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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면 보인다 - 다큐 3일


일주일 동안 모든 피로를 풀고 월요일이 오기 직전인 일요일 밤이면 어김없이 하는 프로가 있다. 예전에는 <개그콘서트>를 보고 <다큐 3일>을 보면 일주일이 끝났다는 느낌도 들었다. 두 프로를 전부 다 반드시 보는 것은 아니었지만 프로를 할 때면 자연스럽게 일요일이 완전히 끝났다는 느낌이 든다. 사람이란 참 신기해서 그저 똑같은 나날일 수도 있는데 요일에 따라 나도 모르게 마음이 달라진다. 참 애매한 시간대가 바로 일요일 밤이다.

아직까지 휴일의 여파가 남아 마음은 나른한데 몸은 이상하게 무겁고 내일을 생각하면 자야하지만 오늘은 보내기 아깝다. 그럴 때마다 우리에게 찾아온 <다큐 3일>이 어느 덧 10년이 되었다. 아주 예전부터 보던 프로라 벌써 10년이 되었다는 사실이 오히려 새롭다. 얼마전에 10년 기획으로 그동안 출연했던 사람들을 다시 찾아간 걸 봤다. 내가 본 것도 있었지만 그 당시에 나왔던 사람들이 현재 어떻게 지내는지 보여주는데 괜히 따듯한 느낌이 들었다.

최근에는 워낙 글을 많이 이것저것 쓸데없이 쓰다보니 미처 쓰지 못하지만 예전에는 <다큐3일>중 본 것이 있으면 글을 올리기도 했다. 지금까지 보여준 모든 걸 볼 수도 없었고 보지도 못했지만 기본적으로 어떤 내용으로 오늘은 방영하는지 확인은 최소한 한다. 재미있을 것 같거나 채널이 나도 모르게 고정될 때는 끝까지 보게 된다. 살짝 아쉬운 것은 예전에 비해 방영 시간이 다소 늦춰져서 그 부분은 괜히 아쉽다.

지금까지 본 것 중에 나도 기억에 남는 것 중에는 서초 중앙 도서관이 있다. 중앙 도서관은 나에게도 제법 추억도 많이 있는 곳이다. 그곳에서 일부러 공부를 하러 간 적도 있었다. 평생 그 추억은 나에게 없어지진 않을 것이다. 공부와 연관이 되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하지만. 책을 대여해도 외부가 아닌 내부에서만 볼 수 있는 다른 도서관과 다소 특이한 구조다. 의외로 이곳에서 책을 쓴다고 하는 사람도 많아 괜히 나도 한 번 해 보고 싶다는 느낌도 들 때가 있다. 

도저히 내 입장에서는 내 쓰는 스타일도 그렇고 좀 번잡하고 시종일관 다른 짓하며 글을 쓰기 때문에 시도는 하지 못했다. 그 외에도 어느 버스 노선을 보여 준 적도 있다. 새벽 첫 차부터 밤 마지막 차까지 버스 기사 뿐만 아니라 버스에 타는 사람들의 일상을 보여주기 때문에 더 기억에 남았고 좋았다. 책에는 소개 될 수 없었지만 최근에 방영된 부산에 있는 외과 의사들의 이야기도 재미있었다. 힘들고 어려워 기피하는 분야지만 가장 중요한 분야인 외과의사에 대한 이야기였다.
방송이 좋은 점 중에 하나는 내가 미처 가지 못하는 곳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그 외에도 전혀 알지도 못한 곳을 소개하며 가보고 싶다는 니즈를 불러일으켜준다. 그 외에도 내가 이미 알고 있었던 곳인데 소개되면 괜히 반갑다. 방송에 나오기 전에 난 이미 알고 있었다는 괜한 뿌듯함도 있고 나는 그저 스쳐지나갔던 곳인데 꽤 디테일하게 3일 동안 보여주며 다른 시선을 느낄 수 있다. 이런 점이 아마도 바보상자라고 하지만 TV를 보는 즐거움 중 하나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내가 이 다큐를 보고 현장에 갔는지 여부를 따져보니 꼭 그런 것은 아니었다. 서울 같은 곳은 내가 미처 알지 못하는 곳이 소개된 적은 거의 없었고 그 외 지역은 거의 대부분 몰랐던 지역이었다. 둘 중에 하나라고 해도 다큐때문에 간 적은 없고 다큐보고 가려고 시도한 적도 없었다. 그저 TV로 보고 끝낸 경우가 대다수다. 가장 큰 이유는 <다큐 3일>에서 중요한 것은 지역이나 지명이 아니다.

난 이 다큐를 볼 때마다 사람을 봤다. 그 지역과 장소와 공간에서 머물거나 스쳐 지나가거나 어쩌다가 온 사람일지라도 그들의 이야기가 재미있었다. 누구나 자신의 인생에서 스스로가 주인공이다. TV에서는 비록 한 꼭지정도로 나오거나 주인공 비슷하게 오래도록 나온다. 어떤 경우라도 나와 다른 사람의 이야기는 언제나 흥미있다. 나는 다큐를 보더라도 자연에 대한 것보다는 인간에 대한 이야기가 더 재미있고 흥미롭다.

그런 면에서 <다큐 3일>은 언제나 사람이 중심에 있었다. 어느 곳을 가든지 자연 풍경을 보여주는 다큐가 아니다. 그곳에 있는 사람들의 삶과 인생은 물론이고 삶까지 조금이라도 알려주는 프로였다. 난 그 점이 좋았다. 그렇게 오래도록 봤던 다큐에 대한 기록을 보여주는 책이다. 책을 읽다보면 내가 본 것도 있고 보지 못한 것도 있다. 아쉽게도 책에서는 사람보다는 지역에 대한 이야기가 좀 더 많았다. 지면의 한계가 있고 많은 곳을 소개하려다 보니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보인다.

현재도 여전히 <다큐 3일>은 하고 있다. 이런 프로가 방송국에서 하는 몇몇이 있는데 그 프로들이 끊임없이 소재 발굴하며 없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갔던 곳을 다시 가더라도 벌써 10년이 되었으니 얼마나 달라졌는지도 보여주면 되지 않을까.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도 일요일 밤에는 <다큐 3일>을 보며 하루를 마감하며 일주일을 끝내고 새롭게 시작하는 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 누구나 다 자신의 인생에서 스스로 주인공이니.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장소 가는 소개가 잘 못된 것들이 있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앞으로도 계속 되길.

함께 읽을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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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없어서 이것으로 대신합니다 - 유일한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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