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인대학교 낯가림학과 졸업하기 - 개그맨


참 힘든 직업중에 하나가 연예인이다. 대중 앞에 서서 오롯이 자신의 모든 것을 전부 공개해야 하는 직업이다. 정확하게 연예인이라는 직업은 없지만 대체적으로 TV에 나오는  사람중에 예능 영역에 속한 사람들이다. 배우, 가수 등등. 이들은 현대에 와 새롭게 해석된 직업인데 이들은 직업인으로 자신이 선택한 역할이 불특정 대중에게 노출되고 인기에 따라 부가 축적되다보니 대중의 잣대가 보다 엄격하다. 

아무리 연기를 잘하고 가창력이 좋아도 대중에게 인기를 얻지 못하면 별 볼일 없다. 갈수록 사생활이 사라지는 세상에서 연예인들은 유독 두드러진다. 아주 조금 잘못해도 보다 엄격한 잣대로 대중이 꾸짖고 처벌하려 한다. 손가락질 하는 손중에 대다수가 자신에게 향한다는 사실은 게의치않는다. 심지어 더한 잘못을 한 정치인이나 여타 직종에 비해 더 물어뜯으며 즐긴다. 여하튼 잘못했다고 말한다. 자신들이 그 연예인이 돈을 버는 데 큰 도움을 줬다는 생각이 깃들어 간 것은 아닐까.

이중적인 태도도 보인다. 외국 연예인이 훨씬 더 나쁜 짓을 저질러도 노래를 잘 하거나 연기를 잘 한다면 별개의 것으로 구분한다. 반면 국내 연예인은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노출되면 특정 이미지를 덧입혀 부정적으로 묘사하기 일쑤다. 사회 구성원들이 갖고 있는 불만을 연예인들이 대신 받아주는 것이 아닐까하는 착각마저 든다. 이 중에서도 개그맨은 더한 잣대가 들어간다. 사람을 웃기는 직업을 갖고 있는 개그맨은 늘 웃어야 하고 어떤 일이 있어도 웃어야 한다.

TV로만 보던 사람을 실제로 볼 때 각자 자신의 삶이 있는데도 구분하지 못하고 TV와 똑같을 것이라며 우습게 다가서기도 하고 말도 안 되는 요구도 한다. 자신에게 똑같이 누군가 한다면 기분나뻐할 것들도 꺼림김없이 강요한다. 개그맨들이 일상에서는 더 숙기가 없는 경우도 있으니 일반인들은 이런 인지부조화를 당혹해한다. 특히, TV에서 바보처럼 나오는 개그맨들을 볼 때 낮게 보기도 하지만 대부분 개그맨들은 참으로 똑똑하다. 똑똑하지 못하면 도저히 못하는 직업이다.

국내 개그맨 중에서도 책을 펴 낸 사람이 있는데 그들의 삶은 참 치열하고 남의 웃음거리가 된다는 사실에 절망도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늘 남에게 웃음을 선사하려 노력한다. 실제로 우습게 알았던 그래맨이 퀴즈 프로그램에 우승도 하고 똑똑하다는 사실에 깜짝놀라기도 한다. 일본에서 정확하게 개그맨이 어떤 위치를 갖고 있는 지 몰라도 기타노 다케시를 보면 우리보다는 보다 대접을 잘 받고 있는 것이 아닐까 추측한다. 

와카바야시 마사야스라는 일본 개그맨이 블로그에 글도 올리고 하면서 글빨을 인정받아 칼럼을 기고했다. '사회인 대학교'라고 하여 사회에 살아가는 이야기를 학년에 맞게 졸업까지 했는데 이를 바탕으로 1학년을 보강해서 쓴 책이 <사회인대학교 낯가림 학과 졸업 하기>다. 저자는 개그맨 꿈을 안고 노력했지만 쉽사리 꿈을 이루지 못하고 오랜 시간동안 무명인의 설움을 겪었다. 개그맨??)답지 않게 성격도 시니컬하고 직설적인 면이 강했다.

최근에 우리도 먹방이 유행하는데 일본에서도 먹방이 유행하고 인테리어를 보여주는 패널로 참석할 때 조차 내가 저런 집에 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좋아하는 음식도 아닌데라는 표정을 보여주고 멘트를 하다보니 초기에는 많이 어려웠다. 그래도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보여줘서 어느 정도 인기를 끌게 된다. 욕실이 없는 집에 살면서 샤워할 때 돈을 아끼기 위해 아예 집에서 나가며 샴프를 머리에 바르고 걸어가며 거품을 낸다. 도착해서 빠른 시간내로 해야 하니깐. 이런 사례가 빵 터졌다.

본격적으로 인기를 얻으며 정신없이 스케쥴을 소화하지만 광고를 찍을 때도 평소 직설적인 이야기로 광고감독을 당혹스럽게도 한다. 지금 와서는 그렇게 한 생각돠 말이 실수였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하니 인간은 시간이 지나며 변하기 마련이다. 개인이 갖고 있는 자체 본성이야 변하지 않아도 시간이 지나며 각자 조금씩 변하기 마련이다. 자신이 직업에 맞게 변하기도 하고 깨달은 바가 있어 의식적으로 변하기도 하고 직책에 따라 변하기도 한다.

책은 수필로 다양한 이야기를 해 주지만 공감가는 것도 꽤 있었다. 예를 들어 취미같은 경우에 저자는 취미가 없다고 한다. 이런 저런 말을 하다 결국에는 개그가 취미인가라는 말도 하지만 자신이 하는 산책이상 개그 미만의 취미를 계속 차고 있다고 말한다. 내 경우에도 독서는 취미가 아니다. 직업도 아니고. 꽤 여러가지를 많이 하는데 그 어떤 것도 취미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취미가 거창한 것은 아니겠지만 당연히 살면서 하는 것을 취미라고 말하기가 애매하다는 판단이 들어 취미란이 늘 어렵다.

아저씨의 나이에 대해서도 토론을 한 적이 있다고 한다. 이를 통해 대략 나이가 나왔는데 읽으면서 재미있다는 생각과 함께 언젠가 이런 거 토론하만 참 재미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얼마전 일본에서 문단 등용문중에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아쿠다카와 상을 마타요시라는 개그맨이 수상했다. 한국에서 이런 일이 생기면 어떤 현상이 벌어질까. 일본에서도 꽤 화제가 되었는데, 우리 경우에 사전에 알았다면 기회조차 주워지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일본에서는 한 달 만에 6만 부가 돌파했다고 하는데 유명인 후광효과를 받았을 것이라 본다. 그렇다라도 책에서 나온 내용은 상당히 진솔하다. 숨김없이 솔직하게 있는 그대로 자신의 생각을 밝히고 있어 일본 개그맨을 아는 재미도 조금 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저자가 누군지 모르다보니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개그맨 속 마음을 알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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