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로 입사 엄마로 퇴사 - 여성


한국에서 여성으로 산다는 것은 분명히 녹록치 않다. 이건 이해한다고 뭘 어쩔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태어나길 남자였다. 나는 그렇기에 나와 다른 성에 대해 어떤 차별을 갖고 있는지 피부로 느낀 적이 없다. 모든 것은 간접경험이다. 책 등을 통해 여성이 받는 차별을 알기는 했지만 정작 실 생활에서 나는 그걸 느끼며 살았느냐고 묻는다면 의문이다. 사실 내가 지금까지 살아오며 했던 것들은 딱히 성별에 따른 차이는 없었다.

되돌아보면 그건 내 착각이었던 듯하다. 남자였기에 당연히 받아들이며 그걸 몰랐던 것이 아닐까한다. 남자는 늘 자신이 할 일에 집중한다. 그것만으로도 세상의 모든 고민은 갖고 있는 것처럼 행동한다. 퇴근하고 집에 들어가서도 마찬가지다. 반면에 여성은 결코 그렇지 않다. 회사 일을 하고 집에 들어오면 모든 집안 일은 오롯이 본인의 몫이 된다. 이건 의식 자체가 문제가 있다. 이를테면 집안 일을 한다. 이건 하는 거다.

남편의 입장에서 도와준다는 개념 자체가 잘 못 된거다. 밖에서 고생하고 집에 들어왔다. 내가 먼저 집에 왔으니 아침에 남긴 설겆이를 도와주자. 이런 생각은 참 갸릇하다. 문제는 이 개념 자체가 잘 못 되었다는 것이다. 집안 일에 남자, 여자는 없다. 본 사람이 하는 거다.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말이다. 도와준다는 생각 자체를 버리지 못하면 안 된다. 이 사소하지만 큰 생각만으로도 남성과 여성의 역할 구분은 무의미하지 않나싶다.

솔직히 그나마 아이를 돌보는 것은 약간 어쩔 수 없는 측면은 있어 보인다. 그렇지 않은 집도 있다고 하지만 대체적으로 아이들은 엄마에게 껌딱지다. 이 부부은 난 어쩔 수 없다고는 생각한다. 그걸 제외하면 평등해야 한다. 최근에 벌어진 다양한 운동(?)과 관련되어 딱히 할 말은 조심스러워 없다. 그저 서로 차이를 인정한 평등이면 되지 않을까싶다. 남자와 여자에 따른 성별 차이는 분명히 존재한다. 남자는 기본적으로 여자보다 힘이 쎄다는 것과 같은.

많은 여성들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슈퍼우먼이 되어야 한다. 집 안 일과 사회 일을 둘 다 동시에 엄청나게 잘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회에서 도태된다. 집에서도 아이를 돌보며 뒤쳐진다는 생각에 힘들어 하지만 사회는 기회를 그다지 주지 않는다. 한국 사회가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여성의 사회참여를 공정하고 평등하게 해줘야 한다고 본다. 경력단절이 잠시 되더라도 사실 이제 막 입사한 1~2년 차보다는 훨씬 더 일을 똑부러지게 잘하지 않을까.
이 책인 <딸로 입사 엄마로 퇴사> 저자도 열심히 일을 해서 딸로 입사해 노력했다. 그 과정에서 여성이라는 이유로 승진에서 누락되기도 한다. 여성이고 미혼이니 남성이며 기혼인 사람들에게 이번 승진은 누락되었지만 미안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 부분은 남자 미혼이라면 어떠했을까라는 생각을 갖게 만든다. 저자의 나이대는 아마도 40대 후반정도 되지 않았을까한다. 그런 과정을 거쳐 승진을 한 후에도 여전했다.

집 안 일때문에 회사 일을 못하면 안 된다. 자신이 이 회사에서 여성에게 본이 되는 책임이 있다. 둘 다 똑부러지게 하지 않는다면 후배들이 제대로 대접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더 열심히 했다. 정작 시간이 지나 후배들에게 부담스럽다는 표현을 듣는다. 둘 다 워낙 잘 하시니 후배들이 운신의 폭이 오히려 좁다. 저렇게 여성임에도 잘 하는 선배가 있는데 너희는 무엇이냐는 이야기를 들으면 할 말이 없다. 

이런 사회적인 시선이 문제다. 거기에 이를 구조적으로 풀어내지 못하면 영원히 이런 시스템은 굴러가게 된다. 분명히 시간이 갈수록 시스템을 개선책을 찾아낼 것이다. 현재는 그 과정에 있다고 본다. 글을 쓰다보니 좀 무거워졌다. 이 책은 에세이다. 무슨 사회고발이나 의식화를 위한 책이 절대 아니다. 저자가 회사를 다니고 퇴직을 한 후에 겪은 다양한 경험을 풀어내고 있다. 그 과정에서 여성으로 사회인으로 엄마로 딸로 경험한 걸 썼다.

에세이라 소소한 읽는 맛이 있다. 거창하게 무엇인가 주장하는 것이 아닌 소소하게 일상 이야기를 한다. 그러며 가끔 저자가 생각하는 사회문제나 개선점을 이야기한다. 오래도록 다니던 회사를 나중에는 결국 그만둔다. 이에 대해 정확한 이유는 나오지 않는다. 그렇다해도 아이를 돌봐야 한다는 점이 다소 대두되는 걸로 보였다. 열심히 노력하려 했으나 아이가 아파 결국에는 야근을 하지 못하는 내용도 나온다. 사실 야근을 하고 그런 사람이 더 잘되는 문화자체를 없애긴 해야 할텐데.

현실적으로 아직까지 한국사회에서 말도 안 되는 일이긴 하다. 너무 당연하게 판단내린 것들이 많다는 걸 깨닫게 된다. 그런 것이 원래 어디 있었겠는가. 의식적으로 노력은 한다. 이런 책도 작은 깨달음을 준다. 여성과 남성이 서로 다르기에 몰랐던 걸 깨닫게 된다. 딸로 입사해서 엄마로 퇴사보다는 할머니로 퇴사했으면 더 좋았을 듯하다. 저자가 쓰고 알려주는 내용도 부담없이 술술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여성으로 엄마로 직장인으로 아내로 하는 이야기를 봤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이런 책에 말하긴.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남 이야기에 배울 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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