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비행 - 조종사


미지의 직업 중 하나가 비행 조종사다. 비행기를 탈 일도 그다지 많지 않고 주변에 비행기를 조정한다는 사람을 만난 적도 거의 없으니 잘 모른다. 그렇기에 드라마에서 직업으로 한 캐릭터도 나온다. 잘 모르지만 조종사는 어딘지 괜히 멋있게 보인다. 나와는 완전히 다른 삶을 사는 것 같기도 하다. 모든 일이 다 그러하듯이 멀리서 보면 참 멋있고 좋아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각자 자신만의 사정이 있게 마련이다.

책이란 내가 알지 못하는 것이나 궁금한 부분에 대해 알려주는 장점이 있다. 그런 면에서 아쉽게도 조종사에 대해 제대로 알려주는 책은 없다. 조종사가 어떤 일을 하는지 피상적으로만 알 뿐이다. 특히나 일반 민항기 조종사도 아닌 전투기 조종사라면 더더욱 알기 어렵다. 전투 조종사라는 단어 자체에서 풍기는 위압감도 있다. 우리는 늘 편안하게 위험한 일없이 살아간다. 전투라는 단어에서 느끼는 묘한 긴장감이 있다.

늘 빠짐없이 전투를 위해 훈련한다는 뜻이다. 직접 전투를 하는 지 모르겠다. 한국은 분단국가지만 최근 전쟁은커녕 전투가 일어난 적도 없다. 그러니 전투 비행기 조종사가 어떤 일을 하는지 잘 모른다. 그런 궁금증을 제대로 해소해주는 책이 <끝나지 않은 비행>이다. 저자는 한국에서 전투비행기 조종을 했을 뿐만 아니라 교육도 했다. 심지어 에어쇼에 나오는 그 비행도 했던 인물이니 두루두루 알려줄 수 있는 인물이다.

전투기를 조종하는 사람은 국내에 많지 않다. 더구나 특수한 임무를 수행하는 사람들이다보니 함부로 자신의 일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이야기하기 힘들다. 전투라는 단어가 들어간 만큼 군인이라는 신분이다. 아마도 그렇기에 관련된 이야기를 듣기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 아무리 술자리라고 해도 스스로 국가 안보라는 점 때문에 이야기하지 못한 것도 많지 않았을까. 다행히도 저자는 전투기조종사에서 이제 막 민항기조종사로 잡체인지를 했다.

가장 생생하게 해당 분야에 대해 알려줄 수 있는 인물이다. 단순히 생각해도 조종사는 아무나 쉽게 될 수 없다. 실제로 저자는 대략 만시간의 법칙이 적용된다고 알려준다. 비행 500시간을 위해 비행입과부터 5~6년이 필요하다. 거기에 브리핑 2시간, 디브리핑1시간, 이륙40분, 시동 끄는 시간 20분이 대략 5시간 정도 된다고  한다. 그 외에 준비하는 시간이 2시간 정도 된다고 한다. 거기에 비행 시간은 1시간 정도 된다. 

이렇게 비행 500시간을 위해 대략 3,500시간이 투자된다고 한다. 훈련받는 기간이 2년 6개월에 야간자습이 2,500시간이고 주 5일에 2년 6개월을 하루 5시간 정도 비행연구를 하면 이 또한 3,125시간이 된다. 이 시간을 합치면 9,125시간이 되고 회의 등으로 매년 150시간이 소요된다. 이런 식으로 제대로 된 전투조종사가 되기 위한 투입된 시간이 1만 시간은 된다고 한다. 이건 5~6년 정도 500시간 비행한 조종사가 된다.

내용 중에 긴박한 상황 묘사가 많다. 비행을 하게 되면 3차원 공간이 펼쳐지며 인간은 숙지하지 못하면 힘들다고 한다. 거기에 평소 어떻게 훈련하고 연습했느냐에 따라 자기도 모르게 본능적으로 행동할 때 비행기마다 다른 점이 있는데 이럴 때 위기상황에 잘못된 행동이 사망으로 즉각 연결된다. 거기에 실제와 차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 컨트롤 불능으로 사고가 나는데 다른 것과 달리 실수가 죽음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

비행에 대해 궁금하거나 조종사에 대한 꿈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 이 책은 딱이다. 이보다 더 자세하고 구체적으로 묘사하는 책은 없을 듯하다. 보통 할지 말지 고민할 때 우리는 하라고 한다. 여기서 비행에서는 하지 말라고 한다. 차라리 하지 않는 것이 안전측면에서 조종사 본인 뿐만 아니라 비행기를 비롯한 면에서 좋다고 한다. 책을 읽어보니 그래야 한다. 안전이라는 측면에서는 시도보다는 확실히 중단하는 것이 차라리 욕을 먹더라도 좋다.

저자와는 인연이 있다. 그 덕분에 읽을 수 있었다. 만났을 때 전투조종사였지만 조만간 퇴직하고 민간항공기를 운전할 것이라고 했다. 지금은 민간 항공기쪽으로 전직을 했다. 덕분에 책을 읽을 수 있었다. 내가 전혀 모르는 분야에 대한 지식 습득은 재미있다. 용어가 익숙하지 않지만 책에서 용어에 대해 따로 설명해주고 있어 읽는데 어려움은 덜하다. 전투비행기가 되기도, 유지하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런 점에서 조종사들을 다시 보게 되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그래도 용어는 어려워.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조종사가 궁금하다면.

함께 읽을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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