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노믹스 - 영화와 경제


난 영화를 좋아한다. 지금은 영화보다 책을 많이 읽지만 예전에는 책보다 영화를 훨씬 많이 봤다. 그 당시에 책은 읽기만 하고 따로 정리를 한 적은 없지만 영화는 읽고나서 유행하는 한줄평이나 별점을 매긴적도 있다. 가끔은 영화리뷰를 쓰기도 했다. 공책에 쓴 적도 있고 워드에 쓴 적도 있다. 그와 관련해서 내 블로그에 기록했던 걸 모아 올려 놓은 적도 있다. 한 때 유행했던 시네마데크같은 곳에서 틀어줄 영화도 봤다.

하루에 영화 4편을 본 적도 있다. 조조부터 시작해서 저녁까지 봤다. 당시에 지금처럼 멀티플렉스가 없던 시절이라 극장 당 딱 한 편만 상영했다. 처음은 호암아트홀이었다. 당시 대부분 극장이 종로에 몰려있어 잽싸게 종로로 가서 나머지 3개를 다 봤다. 딱히 계획하고 그랬던 것인지 여부는 기억나지 않는다. 중간에 어떤 식으로 식사했는지도 기억나지 않는다. 심지어 어떤 영화를 봤는지도 정확하지 않다.

주말이면 비디오가게에서 평균 2편 정도를 빌려 봤다. 1년에 100편은 넘게 봤던 듯하다. 여러 사정상 30대에는 전혀 보질 않았다. 정확하게는 나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피한 것이 아닐까하는 지금에와서 한다. 최근들어 다시 영화를 좀 보기 시작했다. 영화는 장르도 소재도 주제도 워낙 다양해서 영화를 근거로 여러 이야기를 하는 책들이 많다. 가장 흔한 것이 심리분석이다. 

이번에 읽은 <시네마노믹스>처럼 영화와 경제를 결합시킨 책도 있다. 얼핏보니 영화 내용을 소개하고 주요 장면 중 하나를 경제현상과 결부시켜 알려주는 책이다. 그것도 친절하게 그래프와 여러 경제 이론까지 접목해 소개하는 듯해서 재미있게 생각했다. 책에서 소개하는 영화 중 90% 정도를 본 듯해서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영화를 보지 않았어도 각 챕터마다 영화 내용을 간략하게 소개한다.

그걸 읽고 그 중 한 대목을 또 설명하며 경제적으로 어떻게 바라볼지 알려주는 구성이다. 처음에는 영화 내용 소개글도 읽다 나중에는 영화 소개 내용 글은 읽지 않았다. 이미 본 영화라 익히 알고 있는 내용을 굳이 또 읽을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 들어서. 책을 읽으며 대단하단 생각이 들었다. 그저 막연히 영화를 보는 것과 이렇게 특정 목적을 갖고 영화를 볼 때 보는 관점이 이렇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 말이다.
대부분 책이 전체가 연결되며 쭈우욱 이어지는 느낌으로 간다면 이 책은 어떤 페이지를 들쳐봐도 된다. 영화마다 하는 이야기가 다르고 글쓴이도 달라 연결되지 않는다. 그런 면에서 흐름이 뚝뚝 끊어진다는 단점은 있다. 그 중에서 몇 개 정도만 소개하는 것으로 리뷰를 마칠까한다.

<건축학개론>은 첫사랑을 다시 만나 건축하는 이야기다. 서로 오해했던 지점을 이해할 뿐만 아니라 각자의 감정까지 확인한다. 요 정도면 우리는 둘이 다시 이어질 것이라 예상도 하지만 둘은 원래대로 돌아간다. 이걸 경제적으로 풀어낸다. 효용을 볼 때 승민 입장에서 결혼하고 유학가는 쪽이 더 효용이 극대화 될 수 있다. 사랑은 이성을 마비시키지만 더 멀리 볼 때 자신을 위한 판단으로 볼 때 현명한 선택이다. 

<결혼은 미친짓이다>에서 연희는 여러 남자를 만난다. 그 중 사랑때문에 만나는 경우는 없다. 단순히 쾌락, 돈 등을 따져가며 만난다. 물론 여기서 자신에게 심정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준영이다. 그는 대신에 미래가 없다. 현재를 즐기기만 할 뿐이다. 그녀는 기회비용측면에서 가장 효율적인 대상과 결혼한다. 사랑이 없지만 최선의 결혼선택이다. 준영과 사랑을 느끼지만 역시나 여러 기회비용측면에서 헤어지는 선택을 한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는 기자를 꿈꾸는 앤디가 우연히 패션잡지에 취직한다. 편집장 비서로 업무를 보는데 갈수록 이전 옷을 버리고 고가의 명품을 입으며 상류층에 동화되어 간다. 베블런 효과로 설명한다.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나타내기 위한 방법으로 명품을 구입한다. 너희 능력으로 할 수 없다는 걸 보여주는 행동이다. 이를 따라하면 나도 남들과 다른 존재가 되는 걸로 착각한다. 이를 위해 명품을 소량 제작만 하고 남들과 다른 마케팅 전략으로 판매한다.

<미스터 고>는 야구를 하는 고릴라 이야기다. 고릴라가 타자로 타석에 등장해서 연일 홈런을 치며 팀을 승승장구하게 만든다. 점점 고릴라의 인기와 몸값은 올라간다. 서로 더 높은 가격을 주고서라도 그를 차지하려한다. 이는 승자독식이고 슈퍼스타효과다. 큰 인기를 갖게되면 그는 주위 모든 것을 흡수한다. 총량은 한정되어 있으니 그에 따라 희생되는 사람이 생긴다. 파레토법칙처럼 20대80이 된다. 서로 인기스타가 되려고 노력하는 이유다.

이처럼 <시네마노믹스>는 다양한 영화를 갖고 경제에 대해 설명하고 알려준다. 단순히 경제학 용어와 개념을 보면 어려운 걸 영화내용과 결부해서 알려주고 있어 쉽게 접근할 수 있다. 각종 수치와 용어가 함께 나와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그 부분은 각자 스스로 해결한 부분이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내용이 끊긴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경제를 영화로 배운다.

함께 읽을 책
http://blog.naver.com/ljb1202/220765381862
박스오피스 경제학 - 문화산업

http://blog.naver.com/ljb1202/2207131423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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