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칭 - 시장설계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것은 선택이다. 오른쪽으로 갈 것인가, 왼 쪽으로 갈 것인가. 점심으로 밥을 먹을 것인가, 칼국수를 먹을 것인가와 같은 다양한 선택이 있다. 선택으로 끝나지 않는다. 내가 오른 쪽으로 가려고 해도 오른쪽이 막혀있으면 왼 쪽으로 가야한다. 칼국수를 먹기로 했어도 칼국수 집이 문을 닫으면 선택은 달라진다. 이처럼 선택을 해도 상대방이 늘 있게 마련이라 그에 따른 매칭이 이뤄진다.

서울대를 가고 싶다고 해도 갈 수 없다. 그에 따른 매칭이 이뤄져야한다. 아무리 공부를 잘해 고득점을 달성해도 재수없으면 떨어질 수 있다. 입학전형이 워낙 다양해서 고득점인데도 불구하고 다른 요소로 인해 떨어질 수 있다. 서울대 여러 과 중에 다른 과에 지원했으면 합격할 수 있었는데 내가 선택한 과에 유독 고득점이 더 많이 몰리고 나보다 더 좋은 특성을 갖고 있는 사람이 많아 내가 떨어질 수 있다.

여기서 책에서 말한 얇은 상황과 두터운 상황이 발생한다. 얇은 상황에서는 특정 정보를 더 많이 갖고 있는 자가 이익을 먼저 취득할 수 있다. 지금과 달리 과거에는 오로지 시험점수로만 당락여부가 결정되었다. 서울대 특정과를 지원할 때 시험이외는 더이상 보지 않으니 고득점만 맡으면 무조건 합격이 될까. 그것은 또 아니다. 여기서 고득점이란 일반 평균에 비해 월등히 뛰어난 사람인건 맞다.

문제는 어차피 고득점끼리 그들만의 리그가 발생한다. 고득점끼리 서로 경쟁을 해야한다. 이들이 어떤 과를 지원하느냐에 따라 경쟁률은 달라진다. 내가 의대를 지원할 때 최고는 서울대다. 하지만 지원은 딱 한 번만 가능하다. 내가 고득점이라도 나보다 뛰어난 사람이 더 많이 지원하면 내가 열심히 노력해서 고득점을 달성해도 의미없다. 내 입장에서는 억울한 일이 발생한다. 이런 상황에라도 소신지원을 해야할까.

사람들은 열심히 이런 경우에 뛴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의 지원서를 미리 작성해 놓는다. 지원 현장에 여려 명을 급파한다. 학교에서 발표하는 과별 경쟁률을 참고한다. 경쟁률에는 분명히 허수가 존재하지만 참고한다면 보다 좋은 결과를 볼 수 있다. 죽어도 서울대를 가야겠다는 상황이라면 과는 중요하지 않고 서울대 안에 있는 여러 과 중에 하나를 택해야 하니 서울대 여러 접수처에 대기한다.
그렇게 기다리다 접수 마감 정도에 각 경쟁률을 참고해서 소신(?)지원을 한다. 이렇게 매칭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천차만별이다. 단순히 공부를 잘했다고 그에 따른 결과가 동일한 것은 아니다.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이 선택의 연속이지만 그 선택에 따른 매칭이 제대로 이뤄지는지도 중요하다. 매칭은 공정하게 이뤄져야 한다. 사회적인 합의가 공정하지 않으면 누군가 불만이 생기고 서로 먼저 이득을 취득하려 하며 문제가 생긴다.

이런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시장설계라는 걸 한다. 불균형이 된 지점을 파악해서 이를 개선하면 서로가 먼저 좀 더 빨리 이득을 취하려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 먼저 이득을 취하려는 행동도 최선은 아니지만 남들보다 먼저 행동해야 좋을 것이라는 선택이다.<매칭>책에서 의사와 판사를 뽑는 것과 관련된 이야기를 해준다. 미리 괜찮은 의사와 판사를 뽑으려 한다. 아직 제대로 본과에 들어서지도 않았을 때.

문제는 이렇게 뽑은 사람이 인재라는 보장이 없다. 막상 뽑고 보니 적성에 맞지 않는 지원자가 될 수 있다. 3학년은 되어야 전공과목을 공부하며 좀 더 확실히 파악가능한데 그때가면 늦다보니 서로 먼저 1학년부터 뽑다보니 서로 먼저 움지인다. 이런 불일치와 불균형은 서로 눈치만 보는 게임으로 변모한다. 이런 상황에 게임이론으로 현장을 접목한 사람이 이 책의 저자인 앨빈 로스다.

책에서 이야기하는 개념은 얇은 상황을 두텁게 만든다. 정보가 많지 않고 서로 공유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불일치가 발생하며 서로 먼저 이득을 취하려 하니 정보를 보다 많이 공개하고 서로서로 공유한다. 이런 상황이 가능하도록 다양한 시장설계 실례를 보여준다. 대부분 저자가 직접 참여해서 개선한 내용이다.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저자가 다양한 상황에 들어온 의뢰를 게임이론을 접목해 풀어낸다.

<매칭>은 한편으로 불일치되는 시장에 내가 그런 시장설계를 만든다면 이를 통해 여러 사람들이 공정하며 마음에 들어하면서 나도 이에 따라 수익을 올릴 수도 있지 않을까싶다. 사실 얇은 상황에는 힘있고 유리한 자만 더 승자독식하는 시장이 된다. 정보가 두터운 시장이 될수록 더 넓은 참여자가 공정하게 뛰어들 수 있다. 누군가 그게 안 좋은 것이라고 할 수 있어도 전체 다수를 볼 때 더 공정하다. 현재 여러 시장에서 펼쳐지고 있는 상황이 아닐까한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여전히 매칭 불일치는 나온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올바른 매칭을 찾거나 만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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