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장! 이의 있습니다 - 주주 행동


주식 투자를 한다는 것은 그 기업과 함께 공동 운명체라는 의미다. 단순히 내가 투자한 기업의 주가가 상승하면 돈을 벌면 모든 것이 끝이 아니다. 난 분명히 그렇게 생각한다. 단순히 주가가 오르고 떨어지는 것에 신경쓰느라 투자한다면 그건 아니다. 내 삶이 더 중요하다. 한 기업에 내 돈을 넣었다는 것은 회사가 운영하고 영업하는 모든 활동이 지금보다 더 잘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가끔 회사의 가치를 사람들이 몰라주지만 충분하다고 생각하며 투자할 때도 있다.

이런 모든 것은 내가 투자한 기업이 주가가 수익나면 팔아버리는 사람이 난 아니다라는 생각도 조금은 있다. 일개 푼돈 투자하는 내가 기업과 함께 동참한다는 개념은 말도 안 되지만 내가 투자한 회사와 공동체로 엮어 있다고 본다. 그래야 회사에 투자할 수 있다. 말로는 무슨 이야기를 못하랴. 이런 생각을 갖고 있기에 쉽게 주식을 사고 팔지는 않는다. 주식 수익율이 좋다 나쁘다는 논외로 쳐도 내가 스스로 정한 원칙에 따라 기업을 발견하고 투자하냐는 중요하다.

회사에 투자했기에 그 기업이 판매하는 제품을 일부러 쓴다든지, 애정을 갖고 보는 것은 당연하다. 개인이자 아주 미미한 주주인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이것이 전부다. 나름 조사하고 판단내려 주식을 산 후에 보유하는 것. 매도는 몰라도 매수는 그렇게 한다. 매수한 후에 해당 기업 투자자로 할 수 있는 것은 주가가 내려왔을 때 더 매수하는 정도다. 상승하며 그저 흐믓하게 즐기고 내가 잘 판단내려 성공했구나..정도다. 그 외에는 내가 무엇을 하는 것 자체가 말도 되지 않으니.

가끔 미국이나 한국에서 대규모 매입한 후 공시되고 이를 근거로 해당 기업과 분쟁나는 경우가 있다. 충분히 지금보다 더 잘 될 수 있는 회사인데 제대로 경영진이 못하고 있어 주가가 지지부진하다는거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이럴 때 거의 대부분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이나 기관의 이야기가 맞다. 이런 논쟁이 있을 때 그저 개인 투자자로 누가 어떻게 하든 잘 되어 주가만 오르면 좋다. 이런 생각으로 솔직히 지켜본다. 꼭 개인인 내가 나설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생각해보면 이건 말이 안 된다. 회사와 동업한다는 생각으로 그 기업에 투자하는데 왜 가만히 있어야 하는가. 기업이 하는 행동이 문제가 있으면 이걸 지적하는 것이 동업자의 당연한 의무이자 권리다. <의장! 이의 있습니다>는 그런 이야기를 해 준다. 물론, 이 책에 나오는 사람들은 전부 어마무시하다. 일개 개인은 커녕 한국에서 흔히 이야기하는 슈퍼개미를 뛰어넘는 투자자들이다. 아직까지 한국은 제대로 된 주주행동은 드문 형편이다.
미국은 우리보다 금융역사가 오래되었기에 먼저 시작했을 뿐이다. 처음 소개하는 투자자는 벤자민 그레이엄이다. 어떻게 보면 참 상징적이면서도 의외다. 벤자민 그레이엄은 지금의 주식투자 방법을 있게 만든 창시자와 다를 바 없는데 그가 한 방법은 다소 소극적이랄 수 있다. 발견하고 분석한 후 매수한 후 적정 가격이 오면 매도하고. 이 정도가 익히 알고 있던 방법이라면 이 책에서는 뿐만 아니라 기업이 제대로 하지 않을 때 직접 나서서 개선을 제안한다.

단순히 제안에 그치지 않고 직접 주주총회에 수고를 마다하지 않고 찾아간다. 자신을 무시하는 경영진에 굴복하지 않고 그 다음에 또 다시 요구한다. 이렇게 그가 한 행동이 그 기업을 변화시킨다. 그 이후 워런버핏 사례도 알려준다. 아메리카 익스프레스 사례를 통해 어떻게 행동했는지 알려주는데 이번에는 경영진이 잘 하고 있으니 잘못된 요구를 받아들이지 말라는 요구였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유명 투자자를 소개하고 그들이 했던 행동을 보여주니 재미있었다.

우리에게도 많이 알려진 칼 아이칸 사례도 보여준다. 외국 투기 자본이 한국에서 열심히 활동하는 기업을 공격해서 주가를 띄우려 한다는 애국적인 기사와 내용으로 알고 있다. 무조건 틀렸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들이 했던 행동 덕분에 기업 문화가 개선되고 경영진이 주주를 두려워한다는 점은 무시된다. 한국 경영진은 내 회사라는 생각이 너무 강하다. 내가 이만큼 키운 회사에 그저 주식을 구입했다는 이유만으로 잘 알지도 못하는 것들이 함부로 나선다는 생각을 강하게 갖는다. 올바른 요구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나마 제대로 된 경영진은 주주의 올바른 제안을 받아들이고 고치려 노력하지만 반대의 경영진은 언론플레이 등으로 오히려 훼방하고 기업이 자신의 제국처럼 여기며 나몰라라 한다. 상장되어 있는 기업이라면 경영진의 회사가 아닌 주주와 경영진과 사원들이 함께 발전시켜야 한다. 책은 미국이야기로 가득차 있다. 충분히 한국 상황과 비교할 수 있어도 법적인 면 등에 따라 다른 측면이 있다. 이를 위해 마지막에 실제 사례도 알려준다. 최근 삼성물산과 엘리엇 펀드는 물론이고 SK와 소버린 사례도 친절히 설명한다.

마지막에 소주주라 하여 가만히 있지 말고 편지를 보내는 등의 활동을 하라고 한다. 별 것 아닐 수 있고 아무런 움직임이 없을 수 있어도 그런 작은 행동 하나가 모여 기업 문화를 바꾼다. 경영진은 내 회사를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가 아닌 주주들의 눈치를 봐야 한다. 주주가 말도 안 되는 터무니 없는 요구를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말이다. 생각해보니 그런 작은 행동 하나가 세상을 변화시키는 시작인데 말이다. 대부분 마음에 들지 않으면 매도하고 나가면 그만이다. 이러다보니 거의 대부분 대주주급의 지분을 보유한 사람이나 기관, 펀드에서 주주행동을 했다.

아마도 이런 사실은 향후에도 변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해도 과거와 달리 이제 소액주주들도 함께 동참하고 행동에 나선다. 누군가 인터넷으로 공지하고 참여를 독려해서 임시 주총을 열기도 한다. 이런 작은 변화가 모여 더 개선된 기업문화와 투자문화로 발전하는 것이라 본다. 한국에도 향후 이 책처럼 주주행동에 대한 역사를 다룬 책이 나왔으면 좋겠다. 그만큼 선진적으로 개선되었다는 의미일테니.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워런버핏 사례는 정말 조금.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기업과 동업한다면.

함께 읽을 책
http://blog.naver.com/ljb1202/220498137175
워런버핏의 주주서한 - 투자철학

http://blog.naver.com/ljb1202/147546379
투자 강의 - 벤저민 그래이엄의

http://blog.naver.com/ljb1202/119515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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