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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펙트 데이즈 야쿠쇼 코지

완벽한 날이라는 개념은 과연 실재하는 것일까요? 한 사람의 삶이나 생활을 두고 '완벽하다'라고 단정 짓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본인조차 자신의 삶을 완벽하다고 판단하기 어려운데, 타인이 함부로 평가하는 것은 더욱 어불성설입니다.
타인의 삶을 섣불리 평가하는 행위는 결국 자신의 가치관을 투영하는 것에 불과합니다. 타인의 삶이 아무리 부족해 보이더라도, 당사자는 매일 행복을 느끼며 살아갈 수도 있습니다. 함부로 잣대를 들이대며 평가하는 사람이야말로 오히려 불행한 삶을 살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영화 '퍼펙트 데이즈'의 주인공 히라야마의 삶은 어떨까요?
히라야마는 도쿄에서 공공 화장실을 청소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갑니다. 그의 직업 특성상 휴일은 없어 보이지만, 정확한 근무 시간이 정해져 있습니다. 50대가 되면 누구나 각자의 사연을 품고 살아가기 마련입니다. 우리는 현재의 모습만 보고 타인을 판단하지만, 그들이 과거에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전혀 알 수 없습니다.
겉모습만 보고 누군가를 판단하는 것은 어리석은 행위입니다. 야쿠쇼 코지가 연기한 히라야마의 과거는 영화에서 전혀 드러나지 않습니다. 다만, 조카가 가출해서 왔을 때 그를 찾아온 동생이 운전기사를 대동한 모습에서 그의 과거를 짐작할 수 있을 뿐입니다. 결혼 여부조차 알 수 없지만, 그는 항상 책을 읽고 팝송을 들으며 카메라로 사진을 찍습니다.
화장실 청소를 할 때도 그는 최선을 다해 깨끗하게 일을 처리하며, 얼굴에는 그늘이 전혀 없습니다. 그는 자신의 일에 만족하며 살아가는 듯합니다. 그의 나이는 50대 중반에서 60대 중반 사이로 추정됩니다. 그는 혼자 조용한 집에서 TV도 없이 화초에 물을 주며 소박하게 살아갑니다.
그는 특별한 전자 기기 없이 알람 소리 없이 잠에서 깨어나는 듯합니다. 그는 일하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많은 사람들이 꿈꾸는 경제적 자유를 누리며 살아갑니다. 그는 누구에게도 얽매이지 않고 여유롭게 하루를 보내는 것처럼 보입니다. 제가 보기에 그의 삶에서 가장 행복한 점은 아침에 일어나 해야 할 일이 있다는 것입니다.
단순 노동을 통해 소소한 스트레스를 해소하며, 그는 스스로 만든 도구를 사용하여 더욱 효율적으로 일합니다. 그는 따로 요리를 해 먹지는 않지만, 매일 다양한 식당에서 식사를 해결합니다. 그는 자주 가는 단골 식당에서 주인들과 친근하게 지내는 듯합니다.
혼자 사는 사람은 외로움을 느끼기 쉽지만, 그는 사람들을 만나도 굳이 많은 이야기를 나누려 하지 않습니다. 필요한 말만 하고, 그 외에는 침묵을 지킵니다. 다만, 자주 만나는 사람과는 다소 친밀하게 대화를 나누기도 합니다. 그는 누구를 만나든 항상 친절한 미소로 응대하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매일 똑같은 일상이 반복되는 삶을 지루하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주인공 히라야마의 삶도 그렇게 보일 수 있지만, 그는 매일 다른 삶을 살아가는 듯합니다. 영화 내내 히라야마가 가는 길은 뻥 뚫려 있고, 반대편은 막혀 있습니다.
그는 남들과는 다른 길을 걸어가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는 큰돈을 벌지는 않지만, 소소한 수입에 만족하며 살아갑니다. 우리는 10년, 20년 후를 내다보며 조급하게 살아갈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지금 당장 일하고 먹고 살 수 있다면, 현재를 즐기며 살아가는 것도 좋은 선택일 것입니다.

 영화 초반에 제가 좋아하는 벨벳 언더그라운드의 'Pale Blue Eyes'가 흘러나오자 저는 영화에 완전히 몰입했습니다. 영화 내내 흘러나오는 좋은 음악들은 영상과 함께 보는 재미를 더했습니다. 누가 뭐라 하든 자신만의 일을 하고 매일 무언가를 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우리는 완벽한 하루를 보내는 것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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