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 온 더 트레인 - 3명의 여인


서점에 갔더니 상당히 많은 곳에 책이 쌓여 있어 관심을 가졌던 책이다. 역시나 내 의지와 달리 계속 노출되면 관심을 갖고 읽게 되는 지극히 평범한 인간이 나다. 딱히 흥미롭거나 재미있을 것이다라는 판단을 가졌다고 말하기보다는 지속적인 노출로 나도 모르게 읽어볼까 했다. 출판된지 얼마 되지 않으니 더더욱 관심도 갔다.
책은 초반에 상당히 집중하기 어렵다. 총 3명의 여인이 화자로 나온다. 3명의 여인 관점에서 책을 서술된다. 레이첼, 메건, 애나. 이 중에 가장 중심을 잡고 극(?)을 이끌고 가는 인물은 레이첼이다. 대부분 레이첼 관점에서 내용이 서술되고 메건과 애나가 가끔 등장한다. 초반에는 이런 것과 상관없이 조금씩 조금씩 자신의 이야기를 해 주다보니 인물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교차되며 서술하고 있어 누가 누군지도 몰랐다.
그저 초반에 누군가 시체가 되었다는 기억만 있고 읽어 나갔다. 레이첼은 현재 시점으로 내용이 서술되지만 다른 인물을 과거 시점으로 시간순서대로 서술되어 대략적인 느낌만 가질 뿐이다. 하지만 작가는 영리하게 과거시점으로 서술하는 메건을 모호하고 어떤 인물인지 착각하게 만들고 오해하게 내용을 구조화했다. 
가장 문제의 인물인 레이첼은 문제덩어리 그 자체다. 소설을 읽으면서 대부분 레이첼 관점에서 내용이 진행되고 있어 상당히 짜증이 밀려온다. 3명의 인물이 화자가 되었을 때 각자 자신의 속마음까지 스스럼없이 민낯을 드러내며 서술되어 몰라도 될 심리상태까지 알게 되니 더욱 짜증이 났다. 레이첼은 그저 찌질하고 술에 쩌들어 제대로 인간관계도 못하고 하는 일마다 실수에 의지박약으로 그려진다.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인물이 이렇게 묘사되니 무척 낯설기까지 하다.
더구나 소설의 한 50페이지가 남을 때까지 이런 상황은 전혀 변하지 않는다. 남을 돕겠다며 나서는 레이첼은 아무리 봐도 오지랖 넓게 제 정신이 아닌 상태에서 돌아다닌다. 그것도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라 일만 더 그르치는 느낌이 강하다. 차라리 가만있으면 좋으련만 쉬지 않고 여기저기 끼지 않을 때가 없을 정도로 낄때 안낄때 다 낀다. 이혼한 상태라 관심에 굶주렸는지 남자에 대한 자신만의 상상도 제법 많이 나오기도 한다. 
더 큰 문제는 알코올 중독으로 툭하면 술을 마시고 현실에서 도망가려 한다. 더 최악은 술 마신 후 자신이 한 일을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 필림이 끊겼을 때 레이첼은 맨 정신에 못했던 것이나 하지 말았어야 할 것을 한다. 스스로 자신이 어떤 일을 했는지 모르니 더더욱 스스로를 믿지 못하고 주변 사람들은 그녀가 하는 이야기를 별로 신뢰하지 않는다. 그런 레이첼은 좌충우돌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서서히 진실의 한 가운데로 들어가며 소설은 결말을 향한다.
<걸 온 더 트레인>은 솔직히 거의 하루에 다 읽었지만 손에 놓지 못할 정도로 흥미롭게 읽지는 않았다. 오히려 읽으면서 살짝 짜증 섞인 상태에서 읽었다. 레이첼의 행동에 동병상련이나 실질적인 주인공에 감정이입이 되지 못했다. 한 발 떨어져서 '도대체 얘 왜 이러니?'하며 읽었다. 그렇기에 내용이 진행될수록 도대체 진실이 무엇인지 감이 안 잡혀 추리소설답기는 했다. 책 내용을 이끌어가는 3명의 주인공이 여인이다. 그만큼 작가가 여성이라는 장점을 최대한 발휘한 책이다.
책에 나온 중요 인물중에 제대로 된 인물이 단 한 명도 없다는 사실도 재미있다. 이상한 인간들이 벌이는 이상한 사건이랄까. 평범한 사람 입장에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동과 심리상태를 갖고 있다. 처음에는 평범한지 알았는데 다들 비정상이다. 레이첼 친구가 그나마 너무 평범해서 독보인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소설은 부담없이 시간 때우기위한 킬링 타임용으로 읽으면 좋다. 어차피 장르 자체가 그러니 혹시나 심심한데 읽어볼까하고 집어들고 읽으면 좋을 책이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여성의 진짜 마음은 뭐야?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겉 모습에 속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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