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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세상에서 - 조 커글린


일본에서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에 선정되는 책이 있다. 여기에 선정된 책은 지금까지 읽어본 결과 재미있었다. 일본 다카라지 미샤 출판사에서 선정한단다. 무조건은 아니고 독자와 교감해서 선정하는 듯하다. 우리에게 유명한 저자 책은 아닌 경우가 많지만 읽어 후회한 적은 거의 없다. 미국에는 애드거 상이 있다. 약간 다른 점이 미국은 단순히 스릴러 장르가 아닌 작품성에 좀 더 무게를 둔 듯하다. 에드거 상 받은 작품을 읽었는데 재미는 덜했지만 작품성은 있었다.

여기서 말하는 작품성은 문학 소설로 가치를 의미한다. 소설을 읽는 맛으로 좀 더 치중한다고 할까. 내 경우 문학 작품보다 내러티브와 내용에 좀 더 집중하는 스타일이라 그리 의미를 두진 않는다. 작품적으로 좋을지 몰라도 미스테리적인 만족도는 다소 덜했다. <무너진 세상에서> 저자인 데니스 루헤인은 책을 읽지 않았어도 워낙 영화 원작으로 유명하다. <살인자들의 섬>과 <미스틱 리버>다. 데니스 루헤인 책을 읽으니 미스터리나 스릴러 장르는 아니다.

그보다는 정통 하드보일드라고 할까. 갱이 등장하고 총싸움이 난무하며 마초들이 득실되는 작품이다. 한 번 더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이번에 읽은 <무너진 세상에서>는 큰 총싸움과 남초들이 득실되지 않는다. 오히려 끊임없이 대화하고 협상하고 서로 이해득실을 따지며 영역구축에 힘쓴다. 

시작하자마자 어느 여인이 감옥에 갇힌다. 우연히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조 커클린을 살해한다는 소문을 듣는다. 자신은 커다란 이익을 차지할 수있지만 살해위험에 노출되었다. 조 커클린에게 메시지를 보낸다. 당신이 죽임을 당할 것이라고. 조 커클린은 분명히 조직의 일원이자 보스급이지만 현재는 갱이라기보다는 사업가에 가까운 인물이다. 그가 공식적으로 하는 일은 모두 조직에 큰 도움이 된다. 

그를 누구도 죽이려 하지 않는다. 돈 벌어주는 인물을 - 그것도 합법적으로 - 굳이 죽어야 할 이유가 없다. 이런 상황에 그가 암살당한다는 이야기에 조 커클린 스스로도 놀란다. 주변 사람들도 의아해한다. 도대체 무엇때문에 그를 죽이려 하는지 알 수 없다. 조 커클린은 무시하지만 마음속에 사라지지 않으며 파헤치려하지만 노이로제에 걸릴 뿐이다. 어느 소년을 본다. 환상에 노출될 뿐 아무런 발전도 생기지 않는다.
의외로 읽는 재미가 있었다. 솔직히 초반에 스타일이 문학작품 필이 많이 나서 다소 지루하지 않을까하는 우려를 했다. 내용이 괜찮아도 지루할 수 있다. 내용도 빠른 속도로 달려가지 않고 느린 속도로 서서히 예열되며 움직인다. 소설 배경이 1940년대다. 한참 2차 세계대전이 치뤄지고 있던 시기다. 미국 밖은 전쟁이지만 미국 안은 평온하다고 할까. 열심히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서로 각자의 영역을 노리며 치열하게 뺏으려 한다.

분명히 장르소설이고 갱이 나오는 소설이다. 하지만 읽다보면 대화나 문구에서 주옥같은 문구들이 나온다. 따로 체크를 할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좋은 것들을 만났다. 19세기에서 20세기에 나온 소설이 인문 고전으로 많이 읽힌다. 이런 소설은 솔직히 너무 글이 지루하게 계속 이어져 읽는데 다소 따분한 면이 있다. <무너진 세상에서>는 최근에 쓴 소설이라 템포는 예전보다 다소 빠르지만 글은 현대 속도로 전개된다. 

기억을 떠올려보니 느와르 장르를 비롯해 영화로는 갱이 나온 걸 많이 봤지만 소설은 처음이다. 맞나? 정확히 모르니 맞다고 치자. 막상 갱이 나오는 소설을 읽어보니 새로우면서 잘 읽힌다. 금방 읽히지 않지만 이런 종류 책은 속독처럼 내용에 집중하며 술술 읽는것보다는 글에 좀 더 집중하며 읽는 맛에 집중할 때 더 좋다. 더구나, 이 작품에서 머저리는 나오지 않는다. 머저리처럼 보이기는 하지만 예측불허에 욕망이 가득할 뿐이다.

주인공인 조 커클린은 무척 이성적인 인물이다. 아무리 위기상황이 와도 최대한 이성적으로 판단한 후 대처한다. 끝까지 대화로 모든 협상을 끝낼 것이라 봤지만 뒤로 갈수록 직접 본인이 나서야 할 때는 과감하고도 확실하게 총을 뽑는다. 목숨이 달린 순간에 순간의 판단이 생사를 가른다. 이럴 때 망설이고 주저하면 안 된다. 가장 최선의 판단이라 생각되는 걸 실행해야 살아남는다. 후회할지라도 그런 판단이 자신을 살린다.

처음 읽을 때 꽤 오래도록 읽을 것이란 우려하고 책을 집어 들었는데 생각보다 빨리 읽었다. 이미 꽤 많은 작품을 펴 냈고 한국에도 번역되었다. 다른 작품을 읽을 것인지 여부는 솔직히 모르겠다. 문학 소설은 나름 전작주의를 하는데 장르 소설가는 워낙 책을 많이 펴내 전작주의로 읽는데 부담이 있다. <무너진 세상에서>는 조 커클린 삼부작의 마지막이다. 늘 주인공에 감정이입하며 읽게 되는데 마지막에 주인공만큼 작가도 이성적이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삼부작의 마지막을 읽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갱스터 장르는 처음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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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 포기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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