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읽는다는 착각 - 인간


흔히 착각하는 것 중에 하나가 타인을 이해한다는 거다. 절대로 그럴리가 없다. 나도 그걸 알면서 늘 안다고 착각하며 살아간다. 나도 모르는 나를 남들이 알리 있을까. 내가 하는 행동도 스스로 명확히 설명하지 못하는데 말이다. 이것과 관련되어 가장 유명한 실험은 특정 노래 리듬을 상대방에게 들려주는 거다. 많은 사람들이 너무 쉬운 문제라고 한다. 자신이 듣고 있는 음악의 리듬을 손가락으로 두들긴다. 당연히 상대방은 듣자마자 알아 챌 것이라 믿는다.

현실은 절대로 그럴리 없다. 대부분 사람들은 도대체 무슨 음악 리듬인지 감도 못 잡는다. 서로가 어리둥절하다. 리듬을 치고 있는 당사자도 듣고 있는 사람도 이유를 모른다. 이렇게 쉬운 걸 왜 맞추지 못하는지 답답하고 뭐가 저렇게 어려운지 미친다. 이토록 사람은 상대방의 마음을 절대로 읽지 못한다. 정확한 것은 읽는다고 착각한다. 다행이도 이런 현상은 나만이 아닌 모든 인간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상대방 마음을 아는 것이 아닌 내 마음을 상대방에게 투영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지금 이렇게 쓰고 있는 나조차도 이 사실을 알면서 늘 상대방 마음을 알고 있다며 착각한다. 진정으로 상대방의 마음을 알고 있다면 그건 마술이다. 사회 생활도 아주 편하게 할 수 있고 무엇을 하든 무조건 성공할 수 있는 조건이다. 타인의 가려운 걸 긁어주고 아픈 걸 위로해주며 기쁨을 함께 나누는데 성공하지 못하는 것이 더 힘들다. 이처럼 상대방의 마음을 모르니 얻기도 힘들다. 늘 알고 있다는 착각이 오히려 관계를 더 악화시킨다.

거기에 또 다시 인간이기에 늘 저지르는 실수가 있다. 바로 의인화다. 마음이 없는 돌멩이에게도 우리는 감정을 투영한다. 내 감정을 돌멩이에게 넣을 뿐만 아니라 의인화한다. 감정이 없는데도 슬프다, 기쁘다라는 표현을 돌멩이에게 한다. 돌멩이는 그저 사물이고 아무런 감정이 없는데도 우리는 자신의 감정을 그저 돌멩이에게 투영한다. 갑자기 돌멩이는 눈이 있고 입이 생기며 귀로 듣는다. 그와 이야기 나누는 나는 결코 미친 것이 아니다.

심지어 돌멩이는 돌멩이일 뿐이라고 이야기하면 당장 감정이 메말랐다는 소리를 듣는다. 재미있게도 감정이 없는 돌멩이라는 사실을 지적하자마자 난 감정이 메마른 사람이 된다. 이 얼마나 아이러니한 상황인가. 감정이 없는 돌멩이는 풍부한 희노애락을 보여주고 감정을 갖고 있는 나는 냉혈한 인간이 된다. 바로 인간은 이런 점이 동물과 다른 점이기도 하고 인간을 발전시킨 원동력이다. 감정이 없는 사물을 의인화해서 더 풍부한 스토리가 생기고 상상력이 자극된다.
이런 가장 큰 이유는 책에서 언급되지 않지만 인간은 패턴을 따른다. 인간이 살아남기 위해서 특정 패턴에 익숙해지며 적응하면 훨씬 더 빨리 대처하고 발전할 수 있다. 이러다보니 터무니 없이 말도 안 되는 것도 의인화를 한다. 실제로 전혀 상관없는데도 구름을 보고 사람 얼굴을 떠 올리고 사진에서 신기하고 신비한 유령 사진을 발견하기도 한다. 무의식적으로 위험하다고 생각하면 피한다. 이런 패턴이 차곡차곡 쌓이며 살아남은 인간의 DNA가 우리 몸속에 살아있다.

불행인지 어쩌구니 없는 것인지 몰라도 가끔 인간보다 애완동물이 더 인간적으로 대접을 받는다. 인간이 가끔 동물보다 더 못한 취급을 받기도 한다. 이들을 인간으로 생각하지 않는 순간부터 인간은 애완동물보다 못한 존재가 되기도 한다. 이런 현상은 특히나 다른 민족이나 인종을 바라볼 때 나타난다. 똑같은 사람이지만 나와 다른 민족이나 인종이라고 인간 이하의 취급을 한다. 이럴 때 어떻게 보면 오히려 인간을 사물로 취급하며 감정없이 엄청난 짓을 저질르기도 한다.

그렇기에 많은 제품 등은 의인화를 해서 사람들에게 다가간다. 전혀 연관도 없는데 사람들은 제품을 보고 인간의 얼굴을 형상화하며 친근감을 갖기도 한다. 이런 상황은 속이는 작용도 하며 생각지도 못한 행동을 만들기도 한다. 타인을 알고 있다는 착각은 이렇게 다양한 오해를 불러일으킨다. 이걸 극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바로 솔직하게 묻는거다. 알고 있다고 지레짐작으로 내가 알아서 행동하지 말아야 한다.

오히려 모르면 물어보고 상대방의 감정을 파악하고 상황을 이해하며 받아들여한다. 묻지도 않고 이럴 것이다, 저럴 것이다라고 내가 판단내려 행동할 때 걷잡을 수없는 상황으로 간다. 사람들은 자신을 드러내길 싫어한다. 이건 문화와도 연관되어 있는데 솔직한 걸 나약하고 어리숙한 걸로 본다. 많은 연구 결과 자신에 대해 솔직하고 타인에게 묻는 것이 훨씬 더 용기있는 행동이고 더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상남자는 보기에 좋을지 몰라도 자신은 썩어 문드러진다.

더구나 아무리 싫은 사람도 막상 직접 만나 이야기를 하면 그 사람에 대해 좋아진다. 나랑 너무 안 맞는 사람도 있지만 그런 경우는 대다수 상대방과 솔직하게 이야기하지 않아 그렇다. 내 감정을 솔직히 이야기하면 상대방은 나에 대해 호감을 갖고 친절히 대한다. 온라인으로 싸우는 사람도 직접 만나 이야기 나누면 오해를 풀고 친구가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절대로 타인의 마음을 읽는다는 착각은 하지 말아야 한다. 물론, 내 마음도 읽을 수 있다는 헛된 망상도 마찬가지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광고 문구가 별로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마음은 알면 알수록 더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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