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톈의 이것이 바로 인문학이다 - 공자


한국, 중국, 일본에서 공자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그 중에서도 사실 유독 한국이 더욱 공자가 중요하다. 다양한 사상체계가 난립하고 유입되며 여러 사상이 혼재(??)되어 있는 중국과 일본에 비해서 한국은 공자의 가르침을 거의 중심사상으로 오랫동안 다양한 체계가 권장되었다. 오죽하면 종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유교라는 표현까지 쓸 정도다. 중국에서 뒤늦게 자신들보다 더 유교적 가치를 지키는 한국을 본받아야 한다는 소리도 있을 정도다.

중국 사람이니 중국인이 더욱 풍성한 이야기를 할 수 있으리라 여겨진다. 이중톈은 솔직히 처음 서점에서 그 이름을 접했을 때 우리나라 교수인줄 알았다. 중국인이라는 것은 나중에 알게 되었고 상당히 많은 책마저 나온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중국인이 저술한 책을 좋아하지 않는다. 편견이라고 하면 편견인데 책을 읽어보면 음모론을 이야기하건 중화사상에 빠져 있는 경우가 많다. 엄청난 문화와 역사를 갖고 있는 나라답지 않게 수준이 좀 떨어진다는 느낌이었다.

주변에 책을 좀 읽는다는 분들도 비슷한 의견이라 중국책을 선호하지 않는다. 이중텐같은 경우에 이번에 처음 접하는데 중국에서 갑부 47위에 위치한다고 하는데 기업인이 아닌 교수가 책을 출판하고 강연만으로 버는 금액이 상상초월이라 본다. 이중텐이 돈을 많이 번다는 것을 제외하면 책 내용은 딱히 더 대단할 것은 없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공자는 이미 수많은 책에서 다루고 언급되며 어느 정도 모르는 사람이 극히 드물다.

공자의 논어 등을 제대로 읽어 본 적은 없어도 다양한 책으로 공자의 사상을 접했고 공자일대기도 읽어 봤기에 새삼스럽지는 않은 인물이다. 공자는 굳이 이야기하자면 가진자를 위한 사상체계를 만들었다고 할 수 있는데 당시 시대상을 볼 때 지극히 자연스럽다. 계속 정치를 하려고 노력했지만 너무 이상적이라 당대에는 큰 환영을 받지 못했지만 덕분에 두고 두고 사상이 후대에까지 남아 있을 수 있었다. 제자들의 역할이 가장 컸다고 본다. 대부분 종교위치에 있는 사상가들이 그렇다.

<이중톈의 이것이 바로 인문학이다>는 공자를 중심으로 중국 여러 사상가를 비교하며 알려주는 책이다. 처음에 공자에 대해 알려준 후 백가쟁명에 따라 한 명씩 사상가를 불러낸다. 같은 문화권에 어릴 때부터 알게모르게 주워들은 풍월이 있어 새롭거나 생소하지 않다. 본문 해석이 다소 애매한 부분을 이중톈이 나름 해석하는데 그 부분은 큰 흐름에서 딱히 벗어나지 않기에 읽는데 어렵거나 불편함은 없다.
배우는데 일정한 스승이 없어야 비로소 대사라고 할 수 있다.
일정한 스승이 없어야 다양한 것을 흡수하고 받아들이며 스스로 일가를 이루어 '대사(대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용의 의천도룡기에 이런 장면이 나온다. (기억이 가물가물 하지만) 장무기가 위기 순간에 장삼풍에게 태극권을 배운다. 한 차례 시전한 후 장무기에게 얼마나 기억하느냐고 묻는다. 거의 전부 기억한다고 답변을 하자 다시 시전을 한 후 얼마나 기억하느냐가 묻는다. 몇 번을 그렇게 장무기에게 물어본 후 전부 다 잊었다고 한 후에 비로소 겨루기를 수락한다. 급작스럽게 배운 기술로 무공을 펼치다 자신도 모르게 기존에 몸에 익은 기술이 나오면 오히려 위험하기때문에 한 행동이다.

모든 것을 잊었다는 것은 새롭게 배운 내용이 자신이 이미 익혀놓은 기술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는 뜻이다. 특정 정파에 소속되어 있는 무술가들은 자신의 류파에 자유로울 수 없어 한계에 갇히는 경우가 많아 오히려 특정 정파에 소속되어 있지 않은 인물이 주인공이 되어 큰 위인이 되는 것이 무협지에서 많이 나온다. 누군가의 파냐에 따라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포지션마저 정해져 운신의 폭이 적어지기도 한다. 

경제공부를 하고 다양한 공부를 하다보면 여러 파로 나눠진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특정 파가 된 사람은 죽었다 깨워나도 스승에게 사사받은 사상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그 파에서 거두가 되어 일가견을 이루기도 하지만 대부분 사람에게는 실전적인 면이 좀 더 강하다보니 다양한 사상을 접하고 다방면을 들여다보며 그 안에서 중심을 잡고 그때마다 써 먹은 것이 더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무슨 무슨 파로 규정당하는 것 자체가 나는 싫다. 


세 사람이 길을 갈 때 그중에 반드시 나에게 스승이 될 만한 사람이 있다.

공자가 한 수많은 어록(?)중에 가장 내 기억에 오래 남는 둘 중에 하나다. 또 하나는 아마도 '오늘 새로운 것을 배웠으니 죽어도 상관없다'는 식의 이야기다. 누구에게도 배울 것은 있다는 뜻인 세 사람이 길을 가면 한 명은 반드시 스승은 있다는 이야기는 갈수록 참 힘들어진다. 나이를 먹으며 책을 읽고 지식이 쌓일수록 교만한 마음이 싹을 핀다. 그저 내가 그보다 특정 분야에서 좀 더 많이 알고 있을 뿐인데도 불구하고 우월한 감정을 갖게 된다.

실제로 그가 하는 분야에서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무뇌충이 되어버리면서 내가 알고 있는 분야에서 그가 모른다고 낮게 보는 것은 아주 꼴보기 싫은 모습이다. 늘 이런 교만을 조심해야 하며 반드시 내가 만나는 사람에게 무엇인가 배울 것이 있다는 걸 잊지 말아야한다. 갈수록 책을 많이 읽고 지식이 아주 약간 있다는 것이 노출되어 사람들이 나에게 다가올 때 그들이 갖고 있는 마음은 받아들여도 결코 내가 잘난 것은 아니라는 마음으로 상대방을 대해야한다. 잊지 말아야 한다.

인문학이 뜨면서 다양한 인문학과 관련되어 있는 책이 우후죽순처럼 나온다. 이 책도 그런 책중에 하나로 봐도 무방하다. 그래도 차라리 다이제스트식으로 이것 저것 짜집기하며 써 놓은 책보다는 이 책 <이중톈 이것이 바로 인문학이다>처럼 공자에 대해 집중 탐구한 책을 읽는 것이 훨씬 더 유익하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공자는 이미 참 많이 알려졌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공자로부터 파생되는 다양한 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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