로 옮기면서 오히려 판이 변질되었다. 100권 정도의 책을 책 분량으로 2~3페이지에 걸쳐 소개해서 책 내용과 내 소감과 읽으라고 추천하는 형식을 원했던 나는 아직 포기하지는 않았다.

막상 <명저, 비즈니스에 답하다>를 읽고 포기하는 것이 맞는 것이라는 판단도 든다. 이런 책을 출판하지 못할 바에는 어정쩡한 책이 될 가능성이 큰 것도 사실이다. 굳이 내가 소개하는 책을 읽어야 할 이유는 없을테니 말이다. 내가 사회 저명인사나 유명인사도 아니고 말이다. 그나마 다른 독서 리뷰어보다는 경제, 경영분야의 책을 훨씬 더 많이 읽고 리뷰 올린다는 변별성을 제외하면 없다. 그런 이유로 이 책을 읽고 고민을 하게 된다.

한편으로 이 책에 소개된 저자들이 <명저, 비즈니스에 답하다>를 읽으면 좋아할까라는 생각도 든다. 다행히도 책에 소개된 대부분 저자와 책이 외국 번역물이라 읽지는 못하겠지만 식겁할 것이다. 이토록 책의 내용을 정확하게 핵심만 알려주면서도 굳이 책을 읽지 않아도 될만큼 필요한 부분은 머리에 쏙쏙 들어오게 썼으니 저자 입장에서는 난감하지 않을까. 자신의 책을 읽지 않고 이 책을 읽어도 충분히 책의 내용을 전부 알게 되고 저자가 말하는 바를 이해할테니 말이다.

책에서 소개된 명저들을 내가 읽지 않았다면 이런 말을 하지 않겠지만 책에 소개 된 상당부분의 책을 읽었기에 하는 말이다. 그저 책의 내용을 나열하고 소개하는데 그쳤다면 이런 칭찬을 하지 않겠지만 저자 자신의 사례도 소개하며 책의 중요부분을 발췌하고 비슷한 책이나 최근 벌어지는 현상, 책이 나온 후 가장 최근의 사례까지 포함하여 책 내용을 알려주고 있다. 완전히 책을 재해석하고 분해해서 편집하고 새롭게 만들었다는 표현이 적절하다.

가끔 책의 요약본을 본다. 책에서 중요한 부분만 따로 편집한 책이다. 분량도 분량이지만 쓸데없는 부분은 제거하고 요약해서 100페이지로 요약하기도 하고 10페이지로 요약하기도 한다. 그저 요약을 할 뿐이다. 바쁜 현대인에게 그런 방법으로 독서를 하는 것도 나쁠 것은 없지만 나는 별로다. 책을 제대로 읽어야 독서를 한 것이지 요약을 읽거나 속독으로 휘리릭 읽을바에는 아예 읽지 않는것이 낫다.

책을 읽으며 각자 사람마다 받아들이는 부분이 다르다. 그런 점을 감안해도 <명저, 비즈니스에 답하다>만 읽어도 충분하다고 난 느낀다. 요약과 달리 소개하는 책의 저자가 어떤 의도로 책을 썼으며 대중에게 알리려 하는지 저자 머리 위에서 들여다보고 정확한 지점을 저자 대신에 소개한다. 저자가 미처 못했던 점을 보완까지 해 주면서 책을 설명하고 있으니 저자 입장에서는 고마워해야 할까.
최근 저자는 <고영성의 뒤죽박죽 경영상식>을 한 달정도 전에 출판했다. 그런 후에 곧장 이 책이 나왔다. 이렇게 짧은 시간에 다작이 나오면 책의 질이 다소 부족한 것이 대부분 저자들이 갖는 한계다. 한 달 차이로 두 권이 나왔으니 둘 중에 하나는 책의 수준이 떨어지거나 역시나..라는 소리를 듣게 되어 있는데 결코 그렇지 않은 책을 두 권 펴냈다. 원래 이 책이 먼저 나왔어야 했다고 한다. 저자를 다행히 알고 있어 이야기를 나누니 그랬다.

동시에 두 권을 거의 같은 시기에 세상에 내 놓은 것은 그만큼 책에 대한 자신이 있기에 가능하다. 책을 읽어보니 실제로 그렇다. 책을 읽고 흠 잡기는 커녕 책의 내용에 감탄하며 읽었다. 이미 책의 내용을 저자 블로그로 읽기도 했지만 뜨문 뜨문 가끔 읽었던 것과 달리 한 번에 몰아서 집중적으로 읽으니 더더욱 머리에 잘 들어오고 읽었던 책은 되새김질을 하며 잊고 있었던 것을 다시 환기해준다.

아직 읽지 않은 책은 꼭 읽어야 하나라는 생각도 들지만 - 워낙 자세하고 친절하게 알려줘서 - 읽어야겠다는 판단도 든다. 문제는 저자가 알려준 통찰력을 내가 깨달을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다행히도 나는 이미 소개한 책에서 중요한 부분이 무엇인지 알고 읽는 것이라 헤매며 읽지는 않을 것이다. 궁금했던 점은 이 책에 소개한 책들이 어떤 관점과 이유로 선택했느냐다. 단순히 좋은 책이라 소개한 것인지, 저자가 읽었던 책 중에서 엄선해서 선택한 것인지, 특정 목적으로 갖고 선택한 것인지에 대해서 궁금했다.

소개하고 있는 책들이 다양한 분야지만 잘 살펴보면 분명히 서로 연관성을 갖고 있다. 의사결정, 마케팅, 리더십, 경영전략, 혁신&창의성, 소비, 세일즈, 대인관계, 자기계발, 메가트렌드가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함께 생각할 부분이지 딱 한 분야만 따로 떼어 움직이거나 생각할 수 있는 분야는 아니다. 의도적인지는 몰라도 책의 순서도 순차적으로 되어 있다. 처음부터 이런 기획을 갖고 책을 선택해서 하나씩 블로그에 올렸다면 그것도 엄청나게 대단하다.

마케팅에 계속 관심을 갖고 있어 책에서 소개한 <컨테이저스 : 전략적 입소문>은 블로그에 소개될 당시에도 관심을 가졌는데 꼭 읽어야겠다. 이렇게 읽은 책을 해체수준으로 다시 리뷰를 써야 제대로 된 리뷰고 책의 내용이 자신의 살과 뼈가 되어 체화 될 것이다. 내가 쓰는 리뷰는 거의 걸음마 수준으로 느껴진다. 책 전체에서 핵심부분만 발췌하고 책을 읽지 않아도 책을 읽은 것과 같이 제대로 소개하는 방식을 현재 시도하려고 생각만 하고 있는데 절망이다.

경제 경영 분야의 책에 관심있고 어떤 책을 선택해야 할지 잘 모르는 사람, 각 분야에서 가장 유명하고 도움이 될 책을 읽고 싶지만 시간이 없는 분들에게 <명저, 비즈니스에 답하다>는 가장 적절하고도 최고의 선택이 될 것이다. 한 권으로 수 십권을 읽을 수 있는 기회가 책에 담겨있다. 그것도 소개하는 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각 책에 담겨있는 철학을 알려주면서도 이 책 저자가 갖고 있는 통찰까지 덤으로 준다. 

지금까지 책을 읽고 내 생각을 리뷰로 쓰고 책을 읽으라고 소개하는 선에만 그치고 내용을 자세하게 푸는 것은 책에 대한 예의가 아니고 직접 읽는 것 이상은 없다고 생각했다. 책을 너무 자세하게 소개하면 좋은 책을 오히려 안 읽을 가능성도 있다는 터무니 없는 생각을. 하지만, <명저, 비즈니스에 답하다>처럼 쓴다면 소개하는 책을 안 읽고는 못 배길듯하다. 세상은 넓고 좋은 책은 널려있고 대단한 저자도 많다. 안타깝게도 좋은 책이 널리 많은 사람들에게 선택되지 않는다. 이 책은 널리 선택되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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