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규네 홈스쿨 - 각자의 사정


아이 교육이 힘든 것은 지금까지 경험해 본 적이 없다는 점이다. 누구도 똑같은 경험을 하지 않는다. 모든 것이 처음이고 새롭다. 단 한 번도 같은 것이 없다. 아이를 여러 명 키우면 그나마 조금 익숙한 면이 있겠지만 여전히 다르다. 각자의 성격이나 상황 등이 달라 똑같은 잣대로 바라 볼 수 없다. 그런 면에서 자녀 교육은 정답이 없다. 언제나 힘들고 어렵다. 내가 하고 있는 것이 올바른 것인지 조차도 언제나 버겁다. 잘하고 있는 지 여부조차가 궁금할 따름이다.
잘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도 아이가 내 마음과 달리 행동한다. 잘 했는지 여부가 갑자기 난감해진다. 아이는 또 한 명의 객체다. 나와 닮았고 내가 키우는 것같지만 자신만의 생각과 마음이 있다. 어리다고 생각하지만 감정이 있는 인간이라는 점은 똑같다. 이 지점에서 항상 어긋나는 경우가 많다. 내 집 아이를 옆 집 아이처럼 대하라는 말도 있다. 그만큼 훨씬 더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뜻이다. 아이에게 자꾸 감정이입을 하며 제대로 바라보지 못한다.
분명히 내가 아닌데도 나를 투영하며 아이에게 주입하려 한다. 이런 일이 내 의지와 상관없이 나도 모르게 진행될 때 스스로 깜짝 놀라는 경우도 있다. 특히나 최근에는 많은 아이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1~2명이 많다. 예전보다 훨씬 자녀에게 투자하는 부모들의 시간이 많다. 지금의 할머니 세대만 해도 먹고 살기 힘들어 자녀들의 교육에 신경쓰기 힘들었다. 각자 알아서 잘하면 되는 시기였다. 부모들은 자녀를 믿고 그저 바라보기만 하면 되는 시기였다.
지금이라도 다를 것은 없겠지만 그 당시보다 더 잘 사는 세대들이 훨씬 더 자녀 교육에 힘쓴다. 이런 상황이 옳은지 여부는 논외로 하고 자꾸 아이들을 주변 아이들과 비교하며 경쟁하듯 키우게 된다. 아니라고 생각을 하는데도 나도 모르게 더 잘키우고 싶은 욕시에 자녀를 푸시하게 된다. 아이들은 부모와 함께 있는 시간이 많지만 나이를 먹을수록 부모보다 친구들과 함께 있는 시간이 더 많아진다. 그 부분은 과거나 지금이나 다를 것은 없다. 똑같다고 생각한다.
과거에는 방과 후 각자 동네에서 만나 신나게 놀았다. 껌껌해지면 집으로 돌아왔다. 지금도 여전히 친구들과 함께 있지만 학원에서 볼 수 있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누구나 다 내 자녀는 최고이고 어느 누구에게도 뒤질 것 없는 아이라 생각한다. 그렇지 않다고 보는 것이 사실 더 이상하다. 그런 면에서 내 아이가 적응을 못하면 속상하다. 그런 부분이 아이가 잘 났다고 생각하는데 자녀가 적응을 못한다면 더욱 그런 마음이 강해진다. 어떻게 해야 할 지에 대해서도.
과거에는 학교라는 제도를 벗어난다는 것은 생각지도 못했다. 학교를 그만 둔다는 것은 흔히 말하는 문제아에게나 해당되는 일이라 여겼다. 이런 부분도 고등학생이나 해당되었고 초등학생에게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는다. 초등학생이라고 전부 학교에 적응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예전에는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학교 다니는 걸 당연하게 여겼다. 다른 선택은 전혀 없다고 생각했다. 최근에는 개념이 변경되었다. 대안학교를 가는 경우도 있고 홈스쿨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다른 접근은 아직까지 대중화되지는 않았고 일부 아이들이 선택하고 교육받고 있다. <준규네 홈스쿨>은 준규라는 학생이 초등학교를 가지 않고 홈스쿨한 내용을 엄마가 쓴 책이다. 솔직히 나는 굳이 홈스쿨이라는 걸 할 필요가 있을까에 대해라는 편이다. 아이가 학교 생활을 적응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서 다행히도 내 아이들은 그런대로 잘 보냈다. 선생님이 내 자녀 중 한 명이 문제라며 상담요청을 해서 이야기할 때도 대화 후 내 아이는 아무 문제가 없고 선생님이 다수 아이를 위한 부분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다수의 아이들을 한 반에서 함께 한 학년을 이끌려면 전부를 동등하게 이끌고 가야 하는데 한 명에게 유독 더 관심을 기울이긴 힘들다. 그런 면을 아이가 어떻게 받아들이냐는 좀 다르긴 하다. 내 아이는 수업 분위기를 방해한다는 이유로 부르셨지만 그 이후로 아이는 특별한 일 없이 잘 컸다. 책에 나온 준규는 좀 다른 아이로 느껴지긴 했다. 엄마랑 한 대화를 볼 때 내 입장에서는 초등학생이 저런 대화를 한다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았다. 그런 부분에서도 좀 다른 아이라 느껴졌다.
어차피 홈스쿨이라는 것 자체가 평범한 아이들이 선택할 영역은 아니라고 느낀다. 대부분 아이들은 그런대로 학교를 지겨워도 다닌다. 준규는 그걸 참아내지 못했다. 부모로 엄청난 고민이 되었을텐데 홈스쿨을 택했다. 이 책 내용은 일반적이지는 않다. 대부분 아이들에게 적용하기는 그런 면에서 힘들다고 본다. 좀 특수한 케이스로 느껴졌다. 아무래도 100명의 아이가 있으면 100개의 다른 상황이 있다. 같은 형제자매라도 그러니 말이다. 그렇기에 책에서 알려준 내용은 동의하는 것도 거부하는 것도 있다.
무엇보다 책은 딱 초등학생때까지만 보여준다. 그 이후에 훨씬 더 다양하게 버라이어티한 시간이 남았다. 원하는 고등학교가 있어 중학교는 다시 들어가기로 했다고 책에서는 설명한다. 초등학생 3학년 정도에서 홈스쿨을 시작했다. 누구나 인생은 몇 십 년을 봐야 당시 선택이 좋았는지 알 수 있다. 나는 그런 입장이다. 항상 이것은 그저 내 선택이지 당신에게 강요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이 책도 그런 관점에서 읽는다면 좋지 않을까 한다. 책의 내용을 일반화하기는 힘들테니 말이다.
증정 받아 읽었습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홈스쿨을 일반화하긴 힘들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다양한 선택 중 하나로 참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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