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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아 사장을 납치한 하롤드 영감 - 쇠락


이케아는 전 세계적인 회사다. 한국에서도 유명하다. 사랑도 많이 받는다. 직접 이케아 제품을 보면 예쁘다. 실용적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런 이유로 좋아한다. 이케아로 인해 많은 생활의 변화도 이뤄졌다. 기존에 실내 장식과 가구 등은 좀 무겁고 진중한 느낌이 강했다. 이제 가구는 좀 더 가볍고 발랄한 느낌이다. 새 시대에 맞는 변신이라고 할 수 있다. 이케아는 그런 점에서 많은 사람에게 여러 변화를 불러일으켰다.

이케아는 단순히 가구가 아닌 문화라 할 수 있다. 나는 한국에서도 이케아가 본격적으로 상륙하며 많은 부분에서 변했다고 본다. 이전과 달리 가구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더 예쁘게 실내로 꾸미는 방향으로 변했다. 이렇게 다국적 기업을 키워낸 이케아 사장인 잉바르 캄프라드는 스웨덴에서 존경받는 인물일까. 그건 정확히 모르겠다. 다만 세금을 내기 싫어 스웨덴이 아닌 다른 국가로 갔다 최근에 다시 돌아온 걸로 안다. 그런 면에서 어떨까 궁금하다.

워낙 자린고비로도 유명하다.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준 이케아지만 그로 인해 피해를 받은 업체도 분명히 있다. 한국도 중소 가구가 많이 망한 걸로 안다. 이케아때문은 아닐테다. 워낙 경쟁력이 없었는데 이케아로 인해 촉발되었을 뿐이라 본다. 유럽도 마찬가지다. 이케아로 인해 개인 가구점이 꽤 많이 망했나보다. 책의 주인공은 루덴 가구점을 운영했다. 이케아가 생기기 전까지 장인정신을 갖고 가구를 만들고 팔았다.

단순히 가구를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매장에 온 손님들에게 가장 알맞는 제품을 권했다. 단순히 가구가 아닌 그들의 삶에 함께 하는 가구를 만들었다. 이케아가 등장한 후 사람들은 이케아 같은 가격을 원했다. 루덴 가구에서 만든 제품은 저가가 아니었다. 장인정신으로 만든 제품이었다. 사람들은 서서히 반품을 요구했다. 모든 걸 받아줬다. 점점 갈수록 사람들은 이케아만 원했다. 더이상 버티지 못하고 루덴 가구점은 문을 닫아야했다.

아내인 마르니는 나이를 먹어 치매에 걸렸다. 갈수록 사람을 구분하지 못했다. 사랑했던 아내는 이제 다른 사람이 되었다. 화려했던 젊은 시절은 그렇게 모든 것이 끝났다. 이건 이케아 때문이다. 장인 정신없이 만든 이케아가 사랑받다니. 용서할 수 없다. 이케아 사장을 납치하겠다. 그에게 단죄를 해야 한다. 이케아가 없었다면 어쩌면 마르니도 제 정신으로 잘 살아갔을지도 모른다고 판단했는지도 잘 모르겠다.
이케아는 새로운 시대고 루덴가구점은 옛 시대다. 시대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한 노인의 이야기다. 루덴 가구가 망한 것은 시대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한 탓일까. 여전히 장인정신으로 더 좋은 제품을 만들었지만 사람들은 인정하지 않는다. 쉽게 쓰고 금방 교체할 수 있는 제품을 더 선호하는 시대가 된 것일까. 현대는 분명히 그런 시대다. 공유 경제가 히트를 하는 걸 보더라도 그걸 알 수 있다. 진지하기보다 가벼운 문화가 더 유행하는 시대다.

이케아는 잘 못한 것일까. 그건 또 아니다. 문화적인 측면에서 보면 오히려 가구를 더 많은 사람들이 소비하게 만들었다. 집 내부를 더 예쁘게 꾸미는 환경을 만들었다. 무엇이 정답인지는 모른다. 나이를 먹을수록 변화는 힘들다. 사람은 가진 게 많을수록 지키려고 노력한다. 자신이 보유하는 걸 버리려 하지 않는다. 현대에 들어 이런 점은 더욱 심해졌다. 과거에 비해 옛것에 대한 가치를 갈수록 더욱 인정하지 않는 느낌이다.

소설을 읽으며 슬픔이 느껴졌다. 화려한 과거를 집착하는 한 노인의 이야기였다. 그가 집착하는 것은 단순히 어리석음이나 부정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열심히 삶을 살았지만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도태되고 만 한 인간의 이야기였다. 더구나 가구처럼 변화가 느린 업종에서 벌어진 사건에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최선을 다해 더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이었다. 이를 인정받지 못했다. 얼마나 억울하고 분했을지 상상이 되었다. 자기는 누구보다 더 열심히 했는데 말이다.

이케아 사장도 마찬가지로 열심히 노력했다. 시대 상황에 잘 맞는 제품으로 사랑받게 되었다. 가구를 사랑하고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싶어하는 것은 똑같았다. 둘은 서로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했다. 누구는 시간이 지나 인정받아 크게 성공했고 누구는 결국에 망하고 말았다. 이런 상황이 아이러니했다. 스웨덴처럼 북유럽국가도 우리와 다를바도 없다는 걸 알게도 된다. 복지천국이라고 모든 것이 다 해결되는 것은 분명히 아니다.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자꾸 내 노후를 생각하게 되었다. 나는 나이를 먹었을 때 어떤 삶을 살게 될까. 나도 시대에 뒤쳐지고 비루하게 살게 될까. 여전히 내 삶을 당당하게 살게 될까. 나이를 먹는 것은 두렵지 않지만 늙는다는 것은 좀 두렵다. 내 의지로 할 수 없는 것이 생긴다는 그 감정. 신체적 후퇴에 대한 두려움이 나이를 먹을수록 생긴다. 정작 나이를 먹으면 이를 오히려 즐길수도 있겠지만. 나이를 먹었을 때 여전히 즐겁고 행복하게 살고 싶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챕터가 없어 계속 읽어야 한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생각하는 소설

함께 읽을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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