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하는 용기 - 버냉키


예상은 했지만 무지막지하게 오래 읽었다. 오래 읽어도 대부분 5일 정도이고 아무리 길어도 일주일 정도는 걸리게 마련인데 이 책은 열흘도 넘게 걸렸다. 300페이지까지는 꽤 흥미롭게 읽었다. 개념 설명도 하고 제반조건에 대한 설명을 해주니 흥미로웠다. 정작 금융위기가 터진 후 버냉키와 연방은행에서 하던 일은 재미가 덜 했다. 지식적인 측면에서 그다지 도움이 안되고 어떻게 했느냐를 알려주는 것은 사실 나랑 다르기도 하고 적용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한편으론 놀라운 것이 1년동안 회고록을 썼다고 하는데 어떻게 이리 자세하게 전부 기억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주요 직책에 있던 사람이라 어지간한 대화 등이 전부 기록으로 남아 있었을 것이라 판단된다. 번역 과정에서 페이지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겠지만 거의 700페이지가 빽빽하게 글로 차 있다. 양장본이라 더욱 힘들게 읽었다. 온갖 금융 용어가 난무하고 굳이 이야기하면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라 뜬구름처럼도 느껴졌다.

책 내용 자체를 내가 무엇이라 이야기하긴 참 어려운 책이다. 내용보다는 그저 읽으며 이렇구나 정도로 끝냈다. 그나마 책 초반에 다양한 내용을 좀 이야기하며 끝내는 것이 좋을 듯하다.

중앙은행은 침체나 디플레이션, 혹은 둘 다가 겹치는 시기에는 완전고용을 달성하고 정상적인 수준의 인플레이션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통화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둘째, 정책 입안자는 금융의 안정성을 유지하고 신용 흐름을 원활하게 유지하기 위해서 단호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55페이지
현재는 자본주의가 대세다. 그 중에서도 금융 자본주의도 산업 시대를 넘어 금융 시대라고 보면 된다. 통화가 그만큼 중요하다. 통화정책만으로도 여러 가지를 개선할 수 있다. 실물경제가 물론 중요하다. 실물경제가 우리가 살아가는데 실질적으로 피부로 와 닿지만 그 실물을 뒤에서 조정하고 흔들어버리는 것이 통화정책이다. 얼마나 돈이 나오고 들어오냐에 따라 실물은 움직인다. 그 반대 상황도 물론 늘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나는 일본이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국가에서 가장 더디게 발전하는 국가로 변하게 된 주요 원인은 1990년대 초반의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 붕괴 이후에 나타난 디플레이션이라고 생각했다. 60페이지
일본은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전부 연구조사한 국가다. 엄청난 버블이 생겼다. 그 이후 버블이 꺼졌다. 이런 상황은 사실 일본만의 문제가 아닌 다른 국가도 자주 벌어진 일이다. 무엇때문에 유독 일본이 그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일까. 그 원인을 파악한 후 해당 국가에서는 되풀이 하지 않으면 된다. 결국 버냉키는 이를 디플레이션때문이라고 본다. 한 마디로 중앙은행에서 제대로 된 통화정책을 펴지 못한 결과라 생각한다.

인플레이션이 아주 낮은 것은 아주 높은 것만큼이나 경제에 해로울 수 있다. 낮은 인플레이션 혹은 디플레이션에서 빠져나오기는 아주 힘들어서, 단기금리를 제로 수준까지 낮추더라도 완전고용 수준에 이르기에는 역부족일 수도 있다. 83페이지
경제는 성장을 해야한다. 이는 진화라는 관점에서 봐도 변해야 한다는 의미다. 경제가 성장하면 자연스럽게 돈이 더 많이 시장에 풀린다. 그 과정에서 돈의 가치는 자연스럽게 떨어진다. 이런 상황은 자본주의가 출발한 이후 계속 이어졌다. 물가가 안정되었다는 것은 제로가 아니다. 대체적으로 2% 내외를 의미한다. 그래야 월급도 오른다. 월급이 올라야 좋은거 아닌가. 가장 좋은 것은 물가는 안정되고 경기는 활발하고 내 월급은 올라간다. 적당한 인플레이션은 반드시 필요하다. 돈의 가치가 떨어진다는 것만 명심하자.

사람들이 주택을 삶의 공간이면서 투자의 대상으로 생각한다면, 임대료와 주택 가격은 비슷한 속도로 상승해야 한다. 주택이 수익은 일정하지만 주식 가격이 계속 오르는 기업과도 같다면, 이는 버블을 알리는 신호이다. 112페이지
주택은 묘한 성질은 갖고 있다. 누구나 반드시 필요한 거주 공간이면서도 투자 공간도 된다. 누군가는 단순히 거주공간으로 바라보지만 누구는 이를 투자까지 고려한다. 아무리 실거주자라도 투자목적은 분명히 있다. 주택은 기업과 달리 딱히 수익을 내는 건 아니다. 그렇다면 이를 결정하는 것 중에 하나는 실거주자들의 임대료다. 임대료와 비교하여 주택가격이 어느 정도냐에 따라 주택가격의 버블여부를 감안하는 것이 그나마 적절하지 않나 본다.

전체적으로 <행동하는 용기>는 금융위기라는 절체절명의 시기에 미국의 금융대통령인 버냉키가 어떤 식으로 그 위기를 벗어났는지 알려주는 책이다. 은행이니 돈과 관련된 다양한 행동과 결정을 한다. 상황에 따라 오판도 있고 잘한 결정도 있었다. 모든 걸 다 잘 할 수는 없겠지만 지나고보면 미국이 상대적으로 금방 경제가 회복된 걸 보면 이전 버블들을 반면교사로 잘 헤쳐나갔다. 워낙 방대한 내용이라 권하기는 좀 힘들지만 관련 종사자라면 읽어볼 만 하다. 난 종사자도 아니었는데 읽었다. 이런..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너무 길고 두꺼워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읽어냈다.

함께 읽을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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