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라는 계절 - 사랑


이 책을 읽기 전 작가를 우연히 봤다. 강남 교보문고는 주말이면 여러 싸인회를 한다. 내가 아는 저자나 작가가 오는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기도하다. 그 날은 토요일 오후였는데 꽤 긴 줄이 서 있었다. 난 전혀 모르는 작가였는데 줄이 길어 속으로 놀랐다. 책이 무엇이었는지 기억은 하지 못했고 작가가 김지훈이라는 사실만 기억했다. 이미 그때에 난 이 책인 <너라는 계절>를 갖고 있었다. 책을 보유하면서 누구인지 몰랐다.

특히나 여성 팬이 많았던 걸로 기억한다. 내가 알지도 못하는 작가가 이만큼 사랑을 받고 있구나했다. 나는 감히 꿈도 꾸지 못할 일이었다. 과연 내가 저렇게 서점에서 팬싸인회를 하면 오려는 사람이 있을까. 더구나 다른 것도 없이 오로지 싸인만 받는 자리다. 감히 두려워 시도도 못할 것같다. 싸인회를 개최했다 사람이 없으면 너무 쪽팔릴테니. 이 책을 읽으며 김지훈이라는 이름이 낯 익어 검색해보니 내가 강남 교보문고에서 봤던 작가가 맞았다.

그만큼 이미 인터넷에서는 상당히 유명한 작가였다. 감수성 풍부하고 좋은 글귀로 사람들에게 공감을 많이 불러일으키는 작가였고 특히나 여성 팬이 많아보인다. 이 책은 산문집이라고 써 있다. 산문집은 에세이와 분명히 같은 종류인데 무엇인가 느낌이 다르다. 좀 더 진지하고 무겁다고 할까. 아마도 지금까지 작가가 쓴 글에 비해서는 다소 글이 많고 진지했던 것이 아닐까. 이전 작품을 보니 좀 소프트한 글 위주로 썼던 듯하다.

이번 책은 사실 애매했다. 분명히 산문집이라고 책 제목 밑에 작게 써 있는데 내용은 에세이도 아니고 산문도 아니고 소설도 아니었다. 소설인 듯도 하고 실제 경험담 같기도 하다. 끝까지 다 읽었을 때도 그 느낌은 변함이 없었다. 작가도 그 점을 의식했는지 에필로그에서 내용은 상상인지 실제인지 정확히 밝혀주지 않는다. 어차피 상상이든 실제이든 그게 무슨 상관이겠는가. 책을 읽는 이유는 작가가 쓴 글과 내용이 중요하지 사실여부는 아니다.
크게 두 가지로 구성되어있다. 작가가 만난 여성이 있다. 그녀는 스튜어디스다. 우연히 길에서 만나 서로 사귀게 되었다. 그 후에 서로 만나고 헤어진 이야기다. 알콩달콩부터 감정의 오해 등으로 서로 여전히 감정 자체는 남아있지만 헤어졌다. 어떻게 보면 감정의 찌꺼기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는데 둘은 내가 볼 때는 특별한 이유없이 헤어진다. 그 부분은 작가도 얼핏 이야기한 것처럼 어렸기에 그랬던 것이 아닐까도 싶다.

또 한 측면은 자신이 쓰고 있는 사랑스토리에 근거한 설명 내지 해설이다. 이걸 상당히 감수성을 갖고 썼다. 어떻게 보면 부연 설명일 수도 있고 동어반복처럼 보이기도 했다. 더 디테일하게 자신의 감정을 쏟아붓는다. 당시 사랑하는 사람과 만나 있었던 걸 근거로 자신의 감정에 대해 설명한다. 이 부분은 아마도 작가의 전작 스타일이 아닐까한다. 상황을 설명하기 보다 감정에 치중된 설명이 최근에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나는 감정 설명보다는 상황 설명이 더 좋았다. 원래 내가 스토리를 더 좋아하는 편이다. 스토리가 괜찮다면 좀 부족할지라도 재미있게 읽는다. 그런 면에서 여기서 나와 너가 함께 만나는 이야기가 재미있었다. 둘이 서로를 알아가고 좀 더 가까워지지만 그만큼 또 다시 서로에게 벽을 느끼며 내가 될 수 없음에, 나와 다름을 깨닫는 과정이 읽기에는 더 좋았다. 감정에 대한 부분은 - 이건 내 설명이지 실제로 감정 설명인지는 모른다 - 덜 읽혔다.

그렇게 절절하거나 애달프게 읽지는 않았고 몇몇 장면은 상당히 알콩달콩하고 사랑스러웠지만 전체적으로 그런 느낌은 좀 적었다. 솔직히 글을 다소 늘린다는 느낌도 가졌다. 읽으면서 이렇게 미묘하게 글을 이어가며 쓴다는 점에 대해서는 감탄했다. 아마도 좀 더 확장했다면 알랑드 보통의 사랑 소설과 비슷한 형식이 되지 않았을까한다. 꽤 인기 많은 작가이니 그를 좋아하는 팬이 좋아할 형식이지 않을까한다. 쓰고보니 내가 메말랐나라는 생각도 든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조금만 내용을 줄었다면.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사랑에 대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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