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 나도


의도한 것은 아닌데 공교롭게도 부모에 대한 책을 연속으로 읽게 되었다. 엄마로써 자녀를 키우는 어려움을 토로하는 책을 읽었다면 이번에는 아버지로서 자녀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전작은 서양인이고 이번에는 한국인이다. 서양과 한국에 따른 다른 점이 있을지라도 똑같이 부모로 겪는 감정은 비슷하다. 단 한 번도 부모로써 연습을 해 본 적도 없고 경험한 적도 없다. 부모가 가장 어려운 점이 그 부분이 아닐까.

첫째는 그렇다쳐도 둘째는 좀 더 편할까. 아무래도 첫째보다는 좀 더 경험을 쌓였다점에서 대처 능력은 아주 약간 능숙해졌다고 할 수 있어도 마찬가지로 어렵다. 똑같이 내 핏줄을 갖고 있는 아이들이지만 반응이 다르다. 그 친구들도 생각이 있고 습관이 있고 행동이 있다. 똑같은 듯 다를 수밖에 없다. 더구나 성에 따른 차이도 있으니 단순 잣대로 똑같이 대할수도 없다. 거기에 몇째인가에 따라 다르게 대하게 된다. 내가 의식을 하든 말든.

이번에는 아버지다. 기본적으로 난 아버지가 아니라 어머니가 중요하다고 본다. 말도 안 되는 생각이지만 혹시나 아이들이 엄마나 아빠를 선택해야 한다면 엄마를 선택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내 경우도 그렇지만 다른 집도 어지간하면 그런 선택이 아이들에게 보다 좋지 않을까 한다. 아버지의 부성과 어머니의 모성은 다르다. 어머니의 모성이 좀 더 디테일하고 아이들 성장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한다. 아버지만의 부성이 보여주는 장점도 분명히 있고 부정할 수 없지만.

이번에 읽은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는 책 제목에서 일본 영화를 떠올린다. 신생아실에서 뒤바뀐 아이를 초등학생 때 알게되어 과연 기른 정인지 낳은 정인지 따져보는 영화였다. 아이들은 커서 사춘기가 된다. 대부분 여자 아이보다는 남자 아이가 다루기 힘들다. 무엇보다 점점 강해지는 에너지와 함께 힘으로도 지지 않을 정도가 되면 부모는 여전히 어려운 존재지만 뛰어넘을 인물이 된다. 벗어나려 하면서 갈등이 생긴다.

책 저자는 육아 책도 쓸 정도로 좋은 아버지로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졌다고 한다. 아이들이 외국 유학을 간 적도 있다. 누가 봐도 그렇게 화목한 가족으로 살고 있다고 모든 사람들이 믿고 있었다. 미처 밝히지 못한 것은 아들이 사춘기가 되며 가출을 했다. 아들에게 제대로 교육을 한다며 매를 들었다. 손찌검을 한 며칠 후에 아들은 밖으로 나갔다. 대부분 아빠처럼 곧 들어오겠지 했던 것이 며칠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아 행방불명 신고를 하고 찾았다.
아들은 찾았지만 귀가를 거부했다. 어쩔 수 없이 기다리기로 한 1년 반만에 돌아왔다. 과거를 생각하며 가출해도 갈 곳도 할 것도 없을 것이라는 생각은 잘못되었다. 갈 곳도 많았고 할 것도 많았다. 아들이 게임에 너무 빠져 참다 결국 폭발했던 것이 돌이킬 수 없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아들이 돌아왔을 때 돌아온 탕자의 아빠가 어떤 마음이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고 한다. 첫째 딸하고는 모녀가 아닌 친구처럼 잘 지내지만 아들하고는 힘들다.

집에 돌아온 아들은 잘 적응하는 듯 했지만 다시 자기 세계로 빠져 방에서 나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부모로써 힘들고 어렵지만 믿고 기다린다. 아빠는 아예 자신의 작업실을 따로 만들어 그곳에서 자신의 인생을 살아갈 준비를 한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며 끊임없이 보내던 문자에 아들이 문자를 보낸다. 그렇게 책은 끝난다. 친구와 같은 아빠를 꿈꾸지만 과연 그런 아빠가 얼마나 될까. 나도 그런 아빠를 꿈꾼다. 쉽지 않다.

아들에게 축구장에 축구보러 가자고 했지만 싫다고 했다. 친구들끼리 그러더니 보러간다고 한다. 결국에는 안 갔지만. 영화 보러가자고 했다. 싫단다. 친구들과 영화를 보러갔다. 늘 제안과 거절의 연속이다. 이 녀석도 게임 삼매경이다. 책도 읽히고 있지만 말릴 순 없다. 집에서 일정 시간은 게임을 하고 남은 시간은 스마트폰으로 또 다시 게임 시청이다. 별 수 있나. 그저 공부를 못해도 일탈만 안 해도 감지덕지 고마워해야하지 않을까. 그래도 욕심낼테지.

책을 읽으며 후반에는 아버지가 아닌 남편 이야기도 한다. 원래 글을 쓰는 작가나 저자는 자신의 민낯을 드러내기 마련이다. 아버지로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 위해 자녀이야기를 썼다. 독자로써는 모르겠으나 작가의 자녀인 아들입장에서는 난 별로다. 굳이 우리 식구의 그런 문제를 시시콜콜 공개적으로 써야했을까.아들은 아들의 사정과 입장과 생각이 있을텐데 어찌되었든 글을 쓴 아빠의 일방적인 시선에 따른 내용이라 본다. 내가 감히 다른 가족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도 주제넘는 짓이긴 하지만.

참 어렵다. 부모가 된다는 것은. 서로 말은 할 수 있으나 대화가 통하지 않는 상대라니. 결국에는 믿어줘야 하는 거 말고 할 수 있는게 있으려나. 재미있게도 이런 감정과 느낌은 자녀가 있어야만 경험한다. 차라리 없다고 생각하면 해결된다. 문제는 인간이 그게 힘들다는 것이다. 쓰다보니 우리 아이들이 어떻게 보일지 몰라도 아직까지는 다행히도 지극히 평범하게 자라고 있다. 특출나지도 모나지도 바닥이지도 않은. 

첫째, 둘째, 셋째. 그렇게 한 명씩 아이들이 자라며 난 아빠가 되겠지. 좋은 아빠가 될련지는 몰라도 노력은 해야겠지. 지독한 꼰대는 되지 말아야겠지. 벽에 대고 이야기하는 느낌을 갖게 하진 않아야겠지. 멋진 아빠는 못 되어도 아이들이 '아빠!'했을 때 '응?'하고 서로 볼 수 있는 사이는 되어야겠지. 에이...그만!!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이미 아버지가 되었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되돌릴 수 없다.


함께 읽을 책
http://blog.naver.com/ljb1202/220686359726
내 아이가 미워질 때 - 슬프지만

http://blog.naver.com/ljb1202/220043696681
엄마는 산티아고 - 함께 하는 여행

http://blog.naver.com/ljb1202/130171773
1리터의 눈물 - 내 이름은 아야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하기 싫은 일을 하는 힘 - 받아들이기

하고 싶은 일만 하고 하기 싫은 일을 하지 않는 삶. 많은 사람들이 꿈꾸는 삶이다. 부자를 꿈꾸는 이유 중 하나도 하고 싶은 것만 할 수 있다는 착각때문이다. 성공한 사람은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한 것이 아니다. 하는 일을 좋아했다. 어느 누가 하기 싫은 일을 하지 않으며 살 수 있을까. 그런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어느 누구도 하기 싫은 일을 하지 않으며 살지 못한다. 하기 싫어도 억지로 해야 하는 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이다. 숙명이다. 그게 인생이다. 성공한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부지런하다. 성공이라는 단어에 대한 정의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대다수 사람들이 떠올리는 성공한 사람의 공통점이다. 어떻게 보면 그와 나는 딱 하나의 차이가 있다. 그는 하기 싫어도 끝까지 해 냈고 난 그렇지 못했다. 하기 싫은 일을 하지 않는 삶은 없다. 하기 싫은 일을 어떻게 하느냐가 오히려 관건이다. 하기 싫다고 안 하면 당장은 편할지 몰라도 시간이 지나 나에게 더 큰 하기 싫은 일로 돌아온다. 심적으로, 육체적으로 같이.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 싫다. 지옥철을 타고 출근하기 싫다. 상사의 잔소리가 듣기 싫다. 억지로 어색한 모임에 참여하고 싶지 않다. 늘어지게 집에서 멍하니 시간이나 때우고 TV나 보며 보내고 싶다. 이런 것들은 전부 바램이다. 현실에서 그다지 실행 가능성이 적다. 어쩌다 잠깐 할 수 있다. 그렇기에 더욱 빛을 발한다. 하지 못한 것에 대한 동경을 직접 체험해 보니 더욱 그런 삶을 꿈꾼다. 막상 매일 같이 그런 삶을 살게되면 그마저도 새로운 하기 싫은 일이 된다. 매일같이 집에서 TV나 보며 빈둥거리면 행복할까. 어쩌다 하는 행동이 재미있고 좋은 것이지 반복되면 지루해진다. 놀랍게도 하기 싫은 일을 해 낼 때 대부분 성장한다. 습관적으로, 태생적으로 편한 걸 찾게 되고 회귀본능처럼 하게 된다. 정작 그걸 선호하더라도 불행히도 현대인에게 그럴 자유가 부족하다. 정확히 표현하면 도태된다. 꼭 성공해야 할 이유는 없어도 현대인으로 살...

이혼 보험 로코드라마

이혼 보험이라는 독특한 보험 상품이 등장했다니 놀랍습니다. 보험은 본래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가입하는 상품입니다. 어떤 일이 발생했을 때 이를 미리 준비하기란 쉽지 않으므로, 평소에 조금씩 보험료를 납부하며 해결책을 마련하는 개념이죠. 이혼 보험은 이러한 기본 원리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참신한 아이디어라 할 수 있습니다.  한국은 외국에 비해 보험 상품의 다양성이 부족한 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혼 보험이라는 아이디어는 비록 드라마 속 설정이지만, 정말 신박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특히 드라마에서 언급된 것처럼 이혼이 한 해 동안 상당히 많이 발생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충분히 상품으로서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보험은 필요에 따라 만들어지지만, 보험사 입장에서는 조금 다른 뉘앙스를 가집니다.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 것이 보험사에게는 가장 유리하죠. 즉, 보험료를 받고도 지급할 일이 없으면 수익이 극대화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이혼 보험 역시 팔기는 하지만 실제로 이혼이 발생하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 보험사에게 최선의 결과일 것입니다. 드라마 이혼보험에서 묘사된 내용은 현실적인 면모를 갖추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혹시나 모를 상황에 대비해 이혼 보험에 가입하게 되는데요. 반대로 보험사 입장에서는 가입자가 실제로 이혼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는 역설적인 상황이 펼쳐집니다. 이런 설정은 시청자들에게 흥미를 더해주는 요소로 작용했습니다. 드라마는 이혼보험을 설계하고 판매하는 과정을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이동욱이 연기하는 노기준은 두 번의 이혼 경험을 가진 인물로 등장합니다. 첫 번째 이혼은 상대방의 비구니가 되려는 꿈을 존중하며 이루어졌고, 두 번째는 외국에서 온 상사와의 결혼 생활 중 바쁜 일상 때문에 결혼 신고조차 하지 못하고 끝난 사례였습니다. 이다희가 연기한 전나래는 노기준의 두 번째 아내였지만, 현재는 그의 파트너가 아닌 강한들(이주빈)이 주요 여성 캐릭터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강한들은 계리 업무를 담당하며 감성적인 성격을 ...

고객의 요트는 어디에 있는가

  다른 사람도 아닌 워런 버핏이 추천한 책이다. 내 고객의 요트는 어디에 있는가. 워런 버핏이 어떤 책을 추천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엄청난 다독가면서도 추천한 책은 많지 않다. 다독가라고 하지만 살짝 개념은 다르다. 워런 버핏은 다독가라는 개념보다는 활자 중독자라는 표현이 좀 더 맞다. 기업과 관련된 온갖 정보를 다 읽는다. 잡지까지도 포함해서. 그러니 흔히 생각하는 책이라고 할 수는 없다. 일반인보다 많이 읽긴 하겠지만 책은 많이 읽지는 않는 듯하다. 그런 워런 버핏이 추천한 가장 유명한 책은 현명한 투자자다. 가치 투자자에게는 성경이라고 하는 벤자민 그레이엄의 책이다. 이런 책말고 이 책을 추천했으니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궁금했는데 한국에는 번역되지 않았다. 나중에 번역 된 걸 알긴 했으나 굳이 보려 하진 않았다. 그래도 좀 보는 게 어떨까하는 욕망(?)은 있었다. 다른 사람도 아닌 워런 버핏 추천아닌가. 결론부터 곧장 말하면 너무 늦게 내게 왔다. 책에 나온 내용은 뼈가 되고 살이 되는 내용은 맞다. 너무 잘 알고 있는 책이라는 점에서 늦었다고 표현했다. 이미 이런 종류 책을 많이 읽었다. 여기에 책이 출판된 게 1940년이다. 그 이후 개정판으로 내용이 좀 보강되긴 했지만 딱히 달라진 건 없는 듯하다. 그러니 올드하다. 올드할 뿐 책에서 알려주는 내용은 전부 거짓이 없다. 제목이 고객의 요트는 어디에 있는가는 여기서는 수수료를 말한다. 월스트리트는 수많은 사람이 돈을 벌기 위해 오는 곳이다. 자신이 직접 돈을 벌기 위해 오는 사람도 많이 있다. 그만큼 많이 차지하는 게 돈을 맡기로 오는 사람이다. 돈이 어느 정도 있는데 이걸 불리고 싶다. 내가 직접 주식 투자를 할 능력은 안 된다. 또는 사업 등으로 바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