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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나지 않음, 형사 - 홍콩 추리소설


홍콩 추리 소설은 처음이다. 추리 소설은 어떻게 보면 킬링타임용이다. 굳이 왜 읽는지 모르겠다. 이렇게 생각해도 무방하다. 말하자면 재미없으면 읽어야 할 이유가 없다. 문제는 재미있는지 여부를 모른다. 읽기 전에 알 방법이 없다. 대체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추리소설이나 작가는 지극히 통속적인 내 입장에서는 재미있다. 그럼에도 어떤 작품은 별로인 경우도 있다. 재미있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도 막상 읽어보면 별로다.

내 경우 소설은 묘사보다는 얼마나 치밀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느냐 여부에 더 집중하기에 내용이 흥미로워야한다. 아쉽게도 추리 소설은 너무 분량이 길다. 꼭 작가가 길게 써야 할 이유를 잘 모르겠다. 그만큼 묘사가 자세하고 캐릭터를 알려줘야 하는 측면이라는 것은 알겠지만 너무 길다. 그런 면에서 이 책 <기억나지 않음, 형사>는 재미도 있고 분량도 겨우(?) 300페이지다. 상대적으로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소설이다.

어지간한 추리소설은 거의 틀림없이 400페이지는 가볍게 넘는다. 심지어 700페이지 정도되는 추리 소설도 많다. 번역하는 과정에서 그럴 수 있다는 건 안다. 실제로 어떤 책을 보니 원저는 300페이지인데 번역된 책은 400페이지가 넘는 경우도 봤다. 그러다보면 좀 피하게 된다. 최근 소설이 유럽쪽이 많은데 그렇게 분량이 긴게 유행인지는 모르겠다. 예전 책은 훨씬 분량이 짧아도 치밀하고 논리적으로 탄탄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말이다.

추리 소설의 핵심은 역시 의표를 찌르는거다. 책을 읽어나가는 독자와 작가가 서로 보이지 않는 대결을 펼쳐야한다. 작가는 계속 꽁꽁 숨기며 진짜 범인을 밝히지 않는다. 여러 떡밥을 곳곳에 숨겨놓기는 해도 밝히지 않도록 한다. 독자는 읽어가며 계속해서 끝까지 유추하며 누가 범인인지 밝힌다. 이때 중요한 것은 절대로 범인은 갑자기 느닷없이 튀어나오면 안 된다. 무조건 이미 등장한 인물 중에 한 명이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거의 배신이다.
<기억나지 않음, 형사>의 시작은 이렇다. 어느 가정집에 가족이 살해되었다. 살해된 사람은 두 명이다. 둘의 사이는 부부다. 죽은 것은 두 명이지만 실제로는 3명이다. 아내의 뱃속에는 아직 출산못한 아이가 있다. 끔찍한 살해 사건이다. 단순히 두 명을 죽인 것으로 끝내지 않고 뱃속 아이까지 죽였다. 칼로 아내의 배를 찔렀을 뿐만 아니라 두 사람도 칼로 그렇게 죽임을 당했다. 흔히 말하는 밀폐된 공간이라 외부의 출입은 쉽지 않다.

이럴 때 분명히 치정에 얽힌 사건이라 볼 수 있다. 실제로 바람을 피웠다. 그로 인해 두 사람을 죽인 것으로 보였다. 어렵지 않게 살해범을 찾을 수 있었다. 역시나 치정이 얽혀있었다. 하지만, 그 살해범은 경찰에 발각되고 도망가는 와중에 수많은 인명피혜를 입혔고 사고로 죽었다. 그렇게 사건은 초반에 손쉽게(?) 해결된다. 이 소설의 처음이자 모든 것이 된 사건이다. 여기서 이 책의 제목인 기억나지 않는 형사가 전체를 관통하는 의미다.

책을 읽으며 뜻밖에 타임슬립이 나오나했다. 살인 사건이 일어난지 갑자기 6년이 흐른다. 여기에 작가는 영악하게도 독자를 속이는 여러 페이크를 계속 독자에게 던진다. 그것도 모르고 기꺼이 독자는 모르고 속는다. 아니면 멍청한 나만 속고 있는 것이거나. 여기서 또 다시 교묘하게 교차편집처럼 의도적으로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혼란을 가중한다. 게다가 한 명이 아닌 두 명을 교대로 보여주며 독자들로 하여금 이미지를 섞어 버린다.

추리 소설이고 내용의 핵심이 되는 것이라 더이상 설명하기는 힘들지만 잘 만들었다. 뒤로 갈수록 반전이 나오다가 다시 또 반전이 나오면 놀라게 만든다. 거기서 또 한 번 의표를 찌르며 독자로 하여금 거의 마지막 가서야 범인 윤곽을 알아맞추게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범인의 상황과 이 책에 나온 인물의 상황이 일치하게 만든다. 독자에게 설명하지 않아도 이해시키는 작용을 한다. 사실 찬호께이 작가는 <13.67>로 알게되어 읽으려다 이 책이 먼저 출시되어 읽게 되었다. 다음 작품을 읽어야겠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처음 읽는 홍콩추리소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휘리릭 읽었다.

함께 읽을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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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이틀 - 생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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