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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콘서트 - 정재승


돌고 돌아 읽었다고 해야 할까? 국내에서 가장 유명하고 많은 사랑을 받은 <과학 콘서트>를 이제서야 읽었다. 한국 과학자 중에 유명한 몇 명중에 가장 젊은 과학자가 정재승이다. 정재승의 특이한 점은 단순히 과학자로 유명한 것이 아니라 박학다식으로 유명하다고 해야할까. 과학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책을 썼다. 그 출발점이 이 책 <과학콘서트>라 할 수 있다. 책이 나온지 어느덧 10년 넘어 2011년에 10주년 기념으로 개정증보판을 읽었다.

책을 다 읽을 때까지 개정 전과 어떤 차이가 있는줄 몰랐는데 마지막에 따로 섹션을 둬서 10주년에 걸맞는 내용을 첨가했다. 어떤 우여곡절이 있는지 모르겠으나 출판사도 변경되어 출판이 되었다. 책들 중에는 언제 읽어도 상관이 없는 책이 있지만 시대가 꽤 지난 후에 읽게 되면 늦었다는 감정을 가지며 읽게 되는 책이 있다. 이 책은 내가 너무 늦게 읽었다는 판단이 들었다. 책에 나오는 내용이 신기하고 새롭지 않고 이미 익숙히 알고 있는 내용이었다.

분명히 내가 선택해서 읽고 있는 책은 과학에 관한 책이라 여겼는데 아무리 읽어도 이 책이 과학에 관한 책인가에 대해 혼돈이 왔다. 과학 이야기가 전혀 나오지 않는다고 느꼈다. 이상하게 과학에 대해 알려주는 책이라 여겼는데 전혀 아니었다. 정통 과학에 대한 책이 아니라 과학이 우리 실생활에 밀접하게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책이라 그랬던거다. 스스로 인지하지 못했다. 얼마나 과학이 우리 실생활에서 가깝고 밀접하게 연결되었는지 깨닫지 못할 정도로 근접한거다.

책에서 언급되는 수많은 사례들을 이미 다양한 책을 통해 접하고 알고 있었다. 그 내용이 과학이라고 전혀 생각지도 못하고 알고 있던 것들도 있었고 물리가 다양한 분야와 접목되어 느끼지도 못할 정도로 실생활에서 영향을 끼치고 있던거다. 과학이라고 하면 어딘지 하얀복장에 실험실에서 각종 도구를 만지며 실험하는 이미지를 떠올리지만 물리로 가면 상상이 더 중요하고 생각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우리가 살아가는 생활에서 벌어지는 모든 것을 과학적으로 풀어내는 학문이라 봐도 무방하다. 더 거창하고 거룩하고 위대한 많은 것들을 연구해서 밝히는 학문이지만.

채에 나오는 목차를 봐도 얼마나 풍부하고 다양한지 알 수 있다. 여섯 명만 거치면 누구나 아는 사이라고 하는 케빈 베이컨 게임, 머피의 법칙, O.J심슨 살인 사건을 통해 통계학의 어리석음을 알려주고, 토크쇼 방청객이 여자로 구성되어 있는지를 밝히고, 아인슈타인이 뇌를 단지 15%밖에 쓰지 않았다는 신화같은 거짓말을 설명하고, 잭슨 폴록을 통해 미술과 과학의 연결을 보여주고, 미개하다고 여기는 아프리카가 가장 어렵다는 프랙털로 구성된 것을 설명한다.
전혀 관련성이 없어보이는 자본주의와 과학을 연관성, 이로 인해 복잡계와 금융 공학이 발달하고 전혀 인지하지 못하는 교통 정체도 과학을 접근한다. 소음이 필요한 이유를 과학적으로 증명한다. 과학을 알려주기 위해 문화, 예술, 경제 등등 전방위적으로 날개를 펴 과학과의 연계성을 알려주기에 내가 지금 읽고 있는 책이 과학책인지 혼돈이 될 정도다. 의식하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을 뿐이지 과학은 언제나 우리 옆에 있다.

이 중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개념은 프랙털이다. 이 책말고도 다양한 책에서 프랙털에 대한 개념을 알려주고 접근하는데 이 책에 나온 내용으로 보다 자세하게 들어가면 다음과 같다. 무질서의 질서라고 할까. 세부 구조들이 전체 구조를 되풀이 하는 형상을 말한다. 눈 결정을 보면 육각형이다. 눈 결정을 현미경으로 확대해도 육각형 결정이 계속 되풀이된다. 이런 형태는 조개껍데기 위에 그려진 패턴이나 소라의 소용돌이 구조는 물론이고 브로콜리의 모양도 프랙털 패턴으로 되어 있다.

유클리드 기하학은 질서정연하고 명확한 구조를 가져 서양 수학자들이 일찍 발견했지만 프랙털 패턴은 쉽게 발견되거나 만들어내기 어려워 그 특징을 정량화하기도 쉽지 않았는데 서양 수학자들이 1970년대 중반에 발견한 것과 비교하여 아프리카는 오래 전부터 프랙털 구조를 의식하고 있었고 자신들의 삶에서 적용했던 것이다. 인간에게 친숙하고 대중적으로 성공한 음악에서도 프랙털이 나타난다.

음의 변화 폭이 크게 전개되는 것이 아니라 한 음 다음에 오는 음은 첫번째 음이 있는 근처의 낮은 음이나 높은 음으로 순차적으로 옮겨진다. 이런 식으로 프랙털로 구성된 곡뿐만 아니라 우리가 받아들이는 모든 아름다운 것들이 그렇다. 모든 것들이 순차적으로 반복되며 서서히 변화한다. 단어에서도 주로 쓰는 단어는 어느 언어든 숫자가 정해져 있다. 과일 사과로 인해 파생되는 단어들이 점차 증폭되어 다양한 단어를 만들며 순차적으로 언어가 증가한다. 갑자기 사과와 전혀 관련이 없는 단어가 하늘에서 뚝 떨어지지 않는다. 80대 20의 법칙인 파레토 법칙도 결국에는 프랙털의 다른 이름이라 할 수 있다.

유독 프랙털에 대해 자세하게 언급한 것은 프랙털 단어가 나온 다음부터 <과학 콘서트>는 전적으로 프랙털구조로 연결되고 언급되어 점차적으로 설명하기 때문이다. 프랙털에 대해 듣기는 했지만 제대로 개념을 잡고 알지는 못했는데 이번 기회에 기초적인 지식을 쌓게 되었는데 아주 유용하게 다음부터 다른 책에서 배울 수 있을 듯 하다. 어떻게 보면 기본이 중요하다는 뜻도 된다. 작은 것을 잘 해야 모여 큰 것도 잘 할 수 있다는 이 자기계발적인 결론!!

책 서두에 정재승은 이 책을 읽고 매 챕터마다 좀 더 자세한 정보를 알고 싶은 분들에게는 더 자세한 정보를 직접 찾았으면 좋겠다고 하는데 귀찮아서 단 하나도 찾지는 않았다. 직접 찾아 정보를 얻으려고 노력한 사람이 있을까라는 궁금증도 생긴다. 과학책을 집어들어 읽었는데 과학책을 읽지 않았다는 느낌이 드는 것이 책의 최대 장점이 아닐까한다. 워낙 여러 분야가 짬뽕으로 섞여있어 처음 접하는 사람은 쉽지 않겠다는 판단도 들지만 쉽고 친숙한 분야와 과학을 접목했기에 재미있게 읽을 수도 있을 듯 하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과학책이 맞는건가?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과학은 기본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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