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감 육아 - 빛나는 아이


육아는 피할 수 없다. 아이를 키운다면 생전 처음 경험한다. 내 의지와 상관없는 상황에 놓인다. 우리가 살면서 내 의지대로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다. 그럼에도 육아는 더더욱 낯선 경험이다. 타인이면 차라리 좋은 데 이 존재는 타인이 아니다. 분명히 내가 아닌 타인이 맞는데 내 유전자를 갖고 있다는 측면에서 타인으로 보기 힘들다. 나이를 먹어 성인이 되면 좀 더 타인처럼 느껴질 수 있겠지만 말이다.

연습도 할 수 없는 아주 독특한 체험이다.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좀 더 수월하게 할 수 있는 작업이 아니다. 시간이 지나며 반응이 다르다. 기껏 말이 통하면 또 다시 말을 듣지 않는다. 말을 듣지 않는다는 표현 자체가 모순이긴 하지만. 어느 정도 말이 통하면 이제는 또 다시 감정을 발산한다. 그 감정을 겨우 인정할 때면 이제 자아를 형성한다. 예전에 알고 있던 아이가 아닌 개인이 된 존재를 발견한다.

여전히 아이를 바라보는 내 상황과 자신조차도 스스로를 버거워하는 아이 상황이 서로 부대낀다. 이런 육아는 둘째가 되면 똑같아 보여도 인간은 성격이 또 다르니 비슷하면서 또 다르니 역시나 힘들다. 이런 육아는 피할 수 없다. 늘 새로운 상황의 연속이고 헤쳐 나가야 하는 숙명이다. 여기에 부모로써 "내 아이만큼은"이라는 자의식은 육아를 더 힘들게 만드는 이유다. 과거에 비교할 대상이 적을 당시와 달리 이제는 너무 많다.

기껏해야 동네에서나 그나마 잘 난 아이, 잘 난 부모가 있었다면 이제는 동네 범위를 넘어 최소한 한국에 거주하는 모든 부모와 아이가 비교대상이 된 시대다. 이와 더불어 좀 아이를 잘 키우고 싶어 여러 책을 읽기도 한다. 처음 경험하는 이 어려움이 나만 그런 것인지 주변 이웃들과 나누기도 하지만 책에서 좀 더 객관적으로 알려주는 정보에 대한 목마름을 해소한다. 그런 책이 <빛나는 아이로 키우는 자존감 육아>다.
솔직히 이 책을 상당히 삐딱하게 읽었다. 이런 책을 읽을 때마다 늘 불만은 왜 아이가 꼭 그렇게 잘 하느냐다. 평범한 가족에서 자라 평범하게 자란 이야기는 거의 없다. 대부분 좋은 대학을 가고 자기주도학습을 한다. 부모의 도움도 있었지만 아이 스스로 대견하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잘했다. 이를 예로 들며 육아에 대해 설명한다. 내가 볼 때 그렇지 않은 부모와 아이들이 훨씬 더 많다. 그렇기에 이런 책을 읽으며 더 우리 아이는 잘 되어야겠다는 생각도 하게 만드는 것은 중요하다.

그저 내 욕심은 그런 아이는 전체에서 5%도 안 될 듯하다. 그런 아이를 지원해주는 부모는 물론이고. 책을 쓴 저자와 아이가 참 훌륭하고 잘 키운 것은 부럽다. 내가 아이를 키우는 모습이나 우리 아이를 보면 초라하다고 볼 정도다. 그 정도로 아이와 매주마다 놀러 나가지도 못했고 우리 아이도 어디 내세울 만한 것이 전혀 없다. 여기서 말하는 것은 남들 시선에 볼 때다. 중요한 것은 아이 본연을 인정하고 그 자체로 행복한 삶이 아닐까한다. 내 자기 합리화일지라도.

이런 표현을 한 것은 책에서 그 아이들은 그렇지만 서울대를 갔다이었다. 해당 출생년도 아이들 중에 서울대를 갈 수 있는 아이는 1%도 안 될것같다. 괜히 느낌이 그랬다. 물론 책은 그런 뉘앙스는 전혀 아니었다. 두 부모가 20년 동안 아이를 육아하며 느낀 체험과 아이가 잘 성장해 줘서 고맙다는 내용이다. 그 과정에서 부모로 어떤 노력을 했고 그 노력의 결과로 아이들이 현재 잘 살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아이들이 일반인들이 부러워 할 모습을 갖고 있다는 걸 내가 질투에 사로잡혀 그렇다.

어릴 때부터 많은 독서를 실천했고 이에 따라 스스로 아이들은 독서를 했다. 어지간한 책은 다 읽을 정도다. 부모가 계속 책을 읽어줬다고 한다. 그 덕분에 두 아이는 어릴 때부터 어느 정도 무엇을 하고 싶다는 걸 갖고 자랐다. 글도 쓰고 수학 올림픽에도 참가하고. 두 아이는 대다수의 아이들이 중고등학생 시절에도 별 목표나 꿈도 없이 그저 멍하니 살아간 것과 달리 알찬 시절을 보냈다. 이런 모습을 읽으며 부모가 아이들에게 어떻게 해줘야 하는지를 책은 알려준다.

이미 아이들이 다 성장한 성인이 된 상태에서 이 책을 썼고 책 저자가 심리치료 전문가 입장에서 알려준다. 그런 부분은 도움이 된다. 그저 막연히 이렇게 하면 좋다고 이론적으로 알려주는 것이 아닌 본인의 직접 경험을 근거로 하나씩 알려준다. 그 부모와 아이가 좀 잘 되었기에 개인적으로 왜 이런 책은 꼭 그렇게 잘 된 아이만 보여주느냐다. 꼭 동기부여와 자기계발식 책처럼 육아서도 비슷한 듯해서 아쉽다. 아이는 다 각자 빛나는 존재라면 그건 아니지 않을까 하는 부족한 부모의 투정이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내가 너무 부족하고 못난 부모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자존감 있는 아이를 키우려는 부모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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