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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시스템의 경영 - 피터 드러커


경영에서는 구루로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피터 드러커. 이제는 고인이 되었다. 경영쪽을 전혀 모르고 관련 분야를 딱히 공부하지도 많은 책을 읽었다고 할 수 도 없어 자신없지만 지금에는 이제 다소 옛날 사람이 되었다는 느낌을 갖는다.  솔직히. 현재 피터 드러커 라이브러리 시리즈로 청림출판에서 책을 펴 내고 있다. 아주 오래전부터 각종 곳에 기고했던 글을 모아 주제에 맞게 다시 편집했다. 

이러다보니 워낙 오래된 내용도 많다. 무려 40~50년 전 내용도 있다. 또한 어느 특정 주제를 갖고 중심을 관통하는 핵심이 있는 것은 아니라서 내용이 뚝뚝 끊기는 감이 있다. 마지막으로 어지간하면 이런 말 안 하는데 저번에 읽은 책도 그렇고 이번 책도 그렇고 솔직히 번역이 좀 그렇다. 책이 너무 안 읽힌다. 내 수준의 문제라며 탓하고 읽는다. 보통은. 이번에 반 정도 읽고 작정하고 순수하게 글로만 읽었더니 번역이 영 아니다. 새롭게 창작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한글이 이렇게 쓰는 것이 아닐텐데 말이다. 글쓰기 관점에서 봤더니 내가 안 읽히는 이유가 보였다.  한글로 써져 있는데 너무 영어투로 써져 있어 읽기 힘들었다. 전체 내용중 일부만 책을 소개한다.



사람들은 투자자 집단이 양적으로 확대되었을 뿐만 아니라 집단의 성격 자체가 질적으로 변했다는 사실을 잘 알지 못한다. 투자자 집단은 자본가가 아니라 '투자자'이다. 그런데 그들의 성패는 투자가 아니라 자신의 직업과 그곳에서 나오는 소득에 달려 있다. 그들이 투자할 수 있는 것은 '여분extra'의 돈이다. 하지만 그들은 여분의 돈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그들은 이 같은 돈과 함께 리스크를 수용한다. 투자자 집단에게 가장 합리적인 경제 활동이란 안정적인 소득보다 자본 이득을 얻기 위해 투자하는 '투기자'가 되는 것이다. (중략) 이런 집단에게 특히 성장 기업에 대한 투자 기회, 즉 자본 가치의 상승으로 이익을 얻기 위한 기회는 앞에서 말한 추가적인 소득보다 거의 두 배에 달하는 가치를 줄 수 있다.

자본가들과 투자자는 다르다. 아무리 자본을 배우고 자본을 축적하고 자본주의에 살아간다고 해도 우리 대부분은 자본가가 되기는 힘들다. 자본가처럼 생각할 수는 있다. 자본가들은 자본을 배치해서 돈을 번다. 투자자는 그럴 수 없다. 배치할 돈이 많지 않다. 그나마 자본가처럼 하기 위해서 투자자는 자신의 직업과 소득이 중요하다. 어떤 직업을 갖고 얼만큼 소득을 버느냐는 핵심이다. 아무리 죽었다 깨어나도 소득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

일부 특출난 사람들은 투자를 하면서 자본가처럼 행동하며 뛰어난 실력을 보여준다. 이런 사람들이 스타가 되어 각광을 받으며 나도 할 수 있다며 도전한다. 자본가가 될 꿈은 꾸지 않아도 이런 스타 투자자는 꿈꾼다. 누구나 다 강정호, 손홍민이 될 수 없는데도 자신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자연스럽게 자본이득을 추구하며 '투기자'가 된다. 자본가의 자본 배치와 달리 투자자는 투기자가 되어 오로지 자본 이득만 추구한다. 강세장에는 득세하고 약세장에는 거의 대부분 전멸한다. 그 이유도 모른체.
대규모 조직 사회는 개인의 문제를 새롭고 첨예한 형태로 제기한다. 개인과 이처럼 새롭게 등장하는 거대한 조직은 어떤 관계를 맺는가? 거대한 조직은 개인에게 하인이 되기도 하고 주인이 되기도 하고, 기회와 제약이 되기도 하고, 도구와 환경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조직 사회에서 개인은 자신의 도덕성과 사생활을 어떻게 유지할 수 있는가? 개인의 자유는 결국 높이 솟은 조직 건물 속의 작은 공간처럼 제한될 수밖에 없는가? 대규모 조직 사회에서는 다음과 같은 오래된 질문에 대한 새로운 대답을 더욱 절실히 필요로 한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무엇인가? 나는 무엇이 되어야 하는가? 지난 수백 년 동안 개인의 특징보다는 주로 물질의 특징을 강조해왔던 서구 세계에서는 이같은 질문이 해결되었거나,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지금 젊은이들은 이 같은 질문을 간과할 수 없는 것으로 생각한다. 이런 질문은 젊은이들 자신의 방향과 관심을 보여준다.

오랜 시간이 지나도 질문은 변하지 않았다. 이 글은 최근에 쓴 것이 아니다. 몇 십 년 전에 쓴 글이다. 그럼에도 내용은 지금 젊은이로 치환해도 변함이 없다. 지금 젊은이들이 고민했던 대부분은 이미 그들의 부모세대가 똑같이 겪었던 내용이다. 고도성장기와 성장기, 정체기에 따라 취업상태가 다르고 각자 문화는 다소 다를지라도 근본적인 고민과 세상과 나를 바라보는 시선 자체는 근본적으로 똑같다.

특히 과거에는 이 부분은 더욱 심했다. 조직 사회 부품으로 스스로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몰개성의 개성화가 되었다. 지금은 거대 기업에 들어가더라도 자신을 잃지 않도록 노력하는 친구들이 많아졌다. 스스로 박차고 나온다. 이렇게 살고 싶지는 않다며. 과거 그들의 부모 세대에선 꿈도 꾸지 못했던 일이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무엇인가? 나는 무엇이 되어야 하는가?는 현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에게 조식 사회에서 스스로를 규정하는 중요한 질문이지만 어느 누구도 이를 고려하지 않는다. 그저 '나는 달라'만 고려할 뿐.



화폐가 중요한 요소로 개입되면서 절대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자동조정 매카니즘은 원칙이 아니라 예외가 되었다. 신용 경제에서 가격과 임금은 즉각적으로 조정되지 않는다. 가격과 임금은 비교적 경직되어 있다. 모든 비용에서 가장 큰 부분은 과거에 발생한 금전적 의무이기 때문이다. 이런 금전적 의무는 화폐의 현재 가치가 변했다고 해서 영향을 받지 않는다. 그것이 나타내는 재화와 서비스가 과거의 가격과 임금으로 과거에 생산되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우리는 화폐는 그것이 같은 구매력과 별개로 특별한 의미, 즉 상품을 구매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개인의 품격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준다는 의미를 갖기 때문에 가격과 임금은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덧붙일 수 있다(이런 내용은 케인스를 뛰어넘는 것일 수도 있다). 이런 이야기는 화폐로 지급되는 임금이 사회적 지위를 나타내는 곳에서 특히 소득 수준이 낮은 사람에게 적용된다. 

이런 이유 때문에 현대 경제에서 불황이 닥쳤을 때 가격과 임금이 하락하는 방식으로 조정되지는 않는다. 가격과 임금은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조정은 가능한 방식만을 취하는데, 이것은 고용을 줄이거나 자본재의 사용을 줄이는 방식을 의미한다. 가격과 임금이 하락하는 방식의 조정과는 다르게, 실업은 불황을 바로잡지 못하고 불균형을 영원히 지속되게 하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현대 경제에서는 불황이 닥치면 가격이 균등하게 하락하지는 않더라도 어쨌든 하락한다(물론 자본재의 가격은 중요한 예외이다). 그러나 임금은 좀처럼 하락하지 않는다.

화폐가 중심이 되며 신용 경제가 본격적으로 작동한다. 이때부터 인플레이션은 중요한 중력과 같이 작용한다. 불황이 오든 호황이 오든 개별 개인의 삶 자체가 딱히 달라질 것은 없다. 그저 달라졌다고 느낄뿐이다. 호황에는 모든 것이 좋다는 착각으로 전부 무시하고 넘어간다. 불황에는 모든 것이 잘못되었다는 판단에 전부 문제다. 개인 임금은 차별적인 요소가 있고 체감하는 수준이 다르다. 상대적인 임금 수준도 크게 다가온다. 실질적으로 임금은 지속적으로 상승한다. 인플레이션을 뛰어 넘느냐가 관건일뿐.

한 번 오른 가격은 내리기 쉽지 않다. 지금까지 올랐던 가격이 떨어진 경우를 본 적이 극히 드물 것이다. 가격이 오르지 않으면 인플레이션 때문에 자연스럽게 가격 하락 효과가 생긴다. 우리는 이걸 전혀 느끼며 살아가지 못한다. 덕분에 가격은 지속적으로 상승한다. 상승을 부정하는 것은 어쩌면 자본주의를 부정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지폐가 유통되는 세상에서 호황과 불황을 슬기롭게 유지 내지 극복하기 위해서 인플레이션은 필연적인 과정이다. 싫든 좋든 내 소득을 그 이상으로 올리려 노력하는 것이 가장 최고의 투자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한글 읽기가 어렵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그래도 피터 드러커의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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