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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의 인문학 - 리뷰


독서 리뷰는 꽤 형식이 다양하다. 각자 자신의 글쓰기 스타일에 따라서도 리뷰 형식이 다르다. 내 경우에는 주로 내가 느낀점 위주로 쓴다. 가끔 다른 형식으로 쓰는 경우도 있지만 처음부터 책을 읽고 어떤 것을 느꼈는지 무엇이 내 안에 남아있는지 확인하는 작업으로 시작했다. 저절로 이 형식이 굳어져 이제는 나만의 리뷰 특색이 되었다. 다른 형식으로 쓰고 싶다는 생각도 하지만 지금 방법이 가장 편하고 익숙하고 시간이 덜 걸린다.

느낀대로 마구 갈겨 쓰면 되니 이보다 편할 수 없다. 독서 리뷰를 정성스럽게 쓰는 분들은 책 내용을 발췌하고 그에 따른 자신의 생각을 적기도 하고 책에서 주장하는 내용을 알려주기도 한다. 자연스럽게 이 책이 어떤 책인지 궁금하게 만들고 직접 책을 읽어보게 싶게 만든다는 점에서는 어떤 형식이든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독서 리뷰는 무엇보다 자신을 위한 것이다. 리뷰를 읽고 도움이 된 사람은 부차적인 이득이다.

나에게 독서리뷰는 나를 위한 시작이었지만 내 의도와 달리 타인을 위한 리뷰도 되었다. 내가 쓴 리뷰를 읽고 책 선택에 도움이 되었다는 수많은 분들의 간증(?) 덕분에 알게 되었다. 독서리뷰는 단순히 그 책에 대한 내용이기도 하지만 새로운 창작이기도 하다. 똑같은 책을 읽어도 백인백새의 이야기가 나온다. 늘 이야기하는 것처럼 책을 쓴 후 독자에게 다가간 후에는 저자의 것이 아니다. 그때부터 책을 읽은 독자의 것이다.

저자의 의도가 어떠하든 그 책을 읽고 느낀 감정이 바로 독자의 것이다. 독자가 어떻게 읽었던지 그 부분은 책의 작가의 아무런 관련이 없다. <상처의 인문학>은 가장 스펙트럼이 넓다면 넓을 수 있는 문학으로 구성되어있다. 책을 쓴 저자의 약력을 보니 연세가 있었다. 한 마디로 내 아버지보다 나이가 많으셨다. 그런 편견 때문이지 처음에 읽을 때 문체가 다소 고풍스럽다는 느낌이 들었다. 글은 사실 자신과 남을 속일 수 없다.

단편의 글로는 얼마든지 속일 수 있어도 꾸준히 그가 남긴 글은 거짓말이 탄로나게 되어 있다. 스스로 한 말을 부정하거나 앞 뒤가 맞지 않는 말이 되어 들통나게 된다. 그런 면에서 한 개의 글은 그 사람을 은연중에 드러내는 장치다. 그렇다고 그 글이 글쓴이를 대표하거나 모든 것은 아니다. 그마저도 그가 갖고 있는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다만, 글이 갖는 지속성이라는 속성으로 인해 글쓴이의 일부라도 지속적인 노출을 통해 거짓을 알 수 있다.
책은 독서리뷰다. 형식은 책을 소개하는 것도 있지만 책을 쓴 작가에 대해 알려주는 측면도 있다. 거기에 저자가 책을 읽으며 느낀 점이나 현 상황을 책과 연관시켜 알려주는 부분도 있다. 특히나 작가에 대해 알려주는 지점은 재미있었다. 모든 것이 다 그렇다. 단순히 어떤 사람의 보이는 면만 보기보다 그 사람의 역사를 알 때 좀 더 상대방을 이해하기 편하다. 이처럼 책의 저자가 살아온 궤적을 알게 되면 작품 이해에 좀 더 편하다.

특히나 저자가 오랜 시간동안 한국에서 살아왔고 기자로써도 살았기에 나로써는 그저 글로만 접한 많은 작가를 직접 만났다. 유명한 작가를 직접 만나 술도 마시며 어떤 사람인지 알고 있는 걸 책에 소개할 때 단순히 작품 소개하는 것보다는 훨씬 흥미가 갔다. 대체로 책을 쓴 작가와 작품은 비슷한 뉘앙스를 풍기게 마련이지만 좀 더 구체적으로 알게 되는 면이 좋았다. 작가가 어떤 인생을 살았는지는 작품속에 녹아들어갈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상처의 인문학>에서 소개하는 작품은 전부 오래된 문학책이다. 그것도 한국 소설이 거의 대부분이고 외국 작가도 우리가 알고 있는 유명한 문학책이다. 그만큼 꼭 여기에 소개되는 책을 읽지 않았어도 어느 정도는 알고 있다. 혹시나 작품을 알지 못해도 작가는 알 수 있다. 그런 부분에서 이 책을 좀 더 부담없이 읽을 수 있게 만든다. 아무래도 모르는 책이나 작가보다는 아는 책이나 작가를 소개할 때 훨씬 더 친근감을 갖고 읽을 수 있으니.

책 초반에 고해성사도 눈에 들어왔다. 소개된 작품 중에는 작가가 후대에 와 욕을 먹는 경우가 있다. 그들이 살기 위해 내린 결정이라도 잘못된 판단에 따른 결과이니 그 부분은 감수해야겠지. 이건 작가에 대해서만 이야기한 것이 아닌 이 책을 쓴 본인의 잘못도 이야기한다. 당시의 시대상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했다. 먹고 살아야 하는 생활인이다. 식구를 가장으로 키워야 하는데 당시 시대에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았다. 

이런 상황이라 하더라도 본인이 잘 못한 것은 잘 못했다는 자기성찰적인 글이 눈에 들어왔다. 문학소설을 읽고 우리는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문학 소설은 단순히 가공된  세계가 아닌 현실을 반영하는 세계다. 책을 읽으며 책 속 인물들에게 감정이입을 하며 우리는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그 과정에서 상처를 치유받기도 하고 의지를 다지기도 한다. 문학 소설이 밥을 먹여주지 않지만 과거부터 지금까지 사람들에게 선택되고 읽히는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그런 책을 소개하고 작가를 알려주며 저자의 생각도 함께 알려주는 책이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오래된 문학으로만 구성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한 작품씩 읽어간다.

함께 읽을 책
http://blog.naver.com/ljb1202/220851419082
읽다 - 김영하

http://blog.naver.com/ljb1202/220233943731
나는 이런 책을 읽어왔다 - 수단으로서의 독서

http://blog.naver.com/ljb1202/205040113
오직 독서뿐 - 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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