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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헌책방에서 이반 일리치를 읽다 - 공감


이 책 <동네 헌책방에서 이반 일리치를 읽다> 저자인 윤성근이다. 의도치 않게 그가 쓴 모든 책을 읽었다. 처음에는 소개였다. 지금은 형식이 변경되었지만 초창기에 독서모임을 했을 때 오신 분들이 각자 자신이 책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 때 소개받은 책이 <심야책방>이었다. 소개를 맛깔스럽게 해서 궁금해 읽었다. 무엇보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가 궁금했다. 그 책이 헌책방 주인인지 전혀 몰랐다.

더구나 그 헌 책방 이름이 '이상한 날의 헌책방'인지는 더더욱 몰랐다. 내 입장에서는 당시에 그런 책은 처음이었다. 이런 저런 책을 읽었지만 책을 소개하는 책은 처음이었다. 특히나 에세이 형식으로 된 책도 처음이었다. 그렇다보니 나름 신세계였다. 그 후에 저자가 운영하는 헌책방을 가고 싶었다. 몇 번을 가려고 노력했으나 - 솔직히 노력이란 표현은 좀 과하다만 - 결국에는 지금까지 가지 못했다. 최근에는 아예 까먹고 있었다.

신기하게도 저자 책이 베스트셀러도 아니고 많이 알려지지 않았는데도 난 읽게 되었다. 죄송하게도 서점에서 발견한 적은 없다. 거의 대부분 도서관에서 발견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신간이 나왔다며 읽게 되었다. 도서관에서 최애하는 책이 아닌가 한다. 도서관에서는 대부분 책에 관한 책을 좀 사랑한다. 도서관이라 그런 듯하다. 그렇다해도 신기하게 난 거의 발견하는지도. 이번 책을 읽으며 알게 되었다. 장소를 옮겼다는 걸.

그동안 몇 권의 책이 나오긴 했지만 그 책은 에세이긴 해도 저자 이야기보다 책에 관한 이야기와 헌책방에 온 손님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러다보니 책방이 옮겼는지 몰랐다. 옮긴지 얼마 되지 않고 지하에서 2층으로 옮겼다는 것도 알았다. 지하에서 하던 여러 이벤트도 지금은 변경된 것도 있고 여전히 하고 있는 것도 알고 있다. 시간이 흘러 여전히 헌책방을 운영하고 있는 것도 대단하다고 생각되었다. 이런 내 마음을 알았나보다.

저자 스스로 그런 대답을 많이 들었다고 한다. 어렵다고 말한다. 심지어 대부분 자영업자와 달리 업무 시간도 3시부터 한다. 새벽까지 하기 위해 그런 것도 아니다. 자신에게 가장 알맞는 시간을 찾다보니 그 시간을 결정했다. 자신은 예열하는 시간이 길다고 한다. 여기서 드는 생각은 그래서 먹고 살 수 있을까. 답은 정해졌다. 자본주의 시스템에 함몰되지 않고 살면 된다. 굳이 더 벌기 위해 노력하지 말자. 먹고 살 수 있는 정도로 벌자.

거기에 솔직히 헌책방에서 수익을 내긴 힘들다고 한다. 아마도 순수하게 헌책방만으로는 수익이 나지 않는 듯하다. 현재 책을 펴낸 인세와 (솔직히 그다지 큰 도움은 안 될 듯한) 여러 잡지와 언론에서 오는 기고로 어느 정도 커버한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자신이 이런 생활과 삶을 갖기 위해 오랜 시간동안 시행착오를 거쳐 정착되었다고 한다. 쉽지 않았겠지만 저자의 그런 결정과 실행에는 분명히 박수 받을 수 있다.

여기서 또 한가지 중요한 것은 저자는 미혼인 듯하다. 그러니 자신이 어느 정도 금액을 쓴다는 것이 결정되면 그 한도내에서 벌면 된다. 더 벌도록 노력하지 않아도 말이다. 결혼을 하게 되면 그게 좀 힘들다. 자녀들이 자라면서 들어가야 할 돈이 더 많아진다. 학원을 보내지 않아도 그것은 똑같다. 어쩔 수 없이 더 벌기 위해 노력을 해야만 한다. 이런 점은 미혼과 기혼의 차이라 생각한다. 그렇기에 저자가 하는 일상과 선택은 가능하리라 본다.

이 전 책에 비해 이번 책은 좀 더 저자의 헌책방 운영과 관련해서 디테일한 이야기가 많다. 거기에 좀 더 친근하다는 느낌이 강했다. 전작들은 다소 딱딱하고 사무적이란 느낌이 컸는데 이번 책은 편하고 담담하게 자신의 상황을 이야기하는 듯했다. 10년이 넘는 기간동안 헌책방을 운영하며 어느정도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였기에 그런 것이 아닐까. 그럼에도 끊임없이 어떻게하면 헌채방을 더 잘 운영할 것인지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는 걸 보니 대견하다고 할까.

책 말미에는 일본 헌책방에 대한 소개를 해 준다. 한국과 달리 일본은 어마어마한 출판시장이 있다. 그만큼 헌책방 시장도 무궁무진하다. 축제도 많다고 한다. 거기에 헌책방 끼리 전부 네트워크가 마련되어 있어 각자 어느 헌책방을 가도 구입하고 싶은 책을 주문할 수 있다고 한다. 그렇다하더라도 현장으로 가야 하는 듯했다. 일본도 이제는 과거와 달리 출판문화가 많이 줄었지만 헌책방은 여전히 계속해서 살아 남을 것이라 표현한다.

그렇게까지 거창하게 생각해보지 못했는데 헌책방이 없다면 책 문화가 있을 수 있겠냐는 표현이 있다. 생각해보니 맞다. 100년 된 책도 여전히 거래된다. 신간도 중요하지만 과거부터 있었던 책이 남아 우리 곁에 함께 호흡을 하는 것이 그 자체로 문화가 아닌가한다. 다른 문화들도 다 그렇지 않다. 그처럼 책이 우리 곁에서 함께 할 때 문화는 죽지 않는다. 나는 비록 헌책방을 순례하진 않는다. 가끔 가서 보기는 해도 말이다. 그럼에도 헌책방들이 계속 살아남았으면 좋겠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뒤에 일본 이야기는 내용이 다소 적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헌책방이 계속 살아남기를.

함께 읽을 책
https://blog.naver.com/ljb1202/169179381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 - 추억을 되 살리다

https://blog.naver.com/ljb1202/169470686
심야 책방 - 책에 대한 다양한

https://blog.naver.com/ljb1202/194129329
침대 밑의 책 - 동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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