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 끄기의 기술 - 나에게 집중


책을 읽자마자 상당히 흥미로운 이야기가 나온다. 실존 인물인지는 모르겠으나 찰스 부코스키가 나온다. 전형적인 스토리라고 할까. 작가가 되기로 마음먹고 수없이 투고를 했다. 수십 년을 했는데도 출판사에서는 관심도 갖지 않았다. 심지어 온갖 욕을 다 먹어가며 쓴 글에 대한 평가를 받았다. 겨우 입에 풀칠할 정도로 먹고 살았다. 아주 우연히 어느 출판사에서 찰스의 글에 관심을 갖는다. 이에 찰스는 출판사에 답장을 보낸다.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겠군요. 우체국에 남아서 돌아버리거나, 나가서 작가 놀이를 하며 굶거나. 전 굶기로 결정했습니다.

찰스는 이 후에 6편의 시와 소설을 써 200만 부가 넘는 책을 팔았다. 전형적인 자기계발서에서 이야기하는 흔하디 흔한 스토리다.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끝까지 노력한다. 무려 30년 이라는 시간동안 묵묵히 인내하며 성공의 그 날을 위해 노력했다. 당신도 이처럼 인내하면 언젠가 성공할 것이다. 바로 직전인지도 모르니 더 노력하고 달려가자. 이런 형식을 기대한 예측과 달리 <신경끄기의 기술>에서는 다르다.

찰스는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 그의 묘비에는 '애쓰지마'라고 써 있다고 한다. 위에 나온 것처럼 굶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성공을 위해 노력했다는 의미가 아니다. 실패 따위는 신경쓰지 않았다. 성공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았다. 실패를 두려워 하지 않고 자신이 살고 싶은대로 살았다. 훌륭한 인간도 아니었다. 시 낭송회에 술 마시고 나타나 막말도 하고, 여자들에게 추파를 유명해 진 후에도 했다. 책 제목처럼 단순히 착한 자기계발 서적이 아니다.

갈수록 현대인은 강박에 사로잡힌다. 성공하기 위해 노력한다. 남들보다 잘 되기 위해 경주를 한다. 행복은 남과의 비교를 통해 얻는다. 스스로 행복감을 느끼며 살아가는 것이 아니다. 최근 유행하는 소확행 등은 자신을 집중하는 것 같지만 체념인지도 모른다. 남들처럼 성공할 수 없다는 자포자기가 오히려 소확행을 더욱 부추긴다.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추구하는 것은 참 좋다. 확실한이라는 의미가 오히려 더 욕심을 부리는 것이라면 억측일까.
이 책은 오로지 자신에게 집중하라고 이야기한다. 솔직히 기존과 다른 자기계발 서적이냐고 묻는다면 그렇지 않다. 10년 전 자기계발 서적과 비교하면 분명히 다른 내용이다. 반면에 최근 자기계발 서적의 유행에 가장 근접한 책이다. 과거에 무조건 성공을 위해 전력투구하라고 독려했다. 지금은 그보다 개인의 행복에 좀 더 집중하는 트렌드다. 남과 비교하지 말라고 한다. 어차피 성공하기 힘들다면 지금을 재미있게 살라고 한다.

이런 현상은 전 세계적으로 성장기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며 나타나는 현상이다. 미국도 새롭게 성공으로 사다리 올라가는 것이 힘들어졌다. 이런 현상은 이미 일본에서는 10년 전부터 나타나며 개인의 행복에 좀 더 집중했다. 소소하게 혼자서 궁상맞아도 즐겁게 사는 것에 좀 더 방점을 둔 삶을 이야기한다. 한국도 이제 서서히 신분 상승에 대한 꿈이 점점 힘들어졌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며 과거와 달리 성공하는 자기계발 서적이 개인에게 좀 더 집중한다.

최근에 크게 성공한 자기 계발류의 책은 대부분 이런 종류다. 이렇게 된 거 잘 살기라도 하자. 더 많이 버는 것도 좋지만 끝없이 달려가야 하는 경쟁을 포기하자. 그저 적당히 벌고 현재를 즐기며 살자. 이런 현상은 최근 벌어지는 트렌드다. 여행이 유행하는 것도 그런 종류다. 아끼며 절약하기 보다는 지금 할 수 있는 걸 즐기며 재미있게 살자는 거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 책 제목처럼 정말로 신경 끄고 살아야 한다. 이것저것 신경쓰면 스트레스만 받게 마련이다. 

이 책은 컨셉을 잘 잡았다. 쓸데없는 면을 제외하고 한 가지에 집중하며 살아가라고 알려준다. 자신에게 중요한 것만 집중하면 된다. 그 외에 일일히 신경쓰며 살아가려면 힘들다.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 또한 어차피 인생은 힘들다. 좋은 일만 펼쳐지지 않는다. 걍 인정하고  살아가면 된다. 어차피 늘 행복하다는 것 자체가 말도 안 되는 일이다. 그렇다면 신경끄고 살아가는 것이 더 행복하고 만족한 삶이 될 수 있다. 책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그 점이다.

초반에 상당히 흥미를 끌며 이어가던 책은 중반부터는 좀 되돌이표와 같은 이야기가 반복된다. 그래도 색다른 예화가 많아 그걸 읽는 맛은 있다. 기존 책과 달리 신선한 예화를 읽다보니 재미있었다. 상당히 히트를 한 책인데 특별히 색다른 점은 없었다. 익숙한 것을 색다르게 보여줬다는 측면이 신선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을 제외하고는 신경끄고 살아가는 것이 좋다. 그건 정말이다. 우리는 너무 이것저것 신경쓰며 노심초사하며 살아간다. 누구도 나에 대해 신경쓰지 않는다. 알겠지.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초반 50페이지까지 정말 재미있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자기계발 서적은 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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