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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속 경제학 - 미술작품으로 경제를 배우다


당신이 현재 보고 있는 모든 것은 시간이 지나 역사가 될 것이다. 사소한 것들이라 놓친 것 마저 누군가에게는 귀중한 역사자료가 된다. 영화 광해군에서 임금이 변을 처리하는 모습마저 영화를 통해 알게 된다. 정말 별 것 아닌 사소한 행동이지만 그마저도 기록으로 남아있었기에 우리는 알 수 있게 되었다. 과거 인간이 행한 모든 행동과 생각을 우리가 100% 알 수 없지만 그 당시를 살았던 인간들이 남긴 온갖 자료를 바탕으로 유추하고 있다.

우연히 발견되고 남게 된 자료도 있지만 모든 사람들이 인정하며 지워지지 않고 오래도록 보전되며 지금까지 남아 있는 것들이 많다. 그 중에서 미술은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현대에 와서 그림보다는 글이 훨씬 더 가치있고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지만 과거에 글은 누구에게나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었던 도구가 아니었다. 직관적으로 인간에게 가장 강렬히 의도를 전달하고 내용을 알리는 도구로 그림보다 더 강렬한 것은 없었다.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어린아이도 그림은 이해하고 반응을 한다. 이걸 보면 그림이 얼마나 인류역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지 알게 된다. 아쉽게도 그림은 사진의 등장과 글이라는 막강한 도구에게 현재 자신의 강력한 위치를 빼앗기며 일반인들에게서 멀리 도망갔다. 생존을 위해 몸부림친 결과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어렵게 된 현 상황이 과연 올바른 것이가에 대한 논의는 이 책에서 할 말은 아니고 <그림속 경제학>은 그런 그림의 중요성을 경제와 결부시켜 알려준다.

지금까지 미술에 대한 책을 읽다보니 미술 역사상 중요한 작품은 어떤 책을 읽든지 다 비슷하다. 그정도만 기억하고 있을 뿐 책을 읽을 때마다 매번 '맞다 이 그림' 할정도 이외의 정보와 해석은 못하니 늘 새롭다. 이제 겨우 그림 제목과 작가가 다소 친숙하고 친근할 정도다. 각 그림은 그림을 그린 연도가 있고 그림을 그린 작가가 살아온 시대가 있다. 아무리 작가가 살고 있지 않은 시대를 그렸다고 해도 모든 개인은 사회에 영향을 받게 마련이다.

의도적으로 자신이 살고 있는 시대상과 가치관, 역사관, 개인관을 삽입하는 경우도 있고, 의도하지 않았지만 자연스럽게 포함되는 경우도 있다. 이를 당시 사람들이 눈치채는 경우도 있고 시간이 흘러 작품이 그려진 시대를 알기 위해 연구하여 알게 되는 경우도 있다. 단순히 그림을 보고 당시 시대상에 대한 추측을 넘어 경제상황까지 알려주는 책이 <그림속 경제학>이다. 

저자는 다소 특이한 경력을 갖고 있다. 네이버 파워블로그로 활동하는 것도 부족하여 중앙일보 기자다. 경제학과를 나와 중앙일보에서 근무하며 미술과 연관되어 미술대학을 다시 다녀 현재는 경제부 기자를 넘어 문화부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우리는 보통 한가지 분야에 대해 말하는 사람보다 몇가지 분야를 융합하여 이야기를 풀어내는 사람 말에 귀를 기울인다. 재미있으니깐. 시대별로 유명한 작품을 소개하고 이에 따른 경제사적 의미를 함께 알려준다. 미술도 보고 경제공부도 된다.
각 그림을 그리는 화가는 아무 생각없이 붓가는대로 그림을 그리지 않는다. 별 거 아닌 그림의 모퉁이도 다 의미가 있다. 우리가 의미를 부여한다는 주장도 할 수 있지만 그러기에는 너무 확연히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 화가들이 그림 속에 무엇인가 그렸다면 괜히 그렸다고 생각하기에는 다소 어렵다. 분명한 의미를 갖고 그렸다고 보는 것이 보다 설득력있다. 총 12파트로 나눠 각 시대에 따른 대표작품과 그 속에서 알 수 있는 경제사적 의미에 대해 알려준다.

경제라는 분명한 목표를 갖고 그림속 장면을 설명하고 있어 예전에 보던 그림이 다르게 보인다. 역사적인 의미나 작품적인 의미로만 그림을 감상하는 방법을 알려주던 책을 읽다가 그림 속에 있는 장면에서 알 수 있는 그림 속 시대 경제에 대해 설명하니 이 또한 재미가 있었다. 다행히도 평소에 경제역사에 대해 읽은 책들이 있어 도움이 되었다. 솔직히 미술과 경제라는 두 마리 토끼를 둘 다 잡기에는 쉽지 않다. 책은 두 가지를 다 설명하고 있어 어쩌면 둘 다 놓칠 수도 있다. 

미술 작품에 대해서도 잘 몰라 어려운데 거기에 경제적인 의미까지 설명하니 쫓아가지 못할 수도 있다. 책을 읽으면서 미술도 제대로 정확히 알지 못하고 경제역사에 대해서도 잘 모르고 있으니 경제에 대해 더 배워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뜨문 뜨문 알고 있는 정도이지 각 경제사에 대해 깊게 알지 못하니 대략적으로 쫓아가는데는 무리가 없는데 깊게 들어가면 늘 겉돈다. 예를 들어 아담스미스의 이야기나 밀의 이야기는 표피만 알 뿐 깊게 모르니 그들의 책을 읽으며 보다 깊게 안 후에 이런 책을 읽는다면 훨씬 더 깊게 경제와 미술에 대한 조예가 깊어지지 않을까 한다.

꼭 깊게 알아야 할 필요는 없다. 책에서 알려주는 내용만 흥미롭고 재미있게 읽겠다는 심정으로 읽어도 충분하다. 조금 더 욕심을 낸 내가 갖는 아쉬움일 뿐이다. 꼭 그림을 모르는 사람이라도 목차를 보더라도 궁금한 제목이 많다. 책 내용이 중앙일보에 연재되었던 글을 엮은 것이라 가독성도 좋고 그림도 많아 지루할 틈도 없다. 그런 점이 내가 <그림속 경제학>을 선택할 가장 큰 이유다. 그림으로 경제에 대해 알려준다고 하니 궁금증이 생길 수 밖에 없다.

이전에 익히 친숙한 그림들을 갖고 어떤 식으로 경제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했다. 작품 하나만 갖고 경제에 대해 말하면 다소 진부하고 지루할 수 있는데 대표 작품을 보여주고 작가의 다른 작품이나 동시대에 유명했던 다른 작품을 보여주며 당시 경제상황에 대해 함께 언급하니 자연스럽게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한편으로 미술관련 책을 몇 권 읽게 되었는데 그때마다 어김없이 빠지지 않고 나오는 작품이 있다. 이들 작품만 좀 더 유념해서 공부한다면 최소한 미술감상은 어느정도 되지 않을까한다.

책의 분야도 설정하기 다소 모호했다. 대체적으로 경제에 대해 알려준다고 보자니 미술작품에 대한 소개도 만만치 않다. 책제목에도 그림이 먼저 나오지만 경제를 소홀히 할 수 없다. 그러다보니 리뷰도 다소 왔다 갔다 한다. 그래도 이번 기회에 명작에 대한 작품 설명도 듣고 싶고 시대에 따라 경제변화에 대한 변천과정도 알고 싶은 사람이라면 둘 다 얻을 수 있다. 읽을 때는 재미있게 읽었는데 읽고나서 경제역사에서 중요한 인물에 대해 보다 더 깊은 공부를 해야 하나하는 생각이 든 책이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미술과 경제가 둘 다 머리에 들어오지 않을 수 있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미술과 경제를 둘 다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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