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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크 - 네트워크

 

복잡계와 관련되어 무척 재미있게 읽었던 책이 <버스트>였다. 재미있다는 표현을 했지만 무척이나 읽기 힘들었고 오래 걸렸다. 책 구성이 특이해서 한 면은 역사소설이고 한 면은 이론이었다. 어떤 식으로 전혀 연관성 없는게 연결되는지를 그런 식으로 알려주는 책이었다. 나중에 그 책을 쓴 앨버트 라슬라 바라바시가 그 분야에서 엄청난 권위자라는 걸 알게 되었다. 이전에 쓴 책이 <링크>라는 걸 알고서 읽어야 하는데 엄두가 안 났다. 그래도 언젠가 읽어야지 했다.

진작에 책을 구하고선 쟁겨놓기만 하고 계속 미루고 있었다. 보통 이런 책은 큰 마음 먹고 도전한다는 생각으로 읽게 된다. 지적인 만족이나 즐거움도 있겠지만 각오라는 걸 해야한다. 워낙 해당 분야에 대해 잘 모르니 책을 읽어도 이해는커녕 페이지 넘기는 것도 쉽지는 않다. 그저 꾸역꾸역 읽는다는 표현이 맞다. 책이 나온지 어느덧 20년이 다 되어간다. 이 책은 과학을 논하지만 컴퓨터와 관련되어 있다. 컴퓨터 업계에서 20년이면 완전히 전광석회와 같다.

엄청난 기술의 발달은 물론이고 기억이 나지도 않을 정도로 엄청난 일이 벌어지고도 남는다. 링크라는 표현은 책이 나올 당시만 해도 생소까지는 아니라도 익숙하지 않았을 듯하다. 아직까지 인터넷이 그렇게 일상화 되기 전이었다. 컴퓨터로 인터넷을 하기는 했지만 아직까지는 지금처럼 일상화는 아니었던걸로 기억한다. 당시에도 엄청난 정보가 인터넷을 통해 쏟아진다고 했지만 지금과 비교하면 정말로 적었던 것이 아닌가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서로 연결 된 듯하다. 전혀 연결된 세상이 아닌 듯도 하다. 

아무 상관도 없는 것들이 나에게 영향을 미친다. 내가 그걸 의식하지도 인지하지도 못한다. 그저 나에게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망연자실할 때도 있다. 책 초반에 재미있는 일화가 나온다. '쾨니하스베르크의 다리'라는 개념이다. 총 7개의 다리가 있다. 지역과 지역을 연결하는 다리다. 강이 있으니 다리가 생겼다. 각 지역을 가기 위해 단 한 번씩만 다리를 건너며 모든 지역을 갈 수 있을까. 이런 질문에 대해 갑론을박이 펼쳐진다. 책에는 그림도 있다.

나도 여러번 해 봤는데 도저히 불가능했다. 반드시 한 곳은 2번 건너야했다. 사실 풀려고 노력하면서 모든 다리를 딱 한 번만 가면서 통과할 수 있으니 나온 문제가 아닐까했다. 정답을 보니 그렇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다리 하나는 반드시 2번을 건너야만 했다. 문제 자체는 지역들 사이에 딱 다리 하나를 더 놓으면서 해결은 된다. 서로 다리를 2번은 건너야 한다는 이야기는 각 지역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연결이 될 뿐 아니라 섞일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이런 식으로 전혀 연결이 되지 않고 상관도 없는데도 뜻하지 않게 알게 된다. 예를 들어 파티에서 전부 모르는 사람들이다. 당연히 상대방이 누군지도 모른다. 내 앞에 있는 사람도 모르는데 저 멀리 있는 사람에 대해서 알 수 없다. 무엇보다 내가 내 자리에서 절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면 나랑 가장 멀리 있는 사람과 이야기할 틈도 없다. 그럼에도 파티가 끝날 때에 그 사람에 대한 정보를 내가 알게 된다. 파티에서 서로 몇 명끼리 모여있지만 이 중에서 움직이는 사람이 있다.

이들은 슈퍼 전파자라고 해도 된다. 파티에 모인 모든 사람은 초면이지만 이들에 의해 저절로 이야기를 전달하며 알게 된다. 일면식도 없는 사람에 대한 정보를 내가 듣게 된다. 어떻게 본다면 소문이 전파되는 것이 이런 식이다. 대부분 사람들은 제 자리에 있기만 해도 슈퍼 전파자로 인해 파티에 있는 사람들을 거의 대부분 알 수도 있다. 이런 건 최근의 코로나를 통해서도 알게 되었다. 내가 아무리 몇 명 만나지 않아도 감염된 사람이 활발하게 활동하면 전염된다.

감염된 사람이 자신이 전염되었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활발하게 움직이면 자신의 의도와 상관없이 슈퍼전파자가 될 수 있다. 이런 사람들을 허브라고 표현할 수도 있다. 허브는 주변에 자잘한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인천공항이 멈추면 엄청난 곤란을 겪는다. 허나 김해공항이 멈춘다고 큰 곤란이 생기진 않는다. 이런 식으로 링크가 되어 네트워크는 연결되어 있지만 중요도가 다르다. 그렇다해도 전부 우리는 연결되어 있다. 예전에 케빈베이컨 놀이(?)가 있었다.

케빈 베이컨을 만나기 위해 몇 단계를 거쳐야 하느냐다. 대부분 여섯 단계에서 가능하다. 전 세계 누구나 그 정도 단계만 만날 수 있다.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여기서 이를 위해서 슈퍼 허브인 사람을 알게 되면 그 단계는 훨씬 빨리 끝난다. 아무런 상관도 없고 만날 가능성도 없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이 이렇게 얼마든지 금방 만날 수 있다는 걸 깨닫게 된다. 지금은 과거보다 더 강력히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있다. 감히 만나리라고는 꿈도 꿀 수 없는 사람과 연결되어있다.

인터넷이라는 공간을 통해 몇 단계도 아닌 1~2단계만에 연결된다. 네트워크는 과거보다 더 복잡해졌지만 더 가까워졌다. 덕분에 과거에 비해 알 수 없는 걸 알게되면서 삶이 더 팍팍해졌다. 그저 내 근처 주변 사람들의 생활만 알며 지냈는데 이제는 나랑 비교도 안 되는 사람들의 생활을 보게 된다. 상대적인 비교와 박탈감이 생긴 원인이다. 책은 이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다양한 이야기를 전달한다. 내가 다 습득하기에는 너무 관련 지식이 부족했다. 내 머릿속에 들어온 정도까지만. 여기까지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일부러 어렵게 쓴 건 아니겠지?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우린 다 연결되어있어.

함께 읽을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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