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일주일에 이틀만 일하기로 했다 - 내려놓기


책 제목인 <나는 일주일에 이틀만 일하기로 했다>만 놓고보면 두 가지로 떠오른다. 엄청나게 돈을 많이 벌어 이틀만 일해도 된다는 의미로 읽힌다. 이건 내가 물질에 함몰되어 그런지도 모르겠다. 다른 면으로는 자신이 그렇게 일하며 안분지족하며 살아간다는 뜻이다. 책은 후자에 속한다. 최근에 후자에 속하는 책이 참 많이 나오고 있다. 거의 대부분 일본에서 넘어온 책이다. 일본은 잃어버린 20년이라는 표현이 있다.

그만큼 오랜 시간동안 힘들 시절을 보냈다. 인간의 환경에 적응하며 살게 마련이다. 더 노력한다고 될 것은 아니라는 걸 깨달은 많은 젊은 층이 포기해 버린다. 더 노력한다고 딱히 더 잘 사는 것도 아니고 기껏해야 알바로 조금 더 돈을 쓸 수 있는 정도다. 그럴 바에는 포기하자. 최소한의 에너지로 살아가면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이 늘어났고 이들이 주류는 분명히 아니지만 하나의 유행(?)을 만들어냈다.

이런 유행으로 초식남같은 용어도 나왔고 말이다. 이런 유행은 서서히 한국에도 상륙하고 있다. 미니멀리즘이나 욜로같은 개념이 그렇다. 욜로는 다소 돈을 쓰는 것이라 다를 수는 있지만 말이다. 집 내부를 심플하게 하는 것도 일본에서 넘어온 유행이다. 한국은 그런 면에서 일본의 영향을 참 많이 받는다. 최근에 한국의 분위기가 일본의 잃어버린 20년 같은 건 절대로 아니다. 다만 청년층에서 취업이 힘든 점이 비슷하다.

갈수록 취업은 힘들고 알바를 하며 생활하는 친구도 많아졌다. 점차적으로 이럴바에는 이렇게도 살 수 있다는 걸 깨닫기도 한다. 큰 욕심 안 부리고 내 몸 하나 건사하며 살 수 있다. 더구나 너무 앞서나가지 않으면 된다. 이제 겨우 20대나 30대 정도면 얼마든지 무엇을 하든 먹고 살 수는 있다. 풍족하게는 아니더라도 말이다. 그런 면에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큰 불만이나 부담없이 살아 갈 수 있다는 판단이 든다.

이미 일본에는 그런 사람들이 꽤 있다. 주류는 아닐지라도 말이다. 이것도 유행처럼 그런 삶이 있다는 걸 알게 되는 사람들이 실천여부와는 상관없이 관심을 갖고 알아보게 된다. 아직까지 한국은 그런 젊은이들은 거의 없다. 더구나 그런 삶을 살아간다고 해도 글로 쓸 수 있느냐가 또 있다. 이 책의 저자는 글을 쓸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 덕분에 자기 삶을 남들에게 공식적으로 글로써 알려준다. 이로 인해 더욱 이런 삶이 알려지게 된다.
무엇보다 그럴 수 있었던 것은 독서였다. 책을 읽어봐도 상당히 많은 독서 한다는 걸 알게 된다. 거꾸로 미니멀리즘 삶을 살기 위한 필수 아이템이 독서다. 다른 것들은 취미생활로 하려도 돈이 꽤 든다. 독서는 돈이 한 푼도 안 든다. 책은 도서관에서 빌리면 된다. 도서관 책을 내 서고라 생각하면 된다. 얼마든지 도서관 가서 읽고 대여해서 집에서 하루 종일 읽는다. 그것만으로도 시간도 잘 가고 의미있는 생활이 된다.

그 덕분에 글을 쓸 수 있게 되고 책까지 나오게 된 것이 아닐까한다. 더구나 저자는 아웃사이더 기질이 다분하다. 굳이 주류에 편입되려고 노력하진 않았다. 사춘기때는 왕따를 당했고 일을 그다지 능숙하게 하는 편도 아니다. 시골에서 도쿄로 상경했을 때 무엇보다 월세가 가장 큰 문제였단다. 기본적으로 처음에 3-400만 원은 든다. 거기에 월세가 한 달에 70만 원은 넘게 든다. 기껏해야 원룸 정도 크기가 그 정도다.

도쿄에 살며 당연하게 여겼고 어느 정도 버틸 수 있다고 봤지만 알바를 열심히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걸 깨달았다. 쉽지는 않았고. 그러다 찾아보니 도쿄 외곽으로 가니 20만 원이 안되는 월세가 있었다. 그걸 계기로 그 지역으로 이사간다. 돈을 안 쓰면 된다. 돈을 쓰려고 하니 돈이 부족한 거다. 그렇게 본인이 한 달에 어느 정도 쓰는지 파악을 하고 일을 간병인으로 한다. 참 저자는 남자다. 그렇게 하고 아예 월세를 시간으로 계산해서 돈이 아까워서 집에 있는다고 한다.

집에 없으면 그만큼 돈을 버리는 것이라는 나름 역발상이다. 한 달에 대략 70만 원 정도로 생활한다. 그나마 가끔 아는 사람을 통해 알바도 하고 이렇게 책을 써서 그 돈도 조금 생겨 갖고 있단다. 책 내용은 전혀 거창하지 않다. 그렇다고 찌질하지도 않다. 그저 자기 분수를 알고 그에 맞게 살려고하는 사람의 이야기다. 나도 만약 혼자였다면 저자처럼 충분히 살 것 같다. 100만 원 넘지 않는 선에서 살아가는데 전혀 문제 없이 살 수 있다. 나를 위해 거의 돈을 쓰지 않으니.

그래도 대단한 건 저자는 거의 대부분 식사를 직접 해 먹는다. 외식을 안 하는 것은 아니지만 거의 직접 해 먹는다고 한다. 본인의 건강을 위해서도 그렇고, 돈을 생각해서도 그렇다고 한다. 한 마디로 많은 걸 내려놓으면 가능한 삶이다. 나중을 생각하면 쉽지 않은 결정이다. 이마저도 저자는 그건 그때가서 생각하면 된다고 말한다. 진짜로 내일이 없는 삶을 살아간다고 할까. 강요하지는 않는다. 각자 자신이 좋다는 삶을 선택하면 된다. 남과 비교하지 말고.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일이 나쁜 건 아니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내려놓으면 많은 것이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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