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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자와 세 남자. 인류 역사에 있어 이런 구조로 형성되면 반드시 한 여자를 두고 세 남자가 서로 다툰다. 어떤 방법으로 여자의 관심을 끌어내느냐가 핵심이다. 서로 생존하기 위한 방법이다. 남자는 딱 한 여자를 차지하기 위해. 여자는 가장 매력적인 남자를 선택한다. 이런 설정은 온갖 작품에서 무수히 다룬 내용이다. 보통 삼각관계가 대표적이다. 한 여자를 두고 두 남자가 경쟁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여전히 이 설정은 시장에서 잘 먹힌다.
<성난 군중으로부터 멀리> 저자인 토마스 하디는 <테스>로 유명하다. 대체적으로 읽어보지는 않았어도 제목은 누구나 다 아는 바로 그 책이다. 도대체 어떤 내용이기에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러브스토리'라고 가디언은 외쳤는지 한 번 들여다보자.
가브리엘 오크는 아주 작은 농장을 갖게 되었다. 근처에 살던 밧세바 에버딘에게 첫 눈에 반해 그에게 청혼을 하지만 거절 당한다. 오크는 실수로 키우던 농장과 양을 전부 잃어버린다. 에버딘은 숙부의 농장을 이어받았다. 무일푼이 된 오크는 우연히 에버딘의 농장에서 일하게 된다. 에버딘에게 여전한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지만 또 다시 거절당한다. 할 일을 묵묵히 다하는 오크는 그저 에버딘 옆에서 일을 도와주기로 한다. 관리인이 없는 에버딘 농장에서 굳은 일은 물론이고 전체 총괄을 맡아 한다.
밧세바는 젊고 예쁘며 콧대가 높다. 자신의 매력을 스스로 잘 알고 있다. 장난으로 발렌타인 데이에 이웃 농장주인 윌리엄 볼드우드에게 청혼 카드를 보낸다. 미혼으로 살던 볼드우드는 그 편지에 그만 밧세바에게 마음이 빼앗긴다. 여전히 밧세바는 다른 남자에게 아무런 관심이 없다. 분명히 콧대 높은 고고한 여성으로 대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정도 여지를 주고 있으면서 상대방에게 존경할 뿐이라고 말하며 애를 태운다.
오크는 밧세바 주위에서 한결같이 남아 있다. 직언도 서슴치 않고 했기에 밧세바가 농장에서 나가라고 했다. 큰 일이 생기며 어쩔 수 없이 오크를 다시 농장을 밧세바는 부른다. 밧세바의 마음을 알고 있기에 오크는 그저 묵묵히 자신이 해야 할 일만 해낸다. 밧세바는 그런 오크가 고마울 뿐이다. 그 이상의 감정은 갖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밧세바의 마음을 사로잡는 인물이 나타난다. 그는 군인으로 트로이 하사다. 트로이는 이미 다른 사랑하는 여자가 있지만 바람둥이 기질이 있다.
여러 남자를 사귀어보지 못하고 자신이 쉽게 정복할 수 없는 트로이가 하는 밀당에 밧세바는 넘어간다. 다른 두 남자가 젠틀하고 격조를 갖춰 예의있게 밧세바를 상대했다면 트로이는 열정적으로 감정적인 행동으로 밧세바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일정 거리 이상을 다가가지 않으려고 하는 두 남자와 달리 트로이는 곧장 밧세바의 마음에 훅 들어간다. 말도 행동도 다른 남자와는 다르다. 키스도 과감히 하는 트로이에게 밧세바는 사랑이라는 열정에 사로잡힌다.
밧세바가 갖고 있는 돈을 보고 결국 트로이는 밧세바와 결혼을 한다. 이웃 농장주 볼드우드는 트로이뿐만 아니라 밧세바에게 결혼반대를 설득하지만 둘은 각자의 목적에 따라 결혼한다. 여전히 오크는 주변에서 특별한 말없이 자신이 해야 할 일만 할 뿐이다. 트로이는 경마장에 돈을 넣으면서 가산을 탕진한다. 밧세바는 트로이를 사랑하지만 그의 행동은 불안해 한다. 밧세바 숙부때부터 함께 했던 여인이 행방불명되었다가 다시 마을에 돌아온다.
그 여인이 트로이가 사랑했던 여자였다. 여인은 아이를 임신한 상태였지만 싸늘한 시신이 된다. 트로이는 이 사실을 알고 방황하고 밧세바는 진실을 알고 절망에 빠진다. 트로이가 강에서 수영하다 익사했다는 사실이 전달된다. 밧세바는 슬퍼하며 안도한다. 1년이 넘은 시간이 흐른 후에 볼드우드는 밧세바에 대한 사랑을 제대로 전달하려 한다. 파티를 열어 그에게 반지를 끼우고 익사가 사망으로 처리되는 6년을 기다리겠다고 말한다.
그 날 트로이가 나타난다. 트로이는 미국으로 갔다가 다시 돌아왔다. 밧세바의 경제 상황을 보니 여전히 든든해서 모습을 보이기로 한다. 볼드우드는 화를 참지 못하고 트로이를 총으로 쏴 죽인다. 볼드우드 역시도 오트가 밧세바를 사랑한다는 사실은 인지하고 있었다. 성실한 오트에게 이미 자신의 농장까지 관리를 부탁하고 있었다. 볼드우드는 자수를 했고 당시 법에 따라 사형이 인도되었지만 여왕의 사면으로 종신형에 처해진다.
모든 사람은 오트가 볼드우드의 농장을 이어받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한결같은 오트는 이제 떠나려 한다. 밧세바가 유일하게 믿고 의지할 사람은 오트였지만 오트는 그럴 사람이 전혀 없었다. 더이상 이곳에 있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판단되어 모든 것을 버리고 미국에서 자신이 의지할 무엇인가를 찾으려고 마음 먹었다. 밧세바는 오트에게 떠나지 말라고 한다. 오트는 자신은 이제 밧세바에게 필요없는 사람이라 판단했던 것이라 밧세바의 말을 듣고 다시 남는다. 많은 사람들의 축복속에 밧세바와 오트는 서로 결혼을 한다.
이것이 전체적인 <성난 군준으로부터 멀리>의 간단한 내용이다. 예나 지금이나 나쁜 남자 스타일은 사랑을 받고 근면 성실한 남자는 인기가 없다. 여성들에게 정말 필요한 사람은 오트와 같은 남자지만 뱀의 유혹을 받고 먹는 사과와 같은 남자에게 끌린다. 그 이유는 그런 남자가 강해보이기 때문이다. 자신을 제대로 지켜줄 것이라고 착각하기 때문이지만 실제로 근면 성실한 남자가 지켜준다. 가끔 나쁜 남자가 능력도 최고라 모든 것을 완벽하게 케어해 주는 남자 입장에서 재수 없는 경우도 있지만.
1800년대 작품이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하고 영국이 배경이라는 것도 기억하며 읽어야 한다. 당시 시대상을 알아야 작품 속 배경과 캐릭터들이 하는 생각과 행동을 이해할 수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전 시대의 작품을 읽으며 어려운 이유가 우리가 지금 갖고 있는 가치관과 세계관으로 들여다보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분명히 너무 자세하고 세밀한 묘사로 가득한 시대의 소설은 재미없는 측면은 분명히 있다. 너무 서술이 많으니 말이다.
<성난 군중으로부터 멀리>는 그동안 드라마와 영화로 작품이 만들어졌고 이번에도 영화로 만들어진다. 허영 있는 여자와 그 주변에 있는 남자들의 이야기는 시간이 지나도 변함없는 테마이다. 어쩌면 영원한 문학작품에서 다양한 변주되는 테마일 것이다. 각자의 매력을 갖고 있는 남자들은 여성들이 좋아하고 예쁜 여자는 남자들이 좋아한다. 작품을 읽으며 밧세바의 어리석은 행동에 좀 짜증이 나기도 했지만 작품이 아닌 직접 그런 여인이 눈 앞에 있다면 전혀 짜증이 나지 않고 당연하게 받아들일 것이다.
오크로 시작하는 작품은 내용이 전개되며 밧세바가 주된 인물이고 오크는 어떻게 보면 병풍처럼 뜨문 뜨문 등장하고 사라진다. 오크가 주인공이라 생각하며 읽었는데 오크의 존재는 두드러지지 않아 괜히 아쉬웠다. 비록, 마지막 승자는 오크라 할지라도. 이렇게 몇 년 이상 그 주변에 머물며 묵묵히 기다리면 남자는 결국 여성을 차지하는 것일까. 맞다. 오크는 자신의 능력을 주변에서 끊임없이 각인시킨다. 보잘 것 없다고 생각되던 오크가 알고보니 탁월한 능력자라는 것을 밧세바는 깨닫게 된다.
밧세바는 오크가 없다면 자신의 농장은 전혀 아무것도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을 몸소 깨달았다. 이 이상 더 확실한 것은 없다. 그렇기에 밧세바는 오크에게 안겼다. 고로 남자가 무조건 여자에게 대시한다고 성공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면서 대시해야 마음을 빼앗아 올 수 있다. 쓰다보니 내가 남자라 남자 관점이다. 여성의 관점에서는 현혹되지 말자라고 해야 할까. 겉모습이 아닌 본질을 보자. 남자나 여자나. 잘생기고 예쁜 것은 보여주기 좋을지 몰라도 생존에는 도움이 안된다. 이 얼마나 엉뚱하고 확실하며 분명한 결론인가. 맞다. 잘 생기고 예쁘면 분명히 생존에 도움이 되지만 오래가지 못한다. 인간은 늙는다. 도움이 되는 정도까지만 이용할 수 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묘사와 설명이 너무 길어 지친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이 정도 소설은 읽어야 젠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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