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서양이 지배하는가 - 읽어보자


지금은 서양시대다. 누구도 반박하기 힘들다. 전 세계에서 여러 가지 지표를 들이대면 어김없이 서양국가들이 대다수 상위권을 포함한다. 지표라는 것 자체를 서양이 만들었다는 한계는 있겠지만. 서양이라는 잣대는 어디서 나온 것일까. 동양은 어디를 이야기하는 것일까. 기본적으로 동아시아라는 표현 자체가 서양 기준으로 하는 일방적인 구분이다. 영국을 비롯한 유럽 국가를 기준으로 동아시아다. 아시아가 넓은 지역을 포함하는 이유도 똑같다.

단순하게 서양과 동양으로 구분한다. 보면 볼 수록 이 구분에는 동의하기가 힘들다. 서양은 유럽을 이야기하고 동양은 어디를 이야기하는 것일까. 한국입장에서는 동아시아를 이야기할 때지만 유럽 입장에서 동양은 사실 아랍지역을 이야기한 것일 아닐까. 아랍지역은 아시아라는 카테고리로 묶기에는 동아시아 입장에서 볼 때는 너무 연결이 안 된다. 우리보다는 유럽쪽에 훨씬 더 가깝다. 동남아시아는 유럽과 우리 중간이다. 뿐만 아니라 아프리카와 아메리카도 있다. 이들은 동양인가, 서양인가.

결국, 문명 발달 근거로 서양과 동양을 구분하고 아프리카와 남아메리카는 우선 제외한다. 여기서 아랍은 늘 유럽과 맞닿아 서로 영향을 주고 받았지만 인도는 아예 제외된다. 인도가 그럴 정도로 작은 나라가 아님에도. 이런 쓸데없는 논의를 삭제하고 서양과 동양으로 구분하면 대체적으로 서양은 유럽(영국,프랑스,독일,스페인, 이탈리아와 후에 미국)이고 동양은 중국(곁다리로 일본, 가끔 한국)이다. 어차피 설명을 위해서는 방대하게 펼치기 보다 단순하게 축약이 좋다.

이에 대해 두 가지 진영이 있다고 책은 설명한다.
나는 이 두 진영을 각각 '장기고착 long -term lock-in' 이론파와 '단기우연short-term accident 이론파라고 부르겠다. 장기 고착 이론 뒤에 놓은 공통적 관념은 태곳적부터 어떤 결정적 요인이 동양과 서양 사이에 대단히 크고 변경 불가능한 차이를 만들어내 산업혁명이 서양에서 일어나도록 결정했다는 것이다. (중략) 서양은 까마득한 과거 이래로 전 지구적 지배에 고착되지 않았다. 1800년 이후, 아편전쟁 전야에나 서양은 동양보다 일시적으로 앞서나가기 시작했고 그 조차도 대체로 우연에 따른 것이었다. 그런 일이 쉽사리 일어날 수도 있었다.

서양이 지금처럼 지구를 지배할 수 있었던 것은 처음부터 서양이 기후, 지형, 자연자원, 문화, 정치, 종교 등이 동양보다 훨씬 위대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태생적으로 그렇게 되었다고 본다. 이런 설명은 편협한 것이고 그저 우연이 겹치면서 서양이 동양보다 먼저 발전했다고 본다. 이 두가지 이론을 모두 <왜 서양이 지배하는가> 저자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도대체 왜 그렇게 되었는지 과거부터 동양과 서양을 비교하며 발전과정을 기술한다.
단순히 서양이 왜 동양보다 지금 이렇게 잘 나가고 있는지를 설명하는 책이라 여겼지만 <왜 서양이 지배하는가>는 무지막지하다. 단순하게 알려주지 않는다. 아주 아주 기나긴 탐험을 시작한다. 고대부터 출발한다. 서양과 동양을 이 당시부터 비교하며 알려준다. 고대부터 서양이 동양을 앞 서 나갔다고 보는 주장을 무찌르기 위해서인 듯 하다. 덕분에 솔직히 좀 지겹다. 난 고대부터 직립보행도 겨우 하는 인간까지 파고 들어가 이야기하는 걸 예상하지 않았다. 

고등학교 때 선택과목으로 난 세계사를 택했다. 국사는 너무 세부적으로 들어가 외워야 하지만 세계사는 지엽적인 것보다는 큰 흐름만 알면 되었다. 덕분에 세계사를 좋아하기도 했다. 이렇게 <왜 서양이 지배하는가>처럼 세부적으로 들어가니 집중도 안 되고 읽는데 많이 지쳐 포기도 고려했다. 겨우 로마와 진나라 이야기가 나와 재미있게 되었다. 신기하게도 그 전까지 서양과 동양은 각자 상대방 존재를 전혀 몰랐다고 하니 그 점도 재미는 있다. 육로로 연결되어 있는 데도 불구하고 몰랐다. 과거에는 아메리카까지 이주했었는데.

장기로 볼 때 대체적으로 서양이 거의 대부분 동양을 앞 섰다. 여러가지를 비교대상 삼아 점수화해서 책에서는 비교한다. 신기하게도 서로 존재도 몰랐고 지역적으로 상당히 떨어져 있었던 동양과 서양은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상황이 발생한다. 신생국가들이 난립하며 문제가 발생하고 기후변화와 함께 질병이 도래한다. 서로 불가분의 관계를 갖는다. 동양과 서양이 서로 시간차를 두고 발생한다. 현대에 와서 고대 1,000년은 그저 눈 깜박할새기는 하지만.

인간이 움직이는 것 자체가 인간 군상끼리 반목과 욕망 등을 통해 발생하기도 하지만 기후 변화에 따른 이주도 있다. 생존을 위해 새로운 지역을 찾아 떠나는 무리가 뜻하지 않은 변화를 부족 무리에게 미친다. 이런 변화가 동양이든 서양이든 비슷하게 발생한다. 계속적으로 문명이 발달하다 엎어지고 발달하다 엎어지는 반복이다. 겨우 겨우 로마와 진나라 시대가 되어 일정 수준으로 통일되며 발전했다. 

<왜 서양이 지배하는가>에 대해 아직은 리뷰를 쓸 단계는 아니다. 이제 겨우 본격적인 발전의 시대로 진입했기에 그 전까지는 내 입장에서는 나열이었다. 이 책 결론은 이미 알고 있지만 그래도 천천히 꾸준히 읽게 된다. 어느덧 일주일째 붙잡고 읽는다. 하루에 100페이지 넘기기가 힘들다. 이 리뷰를 쓰는 시점에 겨우 450페이지 읽었으니 더 자세한 내용은 다음 리뷰에서 다뤄야 할 듯 하다. 아님, 내 부족함으로 이 리뷰로 끝이 나더라도 책은 끝까지 읽는다. 한다면 한다. ^^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읽는 속도가 참 느리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들고 있으면 뽐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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