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명한 투자자의 인문학 - 격자틀 정신모형


투자를 하는 것은 참 힘든 일이다. 쉬운 일이 결코 아니다. 단순히 볼 때 참 단순하다. 그냥 사면 된다. 별 생각할 필요가 없다. 이것저것 따지기보다는 매수하면 그것으로 끝이다. 남은 것은 오르기를 기다리는 일이다. 아니면 오를 걸 매수하고 기다리면 된다. 이렇게 쉬운데 이상하게도 갈수록 어렵다. 처음에는 공부를 했다. 모르니 배워야했다. 시간이 지나 어느 정도 알게 되었다. 투자를 병행했다. 수익도 나고 아는 만큼 보였다. 

일정 시간이 지나자 또 다시 어려움에 봉착했다. 분명히 알았던 것이 전부가 아니었다. 여전히 모르는 것이 훨씬 더 많아졌다. 단순히 판단할 수 있었던 걸 갈수록 더 많은 요소를 고려하고 고민하게 된다. 예전처럼 쉽게 판단 내리는 것이 어렵다. 알수록 더 많은 소음이 나를 혼란에 빠지게 한다. 많이 안다고 반드시 훌륭한 투자를 할 수 있는 것은 분명히 아니다. 좋은 기업이 반드시 수익이 훌륭한 것도 아니다. 뛰어난 실적을 보이는 기업이 금방 주가가 상승하는 것도 아니다.

늘 이런 불일치가 투자를 더 어렵게 한다. 실제로 워런버핏은 독서로 부자 순위를 정한다면 도서관 사서들이 상위권을 차지할 것이라 말했다. 그렇다면 굳이 많은 지식을 쌓을 필요는 없다는 뜻일까. 결코 그렇지 않다. 워런버핏은 그 누구보다 더 많은 지식과 통찰을 통한 지혜로 세상을 바라본다. 하루 종일 하는 일이라고는 읽는거라 한다. 그게 책이든, 잡지든, 기업 보고서든 아침부터 저녁까지 읽는다. 집에 가서도 계속 읽는다고 한다.

투자는 종합예술이다. 아마도 처음 투자할 때는 아무것도 몰라도 전혀 지장이 없을거다. 아니, 오히려 몰라도 된다. 실천이 더 중요하다. 공부 오래 하는 것보다는 하나라도 매수하는 것이 훨씬 더 도움이 된다. 시간이 지나면 스스로 운이 정말로 좋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아무것도 몰라 이런 일이 생겼다고 자책을 하거나. 갈수록 모르는 것 투성이다. 무엇인가 투자를 하려니 이전과 다른 것들이 자꾸 눈에 들어온다. 이를 무시하려니 이제는 과거의 내가 아니다.

공부를 해야한다. 어떤 공부를 하느냐가 중요하다. 처음에는 해당 분야 기초적인 지식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 투자하려는 분야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면서 시작하는 것은 위험하다. 재미있는 것은 공부를 열심히 했다고 투자성적이 좋은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세상을 바라보는 통찰이 그래서 중요하다. 통찰은 무엇보다 먼저 지식을 쌓아야 한다. 아무것도 모르는데 통찰이 생길 수 없다. 하루 종일 생각해도 제자리만 맴돌뿐이다. 과거는 가능했을 거다. 지금은 힘들다. 워낙 복잡다단한 세상이라 생각만으로 힘들다.

내가 모르는 분야가 너무 많다. 잠시라도 멍 때리면 신기한 것들이 계속 생긴다. 이런 것은 아무리 생각한다고 해도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은 전혀 없다. 먼저 배워야만 한다. 더 힘든 것은 해당 분야를 배운다고 투자를 잘 하는 것도 아니다. 쓰다보니 도대체 어쩌란 말이냐라는 의문이 떠오른다. 여기서 통섭이 중요하다. 한가지 분야만 알고 있다고 해서 통찰이 생기지 않는다. 다양한 분야를 알아야 이걸 융합하고 통합해서 나만의 뷰가 생겨 아주 조금 더 보이는 것이 생긴다.
어떤 걸 배우고 익히고 쌓아야 할까. 이 책 <현명한 투자자의 인문학>에서 소개하고 독려하는 분야는 다음과 같다. 물리학, 생물학, 사회학, 심리학, 철학, 문학, 수학 등이다. 어느 것 하나도 친숙하지 않고 별 관심도 없는 분야다. 평소에 가까이하지 않는 분야다. 더구나 이것들이 투자와 연관된다고 하면 온갖 의문이 들 수 있다. 투자와 상관없이 지식이라는 측면에서 사실 다 재미있는 분야다. 독서를 하며 지식을 쌓고 새로운 것에 호기심을 충족시키며 점점 파고드는 분야다.

이 분야가 투자와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데 이걸 배워야 한다니 아찔할 수 있다. 이 책을 쓰는 데 영감을 준 찰리 멍거가 투자하는 데 있어 중요한 개념이 '격자틀 정신모형'이다. 이를 위해 여러 학문을 공부해서 통합할 줄 알아야 한다. 이를 본문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우선 다양한 분야의 지식에서 의미 있는 개념과 모형을 취하고 둘째, 그것들 사이에 존재하는 유사성을 찾아낼 수 있도록 끊임없이 학습해야 한다. 첫 번째 것은 스스로 공부하는 문제이고, 두 번째 것은 다른 사람과 다르게 보고 생각하는 법을 배우는 문제다.

투자는 시간이 지날수록 지적게임이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게임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내 돈을 걸고 하는 게임이다. 내 생각이 맞았는지 틀렸는지 확인할 수 있다. 투자를 하는데 있어 바텀업과 탑다운이 있다. 무엇이 더 중요한지는 확실하지 않다. 처음에는 무조건 바텀업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난 탑다운쪽에 가까워졌다. 전체 그림을 보고 거기서 무엇이 중요한지 파악한 후에 좀 더 들여다봐 최종 투자 물건을 선정한다. 이 방식이 지금은 나에게 맞고 쓰는 방식이다.

결국에는 세상이 돌아가는 이치가 중요하고 이를 파악하는 것이 으뜸이다. 문제는 갈수록 너무 빨리 세상이 변하니 이를 쫓아가기도 버겁다. 분명히 세상이 변하는 만큼 그곳에서 수익이 생긴다. 쫓아가기보다는 이를 먼저 파악하려 노력해야한다. 이건 단순히 현대 문물을 공부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인간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 심리적인 면을 알아야 한다. 또 다시 세상이 돌아가는 이치와 흐름도 알아야 한다. 투자란 돈이 들어가는 것이니 이에 맞는 숫자로 표현도 되어야 한다.

저절로 이 책에서 소개한 분야를 공부할 수밖에 없다. 저자의 이 전 책도 재미있고 유익하게 읽었는데 이 책은 감탄하며 읽었다. 소개한 분야가 다 중요한 것은 알겠는데 이를 투자와 잘 연결시킨다. 투자에서 반드시 알아야 할 핵심 개념을 해당 분야와 함께 매칭시켜 주니 더욱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단순히 투자가 아닌 지적 충족으로도 재미있었다. 이런 책을 한 번 쓰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런 면에서 더욱 진지하게 읽었다. 투자는 할수록 알아야 할 것도 많고 배워야 할 것은 더 많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밑 줄을 많이 쳤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모든 분야는 다 연결된다.

함께 읽을 책
https://blog.naver.com/ljb1202/220018915680
투자에 대한 생각 - 투자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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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란 무엇인가 - 지적 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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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에 속지 마라 - 투자를 한다면 읽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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