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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 - 믿음


지금까지 국내에 출간된 더글라스 케네디의 모든 소설을 읽었다. 내가 좋아하는 이유는 지극히 통속적인 내용에 지적 허영마저 살짝 얹어 채워주기 때문이다. 단순히 내용뿐만 아니라 내용 안에 포함되는 각종 문화와 관련되어 있는 소재를 읽는 재미도 솔솔하다. 영화, 문학작품, 음악 등 작품 속 인물들이 다양한 문화에 대해 서로 이야기하며 상대방을 예측하거나 자신을 알려주는 하나의 매개체로 활용하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그렇다고 모든 작품을 다 재미있게 읽은 것은 아니다.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작품도 있었다. 이번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은 아쉽게도 재미가 살짝 떨어진다. 생각해보니 남자가 주인공인 작품에 비해 여자가 주인공인 작품이 재미가 덜했다. 지금까지 내가 읽은 소설은. 더글라스 케네디의 작품은 대중문화 영역에 있던 인물이 한참 잘 나갈 시점에 뒤통수를 맞고 추락한 후 다시 우연한 기회에 원래 자리로 돌아온다는 내용이다.

너무 통속적이지만 그 맛으로 봤다. 대중문화 속 인물들이 등장하여 소재를 선보이고 서로 이야기할 때 나도 그 작품을 읽어 봤다는 동질감과 나도 그 음악을 알고 작품 속에서 언급하는 다양한 문화이야기에 동참할 수 있다는 괜한 지적허영을 채우며 읽었다. 이런 통속적이며 지적 허영을 채워주는 작가는 기욤 뮈소도 있다. 기욤 뮈소는 최근에는 살짝 지겹다. 반복되는 내용에 너무 뻔한데 그나마 아직까지 더글라스 케네디는 여전히 내 허용을 채워준다.

이번에 읽은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은 여자 주인공 입장에서 서술되었고 좀 답답한 면이 많았다. 비록 뜻하지 않게 나락으로 떨어졌어도 갖고 있던 재능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기회가 되었을 때 다시 올라설 수 있는 운을 거머지는 모습을 읽으며 쾌감을 느끼며 읽었는데 이번 책은 그런 면이 없었다. 물론 이번에도 나락으로 떨어졌다가 모든 것을 잃었지만 자신의 무죄가 전부 밝혀지며 갖게되지만 통속적인 쾌감은 아니다.
소설은 크게 두 파트로 나눠진다. 개방적인 부모 밑에서 자란 한나는 원칙적인 남편을 만나 결혼을 한다. 진보적이며 전쟁을 반대하는 교수 아빠와 자신의 감정을 직설적으로 내뱉는 미술화가 엄마사이에서 자라 우연히 만나 의사 남편과 임신을 하게 되어 자신의 꿈을 포기하고 작은 마을로 간다. 남편이 집을 비웠을 때 아빠의 주선으로 온 매력적인 남자와 며칠 보내며 감정에 충실하지만 곧 제 자리를 찾고 생활한다.

몇 십년이 지나 모든 것이 지극히 평범한 삶을 살아가고 있던 어느 날 딸이 실종한다. 딸은 유부남 의사를 잊지 못해 사라졌는데 이를 계기로 언론에서 관심을 갖게 되고 때마침 옛날에 만났던 그 남자가 책까지 펴내며 하루아침에 나쁜 여자로 방송에 나가게 된 한나는 도망칠 곳이 없을 정도였다. 이 때 보수적인 아들도 믿었던 남편도 등을 돌린다. 한나는 보편타당한 정서에 입각한 사고를 가졌다고 믿었지만 온갖 사람들에게 매도당한다.

진실 공방이 이어지며 진실은 당사자 이외에는 누구도 알 수 없는 상태에서 진실을 밝힌 사람이 나타나며 모든 사람들은 한나에게 미안하다며 자신의 자리를 다시 되찾는다. 아들은 자신이 지나쳤다며 연락하지만 남편은 여전히 미안한지 연락하지 않는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자신이 가고 싶었던 파리로 반 년동안 가려고 할 때 죽었는지 알았떤 딸이 연락이 온다. 파리로 갈 것인가 망설인다. 각자의 인생이 있으니 떠나는 것이 맞다며 이야기는 끝난다.

부모는 자식을 위해서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말한다. 과연, 그럴까라는 생각을 난 한다. 많은 것을 자식을 위해 해 줄 수 있지만 무엇이든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난 그저 자식은 자식의 삶이 있는 것이고 부모는 일정 시기까지 잘못된 방향으로 가지 않도록만 도와주면 된다. 그 후에 자식 발목만 잡지 않으면 된다는 입장이다. 자식은 자식 삶이 있는데 그걸 부모가 일일히 방향을 제시하고 간섭할 필요도 이유도 권리도 책임도 없다.

굳이 작품 속 내용에 의미를 두자면 의미가 있겠지만 내가 더글라스 케네디에게 원하는 것은 아니기에 <더 잡>과 같은 작품에 비해서는 재미는 덜 했다. 그래도 이렇게 길게 이야기를 풀어내는 필력은 참 대단하다싶다. 늘 작가들이 이야기 전체를 풀어내는 능력은 감탄스럽다. 아귀가 딱딱 맞게 앞에서 한 내용이 뒤에 가서 기가 막히게 이어질 때 작가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라고 결론내린다.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은 자심 쉬어가는 작품으로.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조금은 덜 익사이팅하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그래도 더글라스 케네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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