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원의 캔버스 - 앙리 루소


연쇄 살인범을 다루는 추리 소설보다는 이상하게 미스터리한 내용을 역사와 잘 결부시킬 때 제일 재미있다. 전 세계적으로 열풍을 불러일으킨 <다빈치코드>처럼 말이다. 지금까지 본 소설 중 음악가나 미술가를 물론이고 관련된 음악 악보나 미술작품에 얽힌 비밀을 풀어내는 영화나 책이 참 재미있다. 어딘지 모르게 미술작품에 대해 관심을 자꾸 가는 이유 중 하나가 그런 미스터리 작품 때문이 아닐까.

잘 알려진 작품을 근거로 사실과 진실을 약간 비틀어 알려주는 내용도 재미있지만 <낙원의 캔버스>처럼 잘 모르는 작품을 소개하며 그 뒷배경을 근거로 펼쳐내는 작품도 재미있다. 내가 전혀 모르고 있는 분야라 뭐가 진짜인지 아닌지 전혀 모른다. 있음직한 내용이 아니라 현실 그 자체라 믿으며 읽는다. <낙원의 캔버스>는 앙리 루소라는 화가가 소재다. 정확히는 앙리 루소가 그린 <꿈>이다.

분명히 내가 선택한 책은 일본 작가가 쓴 책이었다. 책이 시작하자마자 오리에라는 인물이 나오며 일본을 배경으로한다. 초반에 앙리 루소 작품전을 위해 MOMA(Museum of Modern Art)가 당분간 리모델링을 하며 앙리 루소 작품전을 일본에서 개최하려 하는데 일개 미술관 감시원인 오리에를 그 협상대장자로 지명한다. 다들 깜짝놀라며 오리에를 찾았다. 오리에는 앙리 루소에 관한 논문을 쓸 정도로 앙리 루소 전문가였다.

앙리 루소라는 작가는 솔직히 처음 들었다. 책을 읽으며 앙리 루소가 진짜로 현존했던 작가인지 궁금해서 찾아 봤다. 실제로 존재했던 화가였다. 자세한 부분은 모르지만 <낙원의 캔버스> 책에 의하면 일요화가라는 소리를 들었다. 그가 창작한 작품은당대에는 전혀 인정받지 못했다. 그의 그림은 조악하다는 표현도 들었다. 원근법 등을 무시한 작품으로 세관원 직업을 가졌던 적이 있어 더 무시당했다.

후대에 앙리 루소는 피카소를 비롯한 화가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앙리 루소가 활동하던 시기와 피카소 등이 활동하던 초기가 맞어떨어진다. 이 책은 앙리 루소가 그린 <꿈>뿐만 아니라 또 다른 작품이 있었다는 이야기에서 시작한다. 이 작품이 위작인지 아닌지 판단해야 한다. 전설적인 인물이 각종 희귀 작품을 소장했는데 그 중 하나가 앙리 루소 작품이었다. <꿈을 찾았다>가 그 작품으로 위작여부를 가려야한다.
당시 앙리 루소가 세계적으로 유명하지 않을 때 MOMA에 근무하던 팀 브라운이 여러 논문을 발표하며 가장 전문가였다. 이렇게 팀 브라운과 또 한 명인 오리에가 초대되어 위작여부를 가리기로 했다. 둘 다 무엇인가 미심쩍다. 원래 초청대상자가 아닌 그 부하직원 형식으로 초대받은 듯하여 제대로 전문가인지 여부도 애매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이 소설이 아닌 실제처럼 느껴졌다.

이들은 위작여부를 가리는데 총 일주일 시간이 주워졌다. 위작여부를 가리는 방법은 뜻밖에도 생소한 이야기다. 매일 하루에 한 챕터씩 책을 읽는다. 책을 다 읽은후 진짜인지 가짜인지 여부를 서로 토론해서 결론 짓는다. 가장 타당성있게 주장한 사람의 의견을 받아들인다. 의견으로 결정된 인물에게 앙리 루소의 <꿈을 찾았다> 소유권을 획득한다. 주인공이 책을 읽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앙리 루소에 대해 더 잘 알게 된다.

재미있게도 분명히 일본 작가가 쓴 작품인데 배경이 프랑스이고 주요 등장인물이 전부 서양인이라 일본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다. 더구나 초반 오리에가 나오는 장면을 제외하면 전부 팀 브라운 입장에서 내용이 전개된다. 일본 책이라는 느낌이 전혀 없다. 책을 읽으며 다음 내용이 궁금한 책이 정말 재미있는 책이다. 빨리 빨리 다음에 어떤 전개가 펼쳐질지 궁금해 흡사 속독하듯이 읽게 되는 추리 소설이 <낙원의 캔버스>였다.

이미 중간 정도부터 대략 눈치를 챈 점은 없지 않아 있었지만 그래도 도대체 앙리 루소의 작품의 진위여부와 피카소와 연관성이 더욱 핵심으로 부각되며 호기심과 궁금증을 더욱 증폭시킨다. 앙리 루소만의 이야기였다면 재미가 덜 했을수도 있다. 내용이 전개될수록 갑자기 피카소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누구나 알고 있는 피카소가 개입되며 독자입장에서는 더욱 긴장감이 높아지고 앙리 루소의 <꿈>의 배경이 무엇인지 알려주고 작품 속 인물에 대한 힌트까지 언급된다.

앙리 루소도 처음 듣는 실정에 <낙원의 캔버스>에 나온 이야기가 실제 작품속 뒷배경이고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허구인지 전혀 모른다. 그렇기에 더 재미있다. 내가 몰라 그렇지 이 책을 읽은 후 찾아보니 앙리 루소의 몇몇 작품은 본 적이 있었다. 이런 페이크 작품이 참 재미있다. 작품 속 배경이 된 여러 위치와 장소는 실제 앙리 루소가 자주 다녔던 곳이고 <낙원의 캔버스> 저자는 MOMA에 파견근무도 했다고 한다.

움베르트 에코의 <푸코의 진자>를 읽는 느낌도 들었다. 확실히 역사와 미술작품을 현대적으로 재 해석하고 각색해 추리 장르와 엮을 때 가장 재미있는 작품이 나오는 듯하다. 올 여름 가장 만족한 추리 소설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난 앙리 루소를 몰랐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덕분에 앙리 루소를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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