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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모른다 - 나는 안다


출판사인 밝은 세상은 재미있는 책을 많이 출판한다. 몇몇 작품들이 큰 인기를 끌며 여타 다른 번역 작품들도 관심을 갖게 된다. 거의 대부분 프랑스 계열쪽인데 - 내가 아는 한도 내에서 - 무조건 믿고 읽어 보지는 않지만 눈에 들어온다. 이번에 읽게 된 것은 <너는 모른다>다. 유럽 추리 스릴러 소설을 미국쪽보다 더 많이 읽게 되었는데 최근 많이 출판되는 쪽이 북유럽과 독일정도다. 또한, 의도하지 않고 읽었던 책들의 작가가 여성이었다.

아가사 크리스티는 정작 제대로 읽어보지는 않았다. 전집이 도서관이 가면 있어 늘 언젠가는 읽어야지 하며 매번 선택을 하지 못한다. 전집인데 하나 시작하면 계속 읽어야 하니 무려 60권이 넘어 주저하게 된다. 소설을 읽을 때 딱히 남자와 여자의 차이를 잘 모르겠다. 추리, 스릴러 장르적 특징이 있어 그런 것이 아닐까싶다. 굳이 여성적 섬세함이나 남성적 묵짐함따위는 없어도 된다. 얼마나 독자로 하여금 쫓아오게 만드냐가 핵심이다.

카린 지에벨은 이번 작품이 처음 읽은 작가인데 다소 생소한 작품이었다. 기존에 읽었던 장르적 내용과는 달랐다. 뻔하고 뻔한 내용 전개가 아니라는 점에서는 신선했다. 반대로 내용 전개가 딱히 스펙타클하지도 않고 고정된 장소에만 거의 대부분 내용이 이뤄지고 있어 너무 반복된다는 느낌이 있었다. 소설의 광고중 하나가 <미저리>를 능가한다고 하는데 영화를 본 입장에서 - 소설은 못 읽고 - 능가하는 것은 사실이다.

어느 날 눈을 뜨니 어느 쇠창살에 갇혀 있는 나를 발견한다. 무슨 일이 생겼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데 어느 여인이 쇠창살 앞에 서 있다. 나는 형사다. 대략 이런 식으로 소설은 시작한다. 형사인데도 불구하고 갇혀 있다. 그것도 나를 가둔 여성은 호리호리할 정도로 힘도 약해 보인다. 내가 갇혀있는 이유도 전혀 알 수 없다. 기억을 더듬어 보니 여성이 돌아달라고 해서 도와준 후 집까지 초대해서 가볍게 와인을 마신 후 이렇게 되었다.
여인은 자신의 쌍둥이 동생을 왜 죽였는지 묻는다. 나는 아무런 기억도 없다. 오래도록 나를 관찰하고 조사하며 나에 대한 모든 것을 파악했다. 그런 그녀는 확신에 가득차서 자백을 강요한다. 먹을 것도 주지 않는다. 가득이나 계절은 겨울이라 크리스마스가 다가오고 있다. 난방도 되지 않고 이불도 주지 않고 옷마저 빼앗아 추위에 덜덜 떨게 된다. 집요하게 여인은 온갖 고문으로 자백하라고 요구하지만 불지 않는다. 하지 않은 일이라.

이런 식으로 내용 전개가 될 때 진짜로 살인한 적이 없는 경우도 있고 살인하지 않았다고 믿는 순간 마지막 반전으로 살인했던 것을 알려주며 끝나는 경우도 있다. 어떤 경우든 중요한 점은 얼마나 내용이 흥미롭게 페이지를 넘기느냐가 핵심이다. <너는 모른다>에서는 시종일관 두 사람이 밝히라 말하고 한 적이 없다고 외치며 서로 밀당한다. 한 쪽은 고문이고 한 쪽은 될 수 있는 한 자극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자존심을 지키려 하며.

부수적으로 갑자기 실종되었으니 관련 주변 인물들이 벌이는 내용도 함께 곁들여 있는데 다 읽고 나서 생각해보니 굳이 주변 인물에 대해 나오지 않아도 상관없다. 두 사람에게만 집중해서 이야기를 전개했다면 책 두께가 반으로 줄었을 것이라는 점은 있지만. 책은 술술 읽힌다. 책 후반에 들어가며 좀 더 집중하게 된다. 과연, 쇠창살에서 탈출할 수 있을까에 대한 궁금증과 함께 될 듯하다는 뉘앙스와 함께. 설마, 이렇게 죽을까에 대한 희망도 간직하며.

소설은 끝에 가서는 좀 그렇다. 그걸 알아야 더 재미있다는 사람도 있고, 그걸 알며 왜 소설을 읽고 영화를 보느냐는 사람도 있는데 난 후자 쪽이라 서술은 안 하겠지만 결말은 갑자기 뚝~~ 인 느낌이었다. 몇 페이지 남지 않아 후속편이 있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했는데 아주 깔끔하게 끝은 난다. 2권 중 이 책이 좀 더 얇아 읽었다. 재미있게 읽었으니 - 이런 책을 재미있게 읽지 않으면 읽을 이유가 없으니 - 그걸로 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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